2008년 6월 12일 목요일

그곳에 가고싶다

그곳에 가고싶다


산은 부르고 물은 가라네
합천을 지나 무주로 간다.


혼자 떠나는 여로에는 비어도 비어있는 것이 아닌
자연의 잠언이야말로 그 시간의 굴레속의 유일한 벗이었다..

합천을 둘러보고 신풍령 고갯길을 지나 무주로 간다.

그곳에서 자아가 부딪힌 벽의 실체와
그 노역속에 숨은 사랑을 깨닫는다 .

이번 여행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복원해준 자연의 치유력을
되새겨보면서 여름 산골짜기로 스며든다.
합천과 무주는 널리 알려진 그곳 땅의
숨겨진 비경들과 함께 떠나고 싶은 고장으로 다가올 것이다.

해인사의 영토로 알려진 합천과 리조트의 명소로 알려진 무주의
숨겨진 모습을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해인사

홍류동 계곡길을 지나면 법보종찰 해인사의 아침이 열린다.
산문에 기대어 바라보는 길과
법고 소리와 범종 소리 울리는 산사의 수행자들.
그 청정한 예불 소리
속에 마음을 씻을 수 있다.

#함벽루

합천 시내를 흐르는 황강 자락에 자리잡은 함벽루는 비오는 날
정자의 빗물이 황강으로 바로 떨어질만큼 강가에 바투 붙어있다. 그래서
합천 시내를 가로지르는 황강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굽이진 황강 자락에 깊이 묻혀있어 중심지와 가깝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더구나 그곳은 영남지역의 사상의 거장인
퇴계이황관 남명 조식의 시가 나란히 걸려있어 더 의미심장하다.
그 한시들의 의미를 함께 음미해본다.

#영암사지

산중오지에 절터만 남은 영암사지는 페사지 치고는 유물이 많고
그 유물의 미적 수준이 만만치 않은 곳이다. 사람들이 다 떠나가는
마을에 남은 절터는 발굴되기 전에는 오로지 합천사람들만 아는
이름없는 절터였다. 근세에 와서 발굴이 이뤄졌는데.. 영암사에 머물던
스님과 함께 발굴 전의 모습과 발굴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송구떡 마을.

소나무 껍질을 갈아서 만드는 소나무 인절미 송구떡. 소나무 껍질
채취가 불법이다 보니 허가받은 이들만 껍질을 벗길 수 있어서 특별한
행사가 있거나 멀리서 주문이 들어와야지 만드는 송구떡 마을
안불리에서 할머니들과 함께 자주빛 고운 송구떡을 맛본다.외동아들로
태어나 어머니에게 대접받느라 콩가루에 밥을 비벼먹던 옛 이야기를
즐겁게 나눈다.

#신풍령

귀신이 들린 것처럼 폭설이 내린 겨울밤. 가파른 신풍령 고갯길을 넘은
적이 있다. 목숨을 걸고 그 고갯길을 넘은 것은 무주에 가기
위해서였지만 실은 죽기 살기로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그 고갯길에서의 한밤의 기행은 3년만에 발표한
흰소가 끄는 수레에 담겨있다. 그는 이곳에서 잃을 줄 알아야 얻을 수도
있다는 걸 배웠다.

#괴목초등학교

젊은 시절 . 성질 괄괄한 초등교사로써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무주에
사는 초등학교 제자와 함게 나눠본다.

#무도리 방우리.

금강 줄기가 휘감아 돌아 육지와는 영 인연이 없어보이는 육지 속의
섬.

아침 저녁. 그물로 고기낚는 어부와 함게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

#안국사

혼자 살던 용인땅을 떠나면서 글을 쓰지 못해 괴로운 출연자는 방학동안
암자에 기거하듯이 무주땅 외로운 곳에 거처를 잡고자한다. 그래서
여러곳을 둘러보고 있는 중이다.


육지의 끝에서 바다는 시작된다


지리산 일대를 돌아, 해남
고향마을까지의 여정을 떠난다.

# 사성암

전남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에 있는 암자.

고승들의 참선을 위한 수도처였다는 우뚝 솟은 절벽을 지나,
오산 꼭대기에 위치한 사성암을 찾아간다.

사성암 약사 여래불 법당으로 들어가 손톱으로 파 그렸다는
약사 여래불을 보고, 저 멀리 보이는 노고단을 보며 새로운
삶을 꿈꾼다.

# 노고단

노고단에 올라가자 저 멀리 화엄사의 지붕만 보인다.


# 화엄사

노고단에서 내려오는 길에 들린 화엄사.

# 곡성 태안사

섬진강을 따라 곡성 태안사로 향한다.

# 해남의 고향마을

해남의 조용한 시골마을.

돌담길 걸어가며 그 집 앞 능소화도 보고,
탱자 나무 앞에서 호랑나비 애벌레도 찾는다.
고향도 이제는 옛고향이 아니고,
둘러봐도 아는이 하나 없다.

# 해남, 조개 체험장과 채석강

송지면 모래사장을 걸어가자 조개잡이 체험장이 보인다.

송지면도 이제, 관광객들 중심으로 많이 변했다.

바닷가에 와서야 해남의 토종 사람을 만난다.

한사람만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 사는 곳, 그 곳이 시골이다.

# 달마산

지금은 포장길이 놓여있어 쉽게 오르는 길.
산에 오르는 길,
저 멀리 완도가 보이고,
지나다가 맹감도 따서 먹어본다.

멀리 기암괴석 사이로 보이는 도솔암,
용담샘에 올라 물도 마시고 좁은 오솔길을 지난다.

# 화원반도

해남사람들의 땅끝은 따로 있다고.
어른들이 말하던 그 끝을
한번도 가보지 못해 배를 타고 화원반도로 간다.

왜 한사코 그 곳이 끝이라고만 했는지,
그 이유를 이제 가면 알게 될 수 있을지...

배를 내리자, 곧 등대를 향한 좁은 길이다.

등대 위에 서자 화원반도가 보인다.
우리나라 땅끝은 갈두고,
해남 땅끝은 여기.

마음의 땅끝이 두개라고 말한다.
해남 사람이 말하는 땅끝은 서해로 향한 끝.

서해 그곳은 삶이 있는 곳이다.

섬과 섬으로 이어진 좁은 바다,
그들은 남해의 장대함이 아니라 그 좁은 바다를 선택했던 것이다.

이 육지 끝에서 삶의 바다는
시작되고 있었다.


아라리가 깃든 산촌풍경 - 정선


우리 땅 가장 깊은 안쪽...
우리네 삶이 소리로 남아있는 곳...
강원도 정선이다.

정선에서
만나 산촌으로 들어간다.
길이 끊어진 구절리에서 만난 소박하고 따뜻한 산촌풍경...


물이 어우러진 아우라지강은 아름다운 동강으로 이어지고 비탈진
언덕의 소박한 감자꽃들이 여행 내내 친근하게 다가온다.
첩첩산중의 고된 삶을 아라리 가락으로 풀어놓는 정선사람과의 만남...
아라리를 만나 그 삶에 깃든 소리를 가슴으로 느끼게 된다.
가슴 한켠에 정선의 아름다운 풍경과 산촌 사람들...
그리고 아라리 한자락을 품고 떠날 것이다.


# 정선가는 길/백석폭포

정선으로 들어가는 국도변 풍경,
시원하게 펼쳐진 초여름 산들과 강...
강원도 특유의 감자꽃들이 반겨준다.
수십미터 백석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 구절리역

정선선의 마지막 역..
구절리역은 비어있다.
작년 수해로 끊어진철로는
구절리역과 구절리 사람들을 세상과 더욱 더 외떨어지게 했다.
우리 삶처럼 길게 이어진 녹슨 철로와 아무도 찾지 않는 빈 역사가
외로움을 전한다.

# 구절리사람들

길이 끊어진 구절리에서 만난 산촌사람들...
평생 정선을 떠난 적이 없는 남편과
날마다 약초캐러 산을 오르는 아내가 사이좋게 나이들어 가는 모습이 정겹다.
다 큰 자식들을 대처로 나가고 막 해산한 어미소와 세상에서
첫울음을 우는 송아지가 그들의 가족이다.
수수빗자루 만드는 구경하다 안주인의 뒤를 따라가보니
집 뒤 산자락에는 온갖 약초가 지천으로 자란다.


# 정암사

정선의 남쪽 끝자락으로 내달리면
아직도 탄광촌의 흔적이 곳곳에 남은 사북,고한...
막장의 광부들이 떠난 길 안쪽에는 정암사가 있다.
진흙밭에 핀 연꽃같이 정갈하고 고요한 이 산사에는 적멸보궁이 있다.
신라 자장율사가 가져온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는 곳...
그래서 적멸보궁 안에는 불상이 없다.
적멸보궁 뒤 산 위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수마노탑이 있다.


# 동강줄기따라

버스를 타고 동강줄기를 따라가면 푸른 강과 기암절벽이 따라온다.
오랜 친구지만 처음 같이 떠난 여행에서 서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 동강 가수리

57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지키는 강마을 가수리...
아직도 나무로 된 학교건물이 남아있는 가수분교의 수업이
끝나면 가수분교 아이들과 동심으로 돌아가 즐거운 오후한때를 보낸다.


# 정선 된장마을

첼리스트가 된장을 만들며 사는 곳... 3천 개가 넘는 장독 속에는
맛이 익어가고 해질 무렵 첼로선율에 자연스레 김동규의 가곡이 더해진다


# 정선5일장

새벽 기차를 타고 정선읍으로 들어가는 길... 마지막 비둘기호는
추억속으로 사라지고 두칸짜리 꼬마관광열차로 변신해 학생들과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5일마다 서는 시골장터에서는 황기,쑥,자연산 더덕등 온갖 약재와
나물이 올라오고 장터에서 직접 짚신과 주르목(망태기)을 엮는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다.


# 길에서 만난 정선 아라리

전국에는 지명을 단 여러 아리랑이 있지만 정선에는 아라리가
있다.
산이 너무 높아 앞산과 뒷산을 이어 빨랫줄을 건다는 깊은 두메
산골에서 비탈진 밭에서 물이 어우러지는 아우라지 강에서 한숨처럼
퍼져갔다는 아라리...
들을수록 그 가락에 빠져 들어 들어간다.

파도 위에 서다 - 바다마을 남해

낯선 땅, 낯선 바다 마을
남해에 섰다.
음악은 비와 운무, 먹구름
속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운 남쪽 바다와
그 곳의 사람들이 그려가는 삶의 음악을 만나며 자유로와진다.
진솔하고 고된 노력 속에 더 아름다워지는 음악을 꿈꾸며,
남해의 삶터와 사람들을 가슴에 품은 채로 또 한 번의 비상을
준비한다.


# 지족해협의 죽방렴

20년째 죽방잡이를 하고 있는 노부부. 죽방잡이는 물목을
이용하는 500여 년 전통의 어법이다. 잡는 양에
비해 드는 수고가 많아 24통의 죽방렴만이 남아있는데...
죽방렴에서의 멸치잡이 - 건조에서 삶아 말리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옛사람들의 지혜와 자연을 해치지 않으려는 마음을 엿본다.


# 금산 보리암

짙은 운무에 휩싸인 다도해를 끌어안고 우뚝 서있는 금산. 금산
38경의 하나인 쌍홍문 굴을 지나 해발 700미터의 정상을 눈 앞에 둔
절벽에 이르러 만난 보리암. 조국 땅의 낯설은 젊은 음악인에게 스님은
청정함의 근원과 깨달음의 소리를 일러준다.

# 가천 다랭이 마을

예순 가구가 모여 일군 가천 다랭이 마을. 수 십 년간 억척스럽게 그
땅을 일궈온 사람들의 노력으로 척박한 비탈은 기름져 졌다. 다랭이
마을 사람들의 또 하나의 삶터인 몽돌과 갯바위 해안에서 만난
해남(海男)들의 자맥질, 이름난 낚시터인 갯바위터의 풍경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또, 마을의 폐교 운동장에서 만난 아이들과 금새 친구가 된
이루마는 아이들과 함께 어른들은 그냥 고기라고 부르는 반지레기도
잡아보고 그들의 바다를 함께 체험한다.


# 미조항

남해 섬에서도 가장 남쪽 바다와 마주하고 있는 미조항. 새벽
미조항에선 매일 활어 경매로 긴장되고 분주하다. 감춰진 손가락
끝에서는 하루에만도 1억여원의 돈이 오가고.. 도시의 식탁에서 만난
바다를 온 몸으로 만나보는 시간.


# 물건리의 어부림

마을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길목에 커다란 반달 모양으로 선 녹색띠,
어부림. 바람도 막아주지만 고기떼를 부르기 위해 만들어진 숲이다.
해안을 따라 1.5Km.. 7천 여평에 이르는 숲은 1만 여그루의 고목들로
빼곡한 천연기념물. 그 곳에서 만난 어부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이 가져다준 어부의 숲이 인공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를 들어본다.


#옥동 갯벌

밀물과 썰물의 차가 크지 않아 규모는 작지만, 남해의 모래뻘엔 다른
바다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종들이 산다. 아낙들이 나선 쏙잡이. 된장을
풀어 쏙 구멍에 뿌려주면, 쏙들이 된장 국물 맛을 보려고 올라온다.
쏙을 잡는 아낙들에게서 묻어나오는 흥과 소리. 정겨운 풍경들이
올망졸망하게 펼쳐진다.


# 감암마을

그간 맥이 끊어졌던 감암 용신굿의 복원을 서두르며 총연습을 펼치는
날. 마을에서의 굿거리는 바다 위의 배굿으로 이어지고, 다섯 척의
고깃배가 한데 엮여 굿판의 마지막 순서를 준비한다. 풍요로운 바다
문화를 기원하는 춤과 소리는 잃어버렸던 다도해의 문화를 되찾으려는
노력이다. 굿판에 처음 서 본 이루마는 징소리를 울려보며 청년
음악가로서의 많은 숙제를 가슴에 품어 안는다.


뱃길600리 서해바다 끝을 가다, 백령도


"뱃길 600리, 서해 바다 끝을 가다"
■ 흰 날개의 섬.....우리는 잊고 있었다.
오랜 세월, 우리는 잊고 있었다.
연인의 애닯은 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날아들었던 흰 새의 전설을
간직한 섬 백령도.
그 전설만큼이나 아득하게, 서해바다 끝 백령도는
늘 우리의 기억 저편에만 존재하고 있었다.
여전히 격전과 총성을 기억하는 긴장의 바다.
남보다는 북에 더 가깝다는 생각에 우리는
그 섬을 냉각의 땅으로만 알고있었다.
그러나...
■새들을 하늘을 나누지않고 바다는 하나로 흐른다...
넓게 펼쳐진 논과 밭,
깊은 계곡과 30m가 넘는 해안 절벽,
그리고 섬을 두른 맑은 바다와 새들의 활기찬 비상...
섬은 더없이 풍요로왔다.
서해의 일몰을 이고 멀리 동해의 일출을 바라보는 그 섬이
아스라이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처음 그대로임을 아는 이가 있을까...
600리 뱃길, 그 섬을 향한 산악인 엄홍길의 여정이 시작된다.
산은 정복할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오르려고 하는 자만을 산이 받아주는 것이라 말하는 그와 함께
우리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눈으로 섬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새들은 하늘을 나누지않고 바다는 하나로
흐른다...
이 평범한 사실을 기억하는 이에게 섬은 마음을 열어 우리를 받아들여
줄 것이다.


전설과 신화의 섬, 고군산군도


지난 날을 반추하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여행길에 올랐다.
정처없는 발걸음을 멈추게 한 곳, 고군산군도!!
희망을 찾기 위해,
63개의 작은 섬들이 빙 둘러쳐져있는 고군산군도.
바다에 떠있는 것이 아니라 바다를 가두고 있는 듯한 신비로운 섬....

# 선유도

고군산군도 여행은 선유도 8경을 지니고 있는 선유도에서
시작된다.
군도에서 세 번째 큰 섬으로 선유도 제 1경으로 꼽히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십리 길이의 해수욕장에 유리알 같은 흰 모래들이 펼쳐져 있는 곳,
너무나 깨끗하고 눈이 부신 이 곳에
“세상에 연인과 나만 있으면 어떨까....”


# 장자도

선유도에서 장자대교 건너면 바로 장자도.
군도의 가장 작은 섬인 장자도는 한 손에 잡힐 듯 작은 덩치지만 자갈해안,
기암이 어우러진 등산로 등 섬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절경이
오밀조밀 엮여있다.
특히 아침 안개속에서 봉긋봉긋 솟아나는 이웃 섬들의 모습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움과 환상을 주는 섬이다.


# 바다 순례길

푸른 하늘과 맞닿은 검푸른 바다 가운데 점점이 흩어져내린 섬들...
배를 타고 고군산군도를 탐험하다.
금강산의 만물상을 옮겨놓은 듯 절경이다. 관리도에 산재해 있는
해금강은 삐죽 삐죽 솟은 사원을 연상케하고 하늘을 향해 뚫린
천공바위와 용이 날아올랐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 비룡굴과도 조우한다.
이윽고 고군산군도의 심장 방축도가 보인다. 바다 낚시하기가 일품인 이
곳에서는 독립문 바위와 시루떡 바위를 구경할 수 있으며 주름져 멋이
나는 책바위에서 늙은 어부의 주름살을 본다.

긴날개를 뽐내며 멋진 자태를 가지고 있는 가마우지 새들의 섬.
가마우지섬을 지나, 선유도 8경중 하나인 백사장에서 자란 팽나무가
기러기 내려앉은 모습의 평사낙안 보이면
어느 덧 고사목 사이로 하루 해는 진다.


# 망주봉의 여명.

푸른새벽, 조용하고 신비로운 바다...
망주봉을 선두로 하여 방파제에서 들려오는 색소폰
선율k♬
색소폰
소리, 정적의 바다에 잔잔한 파문이 인다.
“혼자
오니까 깊은 맛을 느끼게 하는 여행 같다...”


# 바닷가의 정겨운 섬마을

명사십리 반대편,
맛조개 잡고 있는 사람들...
땅에
조개의 숨구멍을 찾아 소금을 뿌리면 맛조개들 쏙 쏙
올라오고,
바닷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면서 횃불 하나 준비해
놓고,
칠흙같이 어두운 밤, 한쪽 손에 횃불 들고 독게잡이하는
재미
그리고 석쇠에 구워먹는 맛!!
“니들이 게 맛을 알어”


# 장자봉

해발 3백미터가 채 안되는 야트막한 산인데도,
정상에 올라서자 고군산일대가 한 눈에 들어 온다.
장자도부터 망주봉 보이고
망주봉 백사장, 뒤로 신시도, 무녀도 보이고
선유도도 한눈에 보이고...
“야~ 정상이네요... 좋다.... 고군산 일대가 한 눈에
다...”


# 전설의 여인을 찾아...

밀림 속 걸어 올라가면 할매바위 보이고...
장자도 마을 서쪽 바닷가에 우뚝 솟은 사자모양의 바위.
일명 장자할매바위로 불리우는 사자바위.
할매바위에는 오래된 전설이 있다.
장원급제해서 돌아올 남편을 기다리다 남편의 배신에 아들과
함께 돌이 되어버린 장자할매의 전설...
“돌아올때 할매바위, 뒤에서 보니까 애 업고 있는 모습, 바다
바라보는 모습이 이상하게 뭉클했다...”


# 무녀도

무녀봉앞에 장구모양의 섬과 그 옆에 술잔처럼 생긴 섬 하나가
붙어 있어 이 전체를 보면 무당이 제당에 상을 차려놓고 춤을 추는
모양이라고 하여 무녀도라 부르게 된 무녀도.
작지만 기품있는 오래된 섬을 보자 다시금 생각에
잠기고...


# 선유도의 낙조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준 자전거 안장에 걸터 앉아 석양 조용히 내려와 있는
바다 풍경들 보다.
바다 위로 붉게 한 줄기 빛 남기며 내려앉고...
인생은 바다 위 한줄기 빛처럼 찬란하리라....


그리운 바다 그윽한 모래밭


그리운
바다 그윽한 모래밭
섬여행을 떠난다.
우리나라 곳곳은 낯설고 그리운 미지의 땅이다.
하늘과 땅이 트여져있는 열린 공간
유무인도 합쳐서 800개. 우리나라에서 가장 섬이 많은
신안군
그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이름높은 섬, 비금도 도초도
우이도이다.
모래는
곱고 절벽은 가파른 신안의 섬들. 그 연초록 바다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절경들은 숨기고 있다.


#비금도 염전

목포에서 쾌속선을 타면 50분. 새의 형상을 닮아 이름도
비금도인 섬. 그 안쪽은 강건한 산세와 끝없는 염전이 잘 어울어져
이색적이다 . 소금값이 천정부지로 뛰면 돈이 날아다니는 섬이라 해서
비금도의 금자가 쇠금자로 바뀌기도 했다. 그곳 염전에서 소금을
맛보고... 소금을 만들어내는 자연의 힘을 느끼는 시간.
쓰디쓴
간수가 소금이 되기까지, 그 순도높은 결정체는 햇볕에 달구어지고
바람에 몸을 말린다. 그래서 염전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

#비금도 하느넘 해수욕장 . 하늘과 바다가 넘나들어 이름도
하느넘이라 불리우는 하느넘 해수욕장은 가는 길이 가팔라 아직도
오지의 바다 같은 순결함을 간직하고 있다.

#비금도 용못

비금도
섬안쪽은 짜디짠 간수와 무논에 물을 대는 민물이 교차되듯 서로 다른
물길을 이루며 흘러간다.
여름의
등불같은 연꽃이 한등 두등 켜지기 시작하는 용소리 용방둑 . 이 오래된
방둑에는 한 마리 용이 살아 넘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원평해수욕장. 명사십리 해수욕장

비금도
해변가의 규모를 짐작케하는 원평과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나란히
붙어있다. 은모래가 십리를 간다해서 명사십리로 불리우는 이 바닷길은
실제로도 십리에 이른다.

#서남문대교.

도초도에서 비금도에 이르는 다리. 밤의 불빛이 아름다운 이
다리가 놓아지면서 도초도외 비금도는 형제섬이 되었다.
다리가
놓여지기 전에는 비금에서 도초가기가 목포가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었다.

#도초도 고란평야. 신안에서 가장 넓은 들판. 섬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평야는 일제시대 하의도 암태도 사람들과
함께 소작쟁의로 항일투쟁에 앞장 선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도초면 고란리 장석 돌담길 돌담집들

고란들
옆에 자리한 고란리는 5.5 m의 석장승이 세워져있다.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했다는 장군석과 함께 마을의 오래된 풍광을 돌아본다. 사람을
키를 넘는 돌담은 이국적인 고성을 연상시킨다.

#도초도 시목 해수욕장

도초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바다. 시목리 바닷가는 맑은 물. 고운 모래밭도
좋지만 결고운 모래가 사시사철 발목에 묻어와 시목에서는 모래 세말을
먹어야 시집간다는 옛말이 있다. 그곳 처녀 미성씨와 조개도 잡고
아버지 어장 구경도 하고 바닷가의 아름다운 해벽들을
구경한다.

도초
바다는 저물녁의 섬그림자가 깃든 그윽한 풍경이 아름답다.


#우이도.

목포에서 도초를 거쳐 서남쪽으로 1시간 반을 가면 도착하는
스물일곱개의 군도를 거느린 섬. 우이도. 하루 두 번 목포에서 떠나
배가 비금 도초를 거쳐 우이도에 닿는다.


#우이도 돈목해수욕장

썰물이
들면 발자욱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희고 단단한 모랫벌이 끝없이 펼쳐져
장관이다.
파도
소리 부드러운 그 바다에는 우이도의 명물 사구가 있다.

#우이도 돈목해수욕장 사구.

우리도
사람들은 산태라 부르는 모래언둑이 돈목해수욕장 초입에 있다. 높이가
80미터가 넘는 모래 언덕은 사람들이 헤집어 놓아도 이튿날 아침이면 또
가지런한 원형을 회복한다.


#우이도 성촌마을의 미역

우이도
전역에서 여름한철 미역을 딴다.

우이도
미역은 바닷가에서 자라는 천연의 산물로 그 맛과 영양이 뛰어나서
비싼값에 팔린다. 유지나씨는 진리에서 만난 우체부를 성촌마을에서
다시 만나 함께 미역을 따며 친구가 된다.


#우이도 진리 마을의 문순득 표류기 .

우이도는 유배의 땅이다. 18세기말 천주교 신자라는 이유로
귀양와 죽은 정약전이 유배당한 곳이 바로 이곳 우이도이다. 말년에
흑산도에서 세상을 떴지만 그가 머물렀던 소흑산도는 사실 우이도의
옛이름이다.

약전선생이 머물던 시절 . 마을의 한 어부가 표류해 필리핀과
일본 근해를 떠돌다 돌아온 사건이 있었다. 약전선생은 그의 표류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는데 훗날 다른 선비가 완성한 표류기를 그의 후손이
간직하고 있다.

문순득의 후손 문순옥씨를 만나 그 사연을
들어본다.



추억의 산마을에 기차는 멈추고...


분주한 일상을 툭툭
털고 기찻길에 올랐다.
깊고 깊은 산골, 기차로 닿는 마지막 마을.
달리는 시간을 뒤로 하고 정겨운 옛 고향의 모습처럼 살아가는 땅,
경상북도 봉화 기행..
여름 휴가의 광풍도 비켜간 '그 곳'의 풍경은 다름 아닌 고향의 것과
깊이 닮아 있었다.

속도가 곧 경쟁력인 시대.

자연의 원형이 거의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산마을의 풍경과 삶은
오늘도 무표정한 얼굴로 일터로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미소를 선사할 것이다.


<산마을의 인정에서 되살아나는 유년의 추억>

굵고 하얀 실로 구두를 꿰매서 수선하는 아저씨, 약초 캐다 파는
아낙네, 길 한복판에서 변기통을 파는 아저씨, 뻥튀기 아저씨 등 춘양의
시골장에서 만난 추억어린 풍경들, 무심한 세월을 보내는 기차길 옆
오두막의 할머니와 강아지의 일상, 산골마을의 마지막 정거장인
승부역을 4년째 지키고 있는 역무원의 나른한 오후와 기다림, 누렁
어미소와 송아지가 정겨운 이동호 할아버지댁 외손녀의 추억거리, 무밭
아낙네들의 노동요인 아라리 등은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했던 고향에서의
유년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종가의 기품이 면면히 살아있는 닭실마을>

어머니의 할머니의 어깨 너머로 배운 오백년 전통의 방식을 고수하는
아낙네들의 유과 만들기, 그리고 객에 대한 인정과 배려가 담겨있는
청암정에 얽힌 이야기 등을 통해 옛 종가의 기품어림과 마주한다.

<청량사에서 마음과 귀를 씻어내다>

해발 850미터. 그리 높지는 않지만 층층이 깎인 연화봉, 향로봉 등
12봉에 둘러싸여 낙동강을 굽어보는 청량사. 천지를 깨우는 법고와
범종, 소리를 일깨우는 스님과의 만남을 통해 사색의 세계를
경험한다.


<달밭골 여행으로 시간을 거슬러 오르다>

소백산 국립공원 내에 자리한 달밭골은 운무 낀 오지마을의
모습이었다. 정성껏 여름 송이를 채취하는 할아버지, '택리지'에도
은둔처, 혹은 피난처로 언급되어있을 만큼 깊은 오지마을을 따라가다
경험하는 천연의 물맛, 용천골 국수 할머니댁에서 만난 인정과 외로움,
깊고 깊은 산골에 아직도 남아있는 화전민의 흔적에 얽힌 이야기 등을
통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 본다.

<하산길, 구우밭 사람들이 일궈가는 희망과 마주하다>

해발 700미터에 달하는 고랭지 채소밭. 아홉 마리의 소가 일구었다는
전설이 남아있기도 한 곳. 유일하게 늙은 일손이 아닌 젊은이들과 그
아이들이 지켜가고 있는 마을이다. 무밭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는 수확의
시간, 주고 받는 얼큰한 막걸리 한 잔,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나선
잠자리 사냥... 구우밭 사람들이 일궈가는 희망과 마주하는 순간 몸도
마음도 더 없이 평온해짐을 느낀다.



호수, 하늘을 담다 - 충주호



한반도 그 중심부에
나라의 강줄기 그 맥을 이으려는 듯
유유히 충주호가 흐른다
별다른 산줄기도
굽이치는 계곡도 없을 거라 여겼던
그곳에
장엄한 산자락과 장엄한 물줄기가 흐르니
누군들 쉬이 상상이나 했을까
몇 가구 되지 않아 찾는 사람 없는 마을가에
흐르고
적막한 절의 풍경(風磬)을 흔들고
하늘 빛 까지도 고스란히 담아
흐르는 충주호,
그 위에 목선을 띄워본다
동해의 일출도 아닌,
서해의 일몰도 아닌,
나라 한 가운데 충주호에서 만난 일몰
강물에 고스란히 스며들고 산자락을 붉게 다 덮은 후에야
슬며시 사라져간 해
하늘을 담아 흐르는, 하늘을 닮아 흐르는
충주호

충주, 제천, 단양에 걸쳐있어 내륙의 바다로 불릴만큼 그 규모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충주호. 수 십년 째 미국에 거주하며 해외 유수 오케스트라를 이끌고있는 지휘자 함신익과 함께 충주호 일대의 절경을
찾아간다.


충주호 뱃길 130리...


충주댐 나루터에서 제천의 청풍 나루를 거쳐 단양의 장회나루까지
충주호 뱃길만도

130리. 대형 유람선을 타고 뱃길을 따라가면 옥순봉, 구담봉을 위시해
만학천봉,

제비봉 등 호수를 에워싼 듯한 수많은 형태의 기암괴석들이 굽이굽이
펼쳐진다.


충주호 근방, 달천의 명물 수주팔봉과 깊은 계곡속에
몸을 숨긴 수룡폭포

속리산에서 시작돼 충주에서 남한강과 만나는 달천을 따라가보면
30여 미터 높이의 날카로운 봉우리들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수주팔봉. 낮지만 세찬 폭포수로 달천의 물살은 제법 세고 폭포수 위로 오롯하게 자리잡은 정자 하나가 눈길을 끄는 곳이다.
수주팔봉을 나와 20여 분 달리다보면 수룡폭포로 오르는 계곡으로
들어간다.
계곡의 장쾌한 물소리를 따라 걷다보면 골안을 흔드는 물소리에 이어
3단으로 떨어지는 수룡폭포가 나타나고 서늘한
물보라가 한줄기 땀을 식혀줄만한 곳이다.


삼탄을 지나 기차가 서지 않는 작은 마을
명암

충주에서 기차를 타고 삼탄역에 내려 터널 한 개를 지나면 기차도
서지 않는 작은 마을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충주호로 들어가는
명암천을 끼고 담뱃잎이며 깨가 익어가는 고즈넉한 명암마을이다.
하루에 몇 번 지나지 않는 기차소리에도 마을의 풍경은 그림처럼
고요하기만 하다...


아담한 정원태 고가의 노부부와 하늘을 물들이는 제천의
천연염색

충주를 빠져나와 제천으로 접어들면 금성면 한 마을에 200년도 넘은
빛바랜 초가가 발길을 잡는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짚으로 만들어진
뒷간이며 재래식 벌꿀통...

변변치않은 살림살이지만 옛 운치를 그대로 간직한 초가 칠순
노부부의 일상은 함신익에게 먼 이국에서 늘 그리워했던 고향의 맛을 물씬 안겨주고 감자며 옥수수로 소박한 손님대접을 하는 안주인의 함박웃음으로 초가의 늦은 여름은 풍성하기만 하다.

고가를 나와 함신익이 찾아간 곳은 질좋은 황토와 약초로 자연의 빛깔을
만들어내는 제천의 한 천연염색집. 마당에서 직접 키운 쪽이며 산에서
캐온 쑥, 제천에서 나는 곱디고운 황토가 여름 땡볕아래 오색 빛깔로
태어난다.


금수산 자락속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정방사와 충주호의
절경

금수산 자락의 신라사찰 정방사. 함신익은 아담한 고찰의 풍경을
찾아 정방사에 올랐다. 스님이라곤 주지 스님 단 한 명뿐인 절은 변한 데 없이
나그네를 맞고...
거대한 바위아래 자리잡은 전각에서 아스라이 내다보이는 충주호의
풍광이 또한 절경이다.


단양팔경 중 으뜸인 도담삼봉

조선조 정도전이 그 절경에 반해 이름을 지었다는 충주호의 명소
도담삼봉.

단양에 속해있어 단양팔경 중 하나이기도 하다. 충주호가
생겨나면서 세 개의

봉우리가 서로 떨어져 고개만 드러내고 있지만 되려 그 자태가
사람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는 곳이다.


오래된 풍경속으로, 담양


시계바늘이 멈춘 듯한 고장!! 담양

♠ 길에서 만나다 -
“메타세코이아 길”

버스에서 내리자 가장 먼저 반겨준 길. 메타세코이아
길.

무려 8.5km에 이르는 국도변 양쪽에 1600그루의
메타세코이아가 길게 늘어서 있어 초록빛 동굴을 통과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굵직한 가로수 몸통의 나열이 마치 동화 속 병정들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신비한 길에서 최종원 잠시 생각에
젖는다.
걷기에도 좋지만 바라만 봐도 좋은 길이다.


♠ 대나무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 “대나무 테마공원”

담양은 대나무 많기로 유명한 고장.

담양군 금성면 봉서리의 대나무 테마공원은 대나무 숲으로
조성된 우리나라 유일의 쉼터다.

대나무숲이 1만여평에 걸쳐 하늘을 가리고 빽빽하게 형성하고
있어 대나무숲속에 들어가면 그윽한 묵향같은 것이 맑고 싸한 기운으로
온몸을 감싼다. 대나무 테마공원을 조성한 신복진씨의 안내를 받으며
대나무 정취를 맘껏 느낀다. 맨발로 땅을 걸으며 죽림욕을 하고
죽노차도 마시며 대나무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청량한 대숲 바람이 코끝을 간질이고...

“멋지다”


♠ 대나무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 - “대나무 박물관”

대나무 박물관은 꽤 넓은 부지에 정원이 대나무로 잘 가꾸어져
있다. 박물관 안, 대나무로 만든 이런 저런 소품을 보며 옛날 생각에
젖는다.
그리고 죽렴장. 대발 짜는 기술의 최고 장인을 만나 대나무의
또 다른 이야기도 듣는다.
죽렴장과 함께 직접 대나무도 고르고 실제로 발을 만들어
보겠다고 나서는 최종원.
아무래도 국가대표급 죽렴장의 안목과 기술을 엿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듯하다...


♠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정원 - “소쇄원”

담양골 정자 중에서도 가장 으뜸인 곳이 소쇄원이다.
소쇄(瀟灑)란 ‘몸과 마음을 씻어 주는 시원함’이라는 뜻. 그
초입부터가 운치가 있는 소쇄원에 들어가서 광풍각을 둘러본다. 우암
송시열을 비롯해 당대 최고의 선비들이 모여 학문과 선비의 법도를
논하던 곳... 풍류를 즐기던 선인들의 자취가 어린 곳에서 연극인
최종원이 느끼는 감흥은 남다르다.

계곡을 막지 않고 정원을 지어 자연을 그래도 살린
정자...

“팔지 말라는 이유를 알겠구만...”

♠ 배롱나무들이 길을
안내하는 명옥헌

명옥헌은 정자 앞에 연못이 파져 있으며 둘레에는 적송을
비롯하여 자미나무 등이 심어져 있어 조경이 아름다운 정원. 조상님이
만드신 정자지만 개방되어 마을 사람 누구나 쉴 수 있는 정자가 되었다.
비질하던 종손 그를 맞이하여 주고 마루 밑에서 군불도 떼어
본다.
몇 백년 시간앞에 그의 삶조차 짧게 느껴지고...

♠ 벼를 바라보는 모정
- “관가정”

전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삶속의 모정. 전라도 정자문화의
산실이다.
주위의 벼는 황금빛깔을 자랑하고...
큰나무 아래 있는 모정에서 어르신에게 장기 한 수를 배운다.


♠ 가을 담양호에 비춘
보름달이 어여쁘다고 하여 추월산

이른 새벽, 추월산에 오르다. 산 중턱에 고려 보조국사가
지었다는 보리암도 보이고 울창한 수목과 기암절벽이 자아내는 경관이
빼어나다.

산길 오르기를 몇 시간. 정상의 바위 위에 걸터앉아 서서히
밝아오는 일출을 보자 고된 산행의 피로도 잊는다.

“벌써 나도 나이를 먹었나, 감회가 새로워요”


♠ 담양호에 배를 띄우다.

용추봉과 추월산 사이에서 흐르는 물이 바로 아래 담양호를
이룬다.
우리나라 댐 가운데 가장 물이 맑다는 담양호에 배를 띄워
고기잡이에 나섰다.

비 추적추적 내리고, 경치 좋고, 물 맑고, 그물 걷어 올리자 제법 고기가
잡힌다.


♠ 천혜의 요새
금성산성과 연동사.

전체의 길이가 7,345M에 이르는 대한민국표 만리장성,
금성산성.

담양호를 축으로 추월산과 마주보고 있는 산성산의 봉우리와
능선을 연결해 놓은 금성산성.

네 개의 봉우리를 따라 성벽 길을 걸으면 산성을 한바퀴 도는 셈이
된다.

성의 남문에서 내려오다 이정표에 이끌려 한참을 가면
연동사가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노천에 법당이 있고
자연암벽 아래 지장보살을 모신 것이 이색적이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진다. 전기가 없는 이 절에서 오랜만에
아궁이에 불 때, 가마솥에 밥을 한다. 절이 스님을 닮은 것인지 스님이
절은 닮은 것인지..

♠ 옛 선비를 생각한다
- “죽림재”

창녕인 조씨들의 공동합숙소였던 죽림재는 오래된 고가가
여러채 모여져 있다.

한 가문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죽림재 마루에 앉아 숨가쁜 여행의
쉼표를 찍는다. 멀리 안개 걸친 산 풍경을 보며 다시 인생을 되돌아보는
최종원.

♠ 가사문학의 산실
담양 - “가사문학관속으로”

대부분의 가사작품들이 담양에서 만들어져 가사문학과
시가문학을 두루 맛볼 수 있는 담양.

모현관에서 미암 유희춘의 친필 일기를 본다.

조선시대 선비의 11년간 기록된 일기를 원본 그대로 보니
질문이 쏟아져 나온다. 약 11년간의 일기인데 부인에 대한 그리움같은
일상적인 얘기들부터 조정에서 일어난 사건들, 사회, 경제, 문화 등
다방면으로 기록하고 있다.

돌아가시기 이틀전까지 썼다는 미암선생.. 그는 무얼 남기고
싶었을까....


♠ 담양의 정자들..

면앙정

산면 제월리 제봉산 자락에 있는 송순이 건립한 정자로
강호제현들과 학문을 논하며 후학을 길러내던 곳이다. 대숲이 우거져
있는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 돌계단이 있는 평지에 자리잡고 있어 운치가
있다.

식영정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이 나온 정자.
달의 그림자도 쉬어간다하여 식영정.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며
환담을 나누기 좋다.

송강정

양지 분교 아이들이 끝나기를 기다려 아이들과 송강정에
오르다.
정철이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을 비롯하여 많은
시가와 가사를 지었다는 곳.

옛 선조의 노래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마루에 쭉 앉아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노는 풍경속으로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 다시 꿈꾸는 남해바다, 욕지도 " 최정원 편


도시를 벗어났다.
누군가, 때론 얻고자 함이 아닌 비우고자 함이 여행이라 했던가.


< 욕지도 >

경남 통영시 욕지면.

알고자 함이라는 뜻을 가진 욕지도는 방향에 따라,
또 시간에 따라 물색이 달라지는 바다를 가진 섬입니다.

< 욕지도 유일의 대중교통 버스 >

욕지와의 유일한 통로인 배 시간에 맞춰 운행이 되는 버스는
욕지도의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입니다. 마실 나온 어르신들이
집으로 가는 길, 무거운 다리로 다 올라 타실 때까지 누구도
독촉하지 않는...포근함이 묻어나는 버스 입니다.

< 탄동마을 남붕극 이장님 >

통단마을, 아니 욕지도에 제일가는 멋쟁이라는 이장님.
집 툇 마루에서 바라보는 저 바다가 좋아서,
육지의 삶을 두고 홀로 고향 욕지도에 들어와서 살고 계십니다.
주로 홀로 계실 때가 많지만 음악과 서예를 벗 삼아 풍류를
즐기고 계십니다.

< 유동마을 할머니 >

칠십 평생을 돌담을 바람막이로 살아오신 할머니,
자식들은 뭍으로 떠나고 할머니 혼자 남아 계십니다.
마늘 한 줌, 깨 한줌이 할머니께서 마당에 널어 두신 일감의 전부이다.
하지만, 크고 많아야 마음이 놓이는 도시인들에게 작고,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십니다.
너무도 사소해서 더욱 따뜻한 섬,
욕지도의 모습을 닮은 할머니세요.

< 섬 소년 이야기 >

삼형제가 있습니다.
막내 정수는 형들의 하교 시간을 기다리기 위해 학교에 함께온 코보와
학교 운동장을 누빕니다.
그림자가 길어져도 기다리는 형은 나오지 않고,
시원하게 입에 문 아이스크림을 먹다 앞니도 빠지고...
섬 소년들은 시간이 많다.
형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서둘러 집으로 가야할 이유가 없는 아이들은 학원을 가는 대신 놀면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고갯마루 하나 올라서면 늘 있는 바다.
그 바다를 바라보며 사랑하는 법,
견디는 법을 배우며 섬 소년들은 자랍니다.

< 양지촌의 모녀 >

4년전, 욕지도가 좋아서 모녀는 욕지도로 들어왔습니다.
그때부터 오늘까지 돌을깨고,
흙을 빚어 자연을 닮은 집 한채를 짓고 있습니다.
전문가 못지 않은 솜씨로 무대며, 담을 완성했습니다.
모녀는 이 집이 욕지 주민들에게 놀이마당이 되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쉼터가 되는 것이 이들의 작은 소망입니다.
고된 작업 중에도 시를 지으시는 자연처럼 사는 사람들입니다.
많이 가지기 보다, 많이 느끼고 살아가는 사람들,
가진 것이 없어서 자유로운 이 들
더 가지려 하지 않기에 더 자유로운 이 들입니다.

......여행을 마치며....

바다에서 시작한 낯선 섬으로의 여행은 처음엔 설레임이었습니다.
그리고, 섬에서 만났던 바람, 바다가 울고, 사람도 울었던 그때
바다는 많은 것을 알게 했습니다.
작고, 낮은 것이 아름다웠던 낯선 여행이었지만 기쁨처럼,
슬픔도 힘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멈춰선 시간, 구름도 쉬어가다 - 양구



굽이 돌아 굽이굽이 돌아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굽이 돌아
버틸 기운이 다 빠져나갈 즈음
펼쳐진 장관
안개라는 물이 양구라는 호수를 채우고
폭포수가 되어 흐르는 곳
그곳 양구

볕이 예쁘고
그 볕을 담은 들판이 예쁘고
그 볕을 담은 산자락이 예쁘고
그 볕을 담은 운무가 예쁘고
그 볕을 담은 물줄기가 예쁘고
그 볕을 담아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
아직은 어느 곳 하나 쉬이 다가설 순 없지만
통일이 되는 그날
더 빛을 발할,
우리 나라 정 중앙 배꼽으로
모든 기를 받아 안은 양구

대암산 용늪 앞
훤히 세상이 다 내려다보이는 곳에 섰다
가보지 못한 백두산 천지를 상상하게 만드는 곳
물대신 가득 매운 운무 속으로,
용이 승천 했다는 용늪 앞으로,
붉은 여의주 하나
서서히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며 사라진다


♠ 그리 많지 않은 양구의 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예요!!

두타연/ 문등천/ 수입천

두타연의 세찬 물살..
어떻게 생겨난 건지 정말이지 궁금한 폭포 옆의 동굴.
깨끗하고 맑은 물이 흐르고 있는 곳, 두타연.

유수가 그리 많진 않지만 너무 깨끗하고 예쁜 문등천..
흘러흘러 수입천과 만나 수입천의 이름으로 계속 물줄기는 이어지고.


소양호

소양댐~양구간 27km, 양구와 춘천을 잇는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고 있는 곳.
진록의 호수를 달리며 시원한 가을 바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예요.


파서탕

수입천의 물줄기를 따라가다 만날 수 있는 곳,
양쪽으로 그리 크진 않으나 바위 들이 예쁘게 놓여 있는 곳.
물이 흔하지 않은 양구이다 보니 그 오묘한 물빛이 반갑기 그지없던 곳.


♠ 양구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봤어요!!

송이버섯 채취
네 분이서 계를 만들어서 송이버섯을 채취하신다던 동면 임당2리 마을분들, 그
분들을 따라 마을 뒤 산을 올라 송이버섯 채취를 해봤어요. 만만하게 보고 올라 갔으나 역시 강원도 산은 강원도 산이더라구요.

소양호를 끼고 있는 인제의 관대리 마을

몇 가구 되지 않는 작은 마을. 소양호의 물이 마을 앞까지 이르는 포근한 마을.
관대리마을에서 고추 따는 분들도 만나고 집에서 생선 다듬는 할머니도 만나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지요.


♠ 관람하면 좋을 곳

선사박물관/ 향토사료관

선사시대 유물들이 많이 발견된 양구, 잘 보존하기 위해 선사박물관을 만들어
발견된 고인돌과 유물들이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지요.
선사박물관 맞은편에 향토사료관에는 양구지역 옛 조상들의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향토사료와 방산가마터 출토 도기 등이 전시, 발굴된 백자들과 예전에 쓰
던 농기구, 생활용품들이 아기자기하게 잘 전시가 되어 있어요.


도예연구소 <늘휘>

자신이 다녔던 학교.. 폐교가 된 뒤 그곳에 도예연구소를 차린 정두섭씨. 늘 항상 빛나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늘휘. 건물을 들어서는 입구부터 편안하고 온화한 작품들이 줄을 지어 반기는 곳이랍니다.


♠ 산자락에 서서

을지전망대/ 펀치볼
굽이굽이 산 너머 산을 넘어서야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양구의 운무를, 펀치볼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 날씨가 정말 좋은 날에는 금강산자락까지 볼 수 있는 곳 이예요.


사명산

사명산은 해발 1,198m 로서 양구, 화천, 춘천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요.

소양호와 파로호를 내려다 볼 수 있어 더욱 명산으로 알려져 있으며, 맑은 날이면 멀리 춘천 봉의산까지 관측이 됩니다.


대암산 용늪

해발 1280m 지점에 작은 늪과 큰 늪으로 나뉘어 7400여m2넓이로 펼쳐져 있는
용늪은 세계적으로 진귀한 금강초롱꽃을 비롯해 벌레잡이 식물인 북퉁발과 끈
끈이주걱 등 희귀식물의 보고로 높은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우리 나라
에 하나밖에 없는 고층습원이랍니다


♠ 양구의 특별한 생명이 있는 곳

산양 방목하는 곳
멸종 위기에 처한 산양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는 곳, 산양을 방목 하시는 정창수씨를 찾아가봤어요. 양구에서 너무 예쁜 산양 모자를 만났는데 너무 예쁜 산양들이 지금도 눈에 아른거려요.


습지식물 키우는 곳

양구에서만 볼 수 있는 습지식물들을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가져온 식물들을
키우시는 분, 박찬성씨가 계세요. 작은 돌과 철모를 비롯한 여러 가지 소품을
이용해 그곳에 습지 식물들을 심어 놓았는데 축소된 섬 같기도 하고 무지 예쁘
고 귀엽답니다.


가을빛, 대관령을 타고 흐르다 - 강원 평창



'평창'지역의 풍경은 9월 30일부터 10월 7일까지 촬영한 것이어서
'단풍'의 색깔이 깊지는 않습니다.

# 옛길을 달리다

구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대관령 휴게소와 닿는다.
새로난 고속도로 때문에 이제는 아무도 오지 않는 길을 따라
달려본다.
인적 없는 길은 황량함 만큼이나 많은 생각에 젖게 하고...
텅 빈 대관령 휴게소에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 드넓은 초원 대관령 목장에서의 즐거운 한때!!

들어가는 길목이 하나의 여행 그 자체인 대관령 목장.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국적인 정취를
뽐낸다.

목장 진입부터 시야가 넓게 트이고 초원에는 양떼들이 뛰놀고 있다.

해발
1,400m, 넓이가 약 600만평에 이르는 대관령 목장.

드라마
“가을 동화”의 은서 준서네 집에 여장을 풀고 본격적인 목장 구경에 나섰다.

광활하게 펼쳐진 목초지를 보자, 신미아 설레이는 마음
가득하다.

방목나온 소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직접 소몰이도 해본다.
차를 몰고 목장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영화 연애소설에 나왔던 나무
앞에서 사진도 찍어본다.

“그냥
아무 생각 말아보자, 잠시 벗어나 보자”

-
한국의 알프스, 선자령

강릉과
평창의 경계에 있는 선자령을 능선을 따라 목장 사장님과 함께
오르다.

백두산
천지와 지리산 천왕봉을 잇는 백두대간의 지붕. 그 지붕의 심장에 올라
있는 두 사람.

정상에
서서 바라보면 남쪽으로는 발왕산, 서쪽으로는 오대산, 북쪽으로
황병산이 바라다 보이고, 강릉 시내와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수목한계선의 절경도 볼 수 있는 백두대간의
심장부다.

-
소황병산

남한에서 승용차로 오를 수 있는 최고지점이라하는 소
황병산은 해발 1430m다.

차로
올라가보니 동해 전망대, 평창시내, 오대산, 설악산, 강릉시, 동해까지
다 보인다.

-
일출과 일몰.

동해전망대에서 일출도 보고 꼬불꼬불 길을 따라 매봉에서
일몰도 보고...

-
목장에서의 다양한 체험


우리를 둘러보다.

오늘
태어난 새끼소도 보고. 직접 우유도 줘본다. 젖짜는 것도
배워보고...

겨울에
대비하여 건초작업이 한창인 목장. 건초작업 전용 차의 운전법을
배우자마자 운전을 제법 한다. 목장에서 고안해낸 목장 전용 오토바이를
타보기도 하고...

운전이라면 자신있다, 역시 프로 카레이서!!
신미아!!

-
남한강 발원지

카메라
가방 둘러메고 남한강 발원지를 찾아 계곡길을 걷는다.

이른
가을의 냄새도 맡고 가을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윽고
도착한 남한강 발원지에서 물을 마셔보는 신미아.

“아,
한강을 마셨다”





# “메밀꽃 필 무렵”의 주무대
봉평장

2, 7일
서는 봉평 5일장.

소풍나온 어린아이마냥 신이 난 신미아. 이것저것 둘러보는
눈가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머루도
사고 옥수수도 사고 나귀에게 옥수수도 주고...

평창의
명물, 메밀 전병과 올챙이 국수도 먹어 본다.

먹는
폼새, 사는 폼새 어색하지만 한껏 장터를 즐기고 있는
신미아.





# 자연을 닮은 천우범씨네 가족과의
만남.

기화천에 도착하여 산골가족 천우범씨네 가족들과 함께 낚시를
한다.

쉬리도
잡고 뚜고리잡고...

바위에
걸터앉아 농부의 마음으로 자연과 더불어사는 천우범씨의 귀한 말씀을
들으며 아이들과 도시락도 먹는다.

정겨운
분위기에 마음 한 쪽이 따뜻해오고....

천우범씨네 집으로 초대 받아 산양 먹이도 주고, 토끼도 보고,
새끼 돼지도 보고, 닭도 보고, 밤도 까고... 이른바 농촌생활의 모든
것을 체험해 본다.

아주머니, 천에서 잡은 고기들을 가지고 매운탕 맛있게 끓여
저녁상 내오시고..

직접
잡은 고기로 만든 매운탕은 처음 먹어본다는 신미아.

이번
여행은 처음 보는 것들, 처음 해 보는 것들 투성이다.





# 천혜자원을 자랑하는 발왕산

발왕산에서의 일출.

아래로
안개 가득한 도암댐이 신비한 느낌을 주고...

산에서
내려와 기체조도 해보고 발왕산 삼림욕장을 산책한다. 나무들이
뿜어내는 향기에 흠뻑 취하고...

곤돌라
타고 발왕산을 다시 올라간다.

발왕산의 전설인 노총각 발왕과 옥녀의 슬픈 사랑 이야기도
듣고, 살아서도 천년, 죽어서도 천년을 사는 나무 주목도
본다.





# 한 장의 그림엽서, 양떼목장

저녁의
황금빛으로 물결치는 때에 양떼목장에 도착한 신미아.

해발
1000m 고지 위 초원에서 200마리 양떼들과 일몰을 보다.





# 여행의 마지막, 오대산
월정사에서....

새벽에
일어나 월정사를 둘러본다.

창건한지 1300년이 넘은 월정사..

기품있는 8각 9층탑과 함께 안개에 휩싸여 있는 사찰의 모습이
신비롭고 경건하다.

오후에 상원사가는 길 계곡의 바위위에 걸터앉아 오색단풍들과 함께 가을을
느껴본다.

스님과 동행하여 전나무 숲길을 걷다.

500년된 나무앞에 잠시 서서 그 나무를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다는 스님의 말씀에 다시금 생각에 잠긴다.

숲길의 끝에서 스님과 헤어지고 신미아 이 여행의 끝이 아쉬운지 자꾸
뒤돌아본다. 다시 도시속으로 들어갈 내일이 아쉬운듯....


가을의 기억, 느티나무에 서다 - 진안 고원


호남의 정맥과도 같은 노령산맥의 지붕, 진안고원을 따라 펼쳐지는
가을의 빛과 서정은, 깊어가는 이 계절의 정취를 만끽하게 해줄
것이다.



진안 고원에서 가을의 기억과
마주하다!



우리 마음 속에 키 큰 느티나무 한 그루쯤 담고 산 적이
있었던가.

말없이도 바람과 새를 불러들이고,
나그네를 기다려주는 그런 여유와 기다림을 가진 적이
있었던가.

나와 마을과 세상의 내력을 다 바라보았으면서 그저 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고산 끝에 조용히 서서 마냥 기다려 주는
그런 느티나무를 만나고 싶다.

...

그래서 시인 박남준은 가을의 기억을 찾아 나섰다.





진안 사람들의 느티나무
마이산



그 생김새가 말의 귀 같다고 해서 생겨난 이름 ‘마이산’은 가을 이맘 때면 안개

많은 진안고원에서 가장
먼저 다가오는 산이다. 진안 고원의 집, 밭, 논 어디서나 거의 다 볼 수
있는, 그래서 진안 사람들에게 늘 가까이에 있는 산. 그래서 마이산은
예부터 영적인 역할을 해왔다. 탑사, 은수사를 지나 암마이봉에 올라
나그네는 말없이 돌탑을 쌓고,수백년 토종 돌배나무의 달콤한 열매를
맛본다. 마이산에서 바라본 진안 고원 골골이 가을은 곱기만
하고...





가을의 계곡은 색과 소리의
곶간이다



섬진강이 휘돌아 지나는 백운동 계곡에는 온갖 단풍잎들이
모이고, 바람소리들이 모이고, 오소리, 다람쥐의
발자국들의 모여 있었다. 거대한 자연순환계의 모습을 물 안에 담아
놓은 계곡의 가을. 돌틈의 소나무, 도토리 구르는 소리, 바람 소리...
시인은 우주 속에 소리 없이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를 “관계”라는 시
속에 담아낸다.





사람과 사람... 평생
흙만 만지면서 살아낸 옹기쟁이벗을 찾아가다




강아지 이름을 보리, 수수라고 짓고,
수백년 전 옛 사람들이 하던 그 자리에서 그 그릇을 굽는다. 시인의
오랜 벗인 이현배씨. 물레를 돌리고, 흙을 빚으면서 생각을 빚었고,
시를 빚었다. 그런 벗이 아무래도 반갑기만 한 시인. 그는 옹기쟁이와
함께 장계오일장에 갔다. 고향 사람들의 삶의 정거장인 오일장.
대형할인마트니 수입상가니 홈쇼핑이니 하는 시대... 여전히 쇠를
두드리고 톱을 만드는 대장간이 있는, 삶의 도란거림이 남아있는 곳.
민초들의 삶을 품어 안은 오일장의 소소한 풍경이 정감
어리다.





느티나무를 잃어버린 수몰지역 사람들...

농부가 어부가 된 진한 삶의
이야기



전주 사람들의 식수원인, 용담댐이
만들어낸 거대한 호수. 3년 전 용담댐이 생기면서 14개 마을 3개 면
사람들이 고향을 등지고 떠나갔다. 집도 학교도 느티나무도 모두 물에
잠겨버렸다. 그리고 그 곳에 물고기가 찾아들자 논을 일구고 밭을 갈던
농부들은 물고기를 잡으며 산다. 어부들의 진한 삶의
이야기.





산사의 풍경 소리를 마음에
담다



구봉산 자락을 지나 800년도 넘은 키 큰
전나무 잎새를 흔들던 바람이 조용히 산사를 뒤흔든다. 고즈넉한 산사를
휘감는 산승의 목탁소리... 산중 암자에 올라 아무 말 없이 햇볕을
축내며 경험하는 사색의 세계.





운장산에 오르다



산사를 지나 남쪽 차령산맥의 등줄기 운장산에 오른다. 억새밭을 지나 구절초,

쑥부쟁이를 만나고 너른암반에
끝에서 노래도 불러보는 시인.





모악산방의 벗들이여 잘
있거라



벗들을 두고 모악산을 떠난다. 12년 폐가,
기름종이를 바르고 시쓰며 살았던 곳이다. 묵은 세월 함께 해주었던
딱따구리, 용담, 쑥부쟁이, 곰취꽃 그리고 호두 너무 많이 따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청솔모. 많은 벗들을 허락한 마음 속의
느티나무 모악산... 그는 모악산방을 화가 친구에게 물려주고 떠난다.
또 다른 느티나무를 찾아서...


가을이 머무는 산마을 - 청송 주왕산




다시 한번 여행은 시작되고....




청송은....

청송(靑松)은 푸른 소나무의 땅. 그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땅이다.

바람은 솔숲으로 찾아들어와 그
향을 머금고 다시 주왕산 자락을 감싸는데....산자락 구비구비 천년의 전설은

솔내음속에서 긴 잠을 깨고, 때를
같이해 붉게 피어나는 가을 단풍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든 여행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 인적드문 계곡에서 - 절골

아주 오래전 계곡안에 절이 있었다하여 절골이라 불렸다던 그
곳엔 사람의 흔적을 찾기 힘들고.....병풍처럼 둘러 서있는 절벽과 물
위로 흘러가는 단풍,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만이 지나가던 이의 마음을
씻어준다.









♣ 새벽, 물 그림자가 비칠 때 - 주산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주된 배경이 되었던 주산지. 감독은 영화를
위해 물 위에 암자를 짓고 배를 띄웠다.

용이
승천한 자리에 물을 채워 만들었다는 저수지는 지금도 농사지을 물을
대주고 있어 전설과 현재가 함께 숨쉬고 있는 장소. 30여그루의 왕버들,
능수버들이 물 속에 뿌리를 내린채 새벽이면 수면에 자신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바람이 일면 그대로 자신의 몸을 내맡기는데.....지금도
감독의 눈엔 암자가 보이는 듯도 하다.









♣ 식사하고 가세요 - 김금례 아주머니

영화 촬영기간 내내 절골로 주산지로 따뜻한 밥과 반찬을
공수해주던 아주머니. 작품을 만들 때의 까탈스러움도 아주머니의
손맛에서 누그러지고. 일년동안 동고동락하던 추억에 다시 한 번
발걸음을 옮기는데....여전히 마음좋은 미소로 반겨주며 건네는 한 마디
“식사하고 가세요”









♣ 억새밭 사이에서 만난 사람들 - 도예가 부부

1700년전 빛 고운 색깔을 자랑하던 청송사기를 복원하는
사람들.

김순희
이원아 부부

가을색
완연한 억새밭을 거닐다 초가지붕을 얹기 위해 억새를 베던 부부를
만나게 되는데.. 아담한 초가 한켠에 앉아 고구마 먹으며 이야기도 나누고 흙을
주물러 추억이 담긴 작품도 만들어 본다.





♣ 천년의 전설 - 주왕산

천년의 전설을 간직한 주왕산으로의 산행길.

곳곳에
치솟아 있는 기암괴석들과는 달리 찾는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완만한 길 사이로 전설은 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진나라의 후예 주왕의 전설이 묻어 있는 기암, 대전사,
무장굴, 주왕암과 청학과 백학이 노닐었다던 학소대, 신라시대 김주원이
왕위를 포기하고 살았다는 급수대, 신선이 불을 지폈다던
시루봉......산은 그렇게 품고 있던 전설을 바람에 실어 조곤조곤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 당나귀야,
당나귀야! - 당나귀
농장

당나귀 14마리가 오순도순 살고 있는 보현산 자락의 한 마을.
동화책에서 늘 보아왔던 당나귀의 모습은 생경하면서도 신기하기만하다.
달콤한 사과 한조각으로 달래가며 당나귀 타보기를
시도하는데.....









♣ 그 곳엔 고즈넉한 정자가 있었네 - 방호정

400여년의 비바람을 견뎌온 정자는 비록 빛바랜 모습이었지만
잠시 쉬어갈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방호 조준도가 어머니를 기리기위해
묘소가 보이는 곳에 지었다는 이야기가 의미마저 더해주는
곳....





♣ 하얀돌이 반짝이는 내 - 백석탄

계곡의 물을 따라 어느덧 도착한 곳은 ‘하얀돌이 반짝이는
내’라는 의미를 가진 백석탄. 눈이 덮인 듯 눈부신 돌과 그 사이로
끊임없이 흐르는 물에 마음이 끌려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빠진다.









♣ 솔내음이 솔솔~
- 중평솔밭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들이 모여 있는 곳, 솔밭. 촘촘히 박힌
소나무 사이를 걷는 것 만으로도 청송에 온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솔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고......





♣ 사랑방에
손님이 찾아들다 - 송소고택


솔내음이 미치는 가까운 곳에 자리잡은 기와집 하나.

1880년에 지어져 99칸 규모에 적절히 자리잡은 건물과 단아한
모양새가 그 옛날의 풍취를 기억하게 하는 곳. 삽살이 두 마리가 손님을
반기면 사랑방 굴뚝에는 군불 때느라 연기가 모락모락
솟아오른다.


바다는 쉬지 않는다 - 태안
방송일: 20031116
동영상 :

KBS 2TV 그곳에 가고 싶다 - 만화가 박광수










바다는 쉬지 않는다 -
태안









1997년 조선일보에 <광수생각>을 연재하며 유명한
만화가가 된 박광수.

이후
3년만에 <나쁜 광수생각>을 펴내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광수체라 불리는 독특한 서체와 따뜻하지만 날카로운 눈썰미로
세상을 바라보는 박광수씨.

인간은 다 섬인 것 같다는 박광수씨와 함께 늦가을 서해안의
섬기행을 떠났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섬들. 태안반도로 가보자!!









“누구든 그 자체로서 온전한 섬은 아닐지니,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대륙의 일부분일뿐, 만일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나가면, 유럽 땅은 그만큼 작아지고 모래톱이 그렇게
되어도 어느 누구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키나니, 나란 인류속에 포함된
존재이기 때문인가.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를 알려고 사람을
보내지 말라. 종은 그대를 위해 울리므로”





-
존단 -

















# 세상 모든 해가 돌아오는 곳 -
학암포 일몰

넓디
넓은 모래사장, 모래에 끝에 오로지 박광수만 있다.

섬에서의 일몰은 상념에 젖게 한다. 바다 수면에 마지막으로
빛을 발산하며 떠나는 해 앞에서 박광수는 여행이 주는 사유의 시간이
좋다.









# 부지런한 사람들 - 곰섬
염전

아직
해가 오르기 전, 부지런한 부부는 벌써 염전으로 간다.

처음보는 재래식 염전. 눈가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올해는 비가 많이 와 생산량이 줄었다는 아저씨. 자연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고 아저씨의 보물창고도
구경한다.









# 자연도 노동한다 - 신두리
사구

한반도의 사구중 가장 넓은 신두리 사구.

원래
모래만 있어 땅이라 할 수 없는 이 곳에 생명이 생기고 풀이
생겼다.

바람의 물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사구에서 박광수는 혼자
앉아있다.

마치
사막에 혼자있는 것 같은 박광수 떠오르는 단상들을 모래사장에
그려본다.

이번
여행은 꼭 사람도 섬같다.









# 소나무와 끝없는 모래사장 -
몽산포 해수욕장,

모래밭과 울창한 소나무숲으로 둘러싸인
몽산포해수욕장.

가을바다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몽산포 해수욕장은 좌우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백사장을 지니고 있고 넓은 몽산포에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소나무숲은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 서해가 품은 갯벌 -
황도.

바지락 캐는 동네 아줌마들 따라 바지락 캐보는
박광수.

아줌마의 능숙한 손놀림은 너무 빨라 보이지도
않는다.

일하는 부모 옆에 아이들 갯벌과 함께 놀고.

밖에서 본 섬은 아름답지만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섬은
생활이다.

“섬은 맨날 예쁜 섬만 생각했었는데 이게 진짜
섬이네요.”









# 백화산의 미소 -
마애불

서해
태안에서 가장 높은 곳이지만 해발 3백미터가 채 안되는 산,
백화산.

그래도 산에 정상에 서면 태안반도의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안과 태안읍의 전경이 다 보인다.

백화산이 간직하고 있는 태안마애삼존불. 백제시대 최초의
불상작품으로 동쪽을 향하고 있어 아침해가 떠올라 마애불을 비추게
되면 살짝 감은 눈의 온화한 미소는 참으로 장관이다.

태안
땅은 백제말기에 중국 당나라를 오가던 중요한 길목. 그리고 백화산은
서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어서 이런 백화산에 마애불을 새긴
것은 해상의 교역이나 사신의 행차길이 평탄하기를 기원하기 위해서였을
거라고...









# 옛 태안의 영화 -
안흥항

태안에 최초의 마애 삼존불이 나타난 배경은 바로 이 항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국과의 교역지 중 가장 먼저 열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안흥항구.

그러나 옛 항구의 영광은 간데 없고 낡고 옛것들만이 쓸쓸함을
안겨준다.









# 뱃길따라 유랑하다.

때묻지 않은 아름다운 섬들이 지척에 널려있는 태안반도. 그
섬유랑을 떠나다.

가마우지의 섬, 정족도 지나고 마치 사자 형상을 한
사자바위도 보이고

거북
바위도 보이고 괭이 갈매기 섬도 보이고...

충남
유인도중 가장 큰 섬, 가의도에 이르러 잠시 내린 박광수.

홍합캐는 주민들과 호박 말리는 할머니를 만난다. 자식들을
외지에 떠나보내고 그리움을 안고 살지만 할머니는 그래도 섬을 떠날 수
없다.









# 옹도에 사는 등대지기를 만나다
- 옹도

보름에 한번 옹도로 가는 배를 만날 수 있다.

마침
바깥구경 나온 등대지기를 만나 옹도로 향하고...

바람개비, 태양열 판 등 섬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박광수를
반겨준다.

이윽고 넓고 하얀 등대가 보이고..

밤이
되자 자동으로 불이 들어오는 등대. 등대의 밝은 빛줄기는 바다 끝까지
밝혀준다.

외로운 등대지기가 대접하는 맛깔스런 저녁상. 낯선 손님을
맞이한 옹도에서의 하루는 그렇게 흘러간다.









# 서해의 마지막 일몰 -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

외로운 섬, 안면도로 다시 해가 돌아올 시간.

안면도의 명물인 할미바위와 할아비 바위 두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낙조를 찍기 위해 사진작가들도
보이고..

넓고
탁 트인 바다가 청량함과 동시에 막막함을 주는 순간, 해는 바다 속으로
숨는다.

여행의 마지막, 모래사장에 찍은 발자국만큼 그에게 이번
여행이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

“여행이 그런거 같다. 두세발짝 물러서 나를 보는
것...”


신화와 역사가 만나는 땅 제주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지누 ’ 튼튼한 두 다리와 손때 묻은 카메라,
소형 녹음기를 벗삼아. 1990년 경의선에 관한 자료집《분단풍경 》과
《원천봉쇄 》를 내고, 사진집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에 꼽히는
《멈춘 학교,달리는 아이들 》을 발표하며, 때로는 느릿하게 때로는
숨가쁘게 삶의 순간들을 포착해온 사진 작가. 그는 전국 각지를 돌며
사진을 박고 (그의 표현대로),글을 쓰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채록해 오롯이 담은 잡지 《디새집 》(열림원)을 내놓은 바
있다.

한국식 《내셔널 지오 그래픽 》을 지향하며 세계에 당당히
내놓을 수 있는 사진과 글을 담고 싶었다는 그.

전국 각지를 돌며 우리네 삶의 모습을 채록한 작가 이지누와 함께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제주로 간다. 한반도 최고의
관광지로 각광받는 제주 . 그러나 그곳은 섬사람들의 역사와
신화가 오롯이 담겨있는 보석같은 땅이다. 널리 알려진 광광 명소
대신 제주 사람들의 삶이 담겨있는 풍경 속으로 떠나보자.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면 와흘리 본향당

제주도에서는 마을의 수호신을 본향, 신을 모신 신당을
본향당(本鄕堂)이라고 한다.

당 오백, 절 오백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곳곳에 당이 있는데, 그중
북제주군 조천읍 와흘리(臥屹里) 본향당은 북제주군 구좌면
송당리(松堂里) 본향당과 함께 손꼽아줄 만한 제주 전통 신앙의
현장이다.

와흘리 본향당은 '와흘 한거리 하로산당' 이라고도 하는데,
마을사람들이 당 주변을 단장하고 성역화해 놓았다. 지름 50m 정도 되는
둥근 담을 쌓아 두었으며, 그 한 가운데에 팽나무 신목이 두 그루 서
있다. 그리고 나무 남쪽으로 반원형의 제단이 마련돼 있다. 족히
700년은 되었을 팽나무 짙은 그늘 아래서 제주 토손신앙의 본향을
본다.



송악산

한라산처럼 웅장하거나 산방산처럼 경치가 빼어나지는
않지만 여러개의 봉우리가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진 단아한
모양이 마치 수줍은 새색시처럼 보이는 송악산

제주도에서 손꼽는 운치의 사계리 해안도로를 거쳐 다다른 송악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최남단의 마라도와 가파도, 형제섬, 우뚝솟은
산방산, 멀리 보이는 한라산, 그리고 끝없는 태평양, 바다를 씻겨온
바람과 능선에 이어지는 초겨울의 푸른빛이 이채롭다.

바닷가 해안절벽에는 태평양전쟁 때 일본군들이 배를 감추기
위해 인공적으로 파놓은 군사용 동굴이 여러개 있어 지난날의 아픈
역사가 서려 있다.



용머리해안

수천만년 동안 쌓이고 쌓여 이루어진 사암층 중 하나이다.
해안 절벽을 모진 파도가 때려서 만들어 놓은 오묘한 해안 절경을 보는
순간 누구나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작은 방처럼 움푹 들어간
굴방이나 드넓은 암벽의 침식 지대가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용눈이 오름

오름이란 자그마한 기생화산을 일컫는 제주말 이다.

남북으로 비스듬하게 뻗은 용눈이오름(247.8m)은 용이 놀았다는
설화를 간직한 오름이다. 등성이마다 새끼봉우리가 봉긋하게 솟아오른
모습이 용이 놀았던 자리 같다고 해서 용논이, 혹은 용이 누웠던 자리
같다고 해서 용눈이라고 불린다. 용눈이오름에는 봉우리 3개가
솟아있지만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인다.

용눈이 오름에서 바라보는 제주 바다. 제주의 지형을 사진작가 이지누의
시선으로 느껴본다.



제주민속박물관

이곳은 제주에서 태어나 민속학자로서 거의 일생을 바친
진성기씨가 평생동안 모은 각종 민속자료를 정리ㆍ진열해 놓은
장소이다.

돌밭을 일구던 투박스런 연장, 거친 파도와 생활고에 맞서 싸우던
해녀들의 연장, 물옷, 띠로 짠 우장, 멧돌, 연자매, 절구 등이 전시되고
있다.

그리고 널찍한 뜰에 귤나무 울타리의 초가집이 마련되어
있다.

사설 박물관으로서 유서깊은 이곳의 다양한 민속 유물만큼
소중한 이가 바로 관장님 진성기씨이다.

일생을 제주도의 옛것을 거두고 갈무리하는데 바친 그의 삶은 그이
눈가의 주름처럼 부드럽고 정답다



박물관 야외에는 고풍스런 옛초가와 함께
'제주무신궁(濟州巫神宮)'이라 이름한 143기의 무신상이 세워져 있는데.
제주의 여러 마을에서 모셔졌던 특징있는 무신들을 수집하거나
문허기록에 알맞게 만든것이다. 무신공상들의 표정이 다채로워
예술품으로써도 눈여겨볼만하다.



방사탑

제주도 자연마을에는 잡석을 이용하여 탑을 쌓고는 위에 새나 사람
등의 형태를 올려놓은 탑들이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것을 두고 답(탑).
거욱. 액탑. 가마귓동산. 하르방. 걱대. 돌코냉이. 개라 한다. 현재는
방사탑이라고도 한다.

방사탑은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살과 부정을 막기 위해 마을의
경계나 기가 허한 곳에 주로 축조되어 있다. 인명이나 가축.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세웠다. 형태들도 다양하다.

마을마다 특색이 짙은 방사탑을 만나본다.



조천바다와 연북정

이곳에 부임해 온 목민관들이나 유배되어 온 사람들이 한양에서의
기쁜 소식을 학수고대하며 임금의 은혜를 그리워하는 집, 북의 임금을
그리워한다는 옛 정자에서 뭍을 향한 그리움을 본다. 살붙이와
일터와 고향을 향한 그리움조차 군신간의 윤리로 포장되던 왕조시대의
정자는 먼바다를 내려다보며 고적할 뿐이다.



하도리의 마지막 말테우리 고태오씨.



제주도에서는 조랑말을 방목(放牧)한다. 소나 돼지처럼 집 근처
우리에 가두지 않고 한라산 자락의 풀밭에 놓아 먹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데서나 기르는 것은 아니고, 먹이가 적당한 풀밭에다
데려다 놓고 먹인다.

말떼를 돌보는 사람을 제주 말로 '테우리'라 한다. 대개는 말
주인이 말떼를 직접 돌본다. 테우리는 하루에 한두 번씩 방목지로 나가
말과 밭담을 둘러본다.

마지막 말테우리 고태오씨......

테우리는 풀이 많은 곳으로 방목지를 옮기거나 하루에 한두번씩
말들에게 물을 먹여야 할 때 조랑말들을 몰고 간다. 이 때 테우리는
다른 수단 없이 오로지 목소리 하나로 수십마리의 조랑말들을 원하는
곳으로 몰고 간다. 말모는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그의 말모는 소리는
단순해보이지만 수십마리의 조랑말떼를 몰고 갈 수 있는 힘이 실려있다.
말모는 소리에 섞이는 한라산자락의 바람소리는 그가 부는 휘파람소리와
닮았다. 아니 그의 휘파람소리가 한라산 바람소리를 닮았는가?









표선리의 해국찻집

숨어사는 고집장이들이 그 어느곳보다 많은 제주도. 그곳에 경주
사람인 황선생이 바닷가에서 나는 잘디잔 해국을 따서 끓이고 말려 차를
내는 찻집이 있다.

초겨울 바닷바람을 맡고 나서 마시는 국화꽃 향기 그윽한 차 한잔과
황토로 빚은 듯 옛스럽고 고담한 그의 집을 본다.



제주의 길들.

해가 뜨고 지는 제주의 하늘....그리고 바다를 끼고
달리는 해안도로.

길없는 곳에 길이 열리듯 섬 곳곳을 굽이도는 아름다운 길을
따라 바람의 섬을 거닌다.


끝나지않은 강가에 서서 -북한강
방송일: 20031130
동영상 :

<그곳에 가고싶다> 2TV 11월 30일 아침
6시



끝나지않은
강가에 서서 -북한강



겨울, 강가에
서서

금강산에서 솟아난 물줄기가 산과 계곡, 사람들의 마을을 지나
서해로 흘러들기까지 북한강은 우리들만의 강이 아니었다. 그곳엔 강을
두른 산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새들, 함께 흐르는 물 속의 고기들이
있었다. 모든 생명이 잠시 멈춘 듯 보이지만 그들이 있어 겨울 강가의
스산하고도 쌀쌀한 풍경은 그림이 되고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겨울,
강가에 서서 사람들도 그 풍경으로 마음을 채워가며 여정을
시작한다.





5년만에 다시 부르는
노래

바쁘게만 지내온 일상 속에서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5년만에 다시 만난 가수
녹색지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찾은 북한강에 서서 끝나지 않은 노래를
불러본다.

강은
유유히 흘러 산을 적시고 들을 적시며 자연에 생명력을 심어준다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는 하나로 만나 다시 바다로 흐른다는 것을
깨닫는다.









동방사찰 중 제일의 전망 - 수종사(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

운길산
중턱에 자리잡은 수종사. 언제부터 두 물이 만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따로이 흘러와 하나로 만나는 두 물줄기는 언젠가는 바다로
흘러 장대하게 흐르리라. 그 사실이 마음을 적신다.







내륙속의 섬 - 남이섬(춘천시 남산면
방하리)

자전거를 타고 달려보는 남이섬의 메타쉐콰이어 길, 은행나무
길. 얼마나 오랜만에 타보는 자전거인가. 일직선으로 탁트인 길이
마음까지도 시원하게 해주는데.....거기엔 또 유쾌한 보너스가 있었다.
어렸을 적 난로에 데워먹었던 양은 도시락. 반찬이 부족하던 시절,
김치하나에 먹었던 초라한 도시락이 오늘따라 군침돌게
한다.





시간을 낚다 - 신포낚시터

시간과
대화하는 행위. 아무것도 건지진 못했지만 빗방울 소리만 들리는
낚시터에서 우리는 하나가 되어간다.





물안개 피어나는 호수에서 - 춘천호(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이른
아침 호수는 장관을 선사한다. 수면위로 하얗게 꽃처럼 피어나는
물안개는 이 곳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는 풍경. 어딜가나 호수와
강줄기가 어우러져 있어 조금만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볼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이다.





땀 냄새 눅진하게 묻어나는 사람들의 터 -
번개시장(춘천시 소양로)

새벽
3시부터 아침 9시까지 누구보다도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 그릇에 2000원하는 팥죽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둘러본
시장...소박한 장의 모습과 땀 냄새 묻어나는 손길에서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얼굴은 본다.





30년을 어부로 살다 - 의암호의 어부

정직하게 살아온 어부의 삶을 만나보기로했다. 30년동안
그물을 치고 그곳에 잡힌대로 거둬들여온 어부의 갈라지고 까매진 손
끝은 시린 겨울의 바람에도 당당하다. 어른의 팔뚝만한 붕어에서부터
누치, 피라미 등 오랜만에 보는 토종어류들이 정겹기만
하다.





정상에서 - 삼악산(춘천시 서면 덕두원리)

올라가는 길이있으면 내려오는 길도 있는 것이 산이다. 이런
이치를 알고 올라도 힘들기만한 산. 해발 654m의 삼악산. ‘악!’
소리나게 힘들어 삼악산이라는 등산객들의 농섞인 말에 수긍이 갈
정도다.

그러나
끝까지 올라가 보기로 했다. 지금까지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서다.
정상에서 본 아름다운 강줄기-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다.





강을 끼고 흐르는 강원도의 인심 - 화천장(화천군 화천읍
하리)

뻥이요!하는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화천장. 총떡, 올창국시,
겨우살이같이 생소하기만한 강원도 토속음식들이 낯선 손님들을
반긴다. 화천의 깊숙한 산골에 사는 마을 사람들은 배를 타고 이곳에 와
잠깐의 나들이를 즐기기도 하는데...3일과 8일에 열리는 시골의 장터의
인심이 좋다.





겨울마다 벌어지는 작은 동네잔치 - 명월리 김장
품앗이(화천군)

지금은 사다 먹으면 그만이
김치를 우리네 어머니들은 몇 백포기씩 해내곤 했었다. 겨울을 넘기기
위해 꼭 필요했던 김치는 어린 날 유일한 반찬이었는데...우연히 들러본
동네에서 아낙들이 모여 앉아 떠들석하게 김장을 담그고 있었다.
지금은 보기 어려워진 김장 품앗이 모습에 왠지 마음이
푸근해진다. 염치불구 하고 옆에 붙어앉은 나그네에게 김치에
머릿고기까지 푸짐하게 내어주는 인심이 남아있는 곳.







비목공원(화천군 화천읍 동촌리)

치열한
격전의 장에 세워진 비목들. 이곳을 넘어서면 갈 수 없는 땅이 있다.
가곡 ‘비목’에 등장하는 현장 또한 갈 수 없는 땅에 있다고
한다. 비를
맞으며 서 있는 비목앞에 잠시 숙연한 마음이 된다.





비목 -정일남 작곡 / 한명희
작사





초연히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바람 긴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지친 울어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척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갈 수 없는 땅 - 민통선

여러번
군부대와 연락한 끝에 들어갈 수 있었던 민통선. 어렵게 들어온 곳에서
북한강의 물줄기와 북녘을 바라보고 싶었지만, 마침 비가 내린 산의
하얀 안개에 가리워져 그 강물과 그 땅은 보이지
않고....안타까운 마음만 더해 간다.

그래도
산 너머 어딘가에서 남으로 남으로 내려오고 있을 북한강의
물줄기를 상상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돌아섰다.


바다로 가는 먼길 - 전남 영광
방송일: 20031207
동영상 :

바다로 가는 먼 길 - 전남
영광





출연자 : 소리꾼 이선희(26)

어부의
딸로 태어나 소리의 길로 들어선 이선희씨. 바닷가에서 자랐고, 바다를
떠남으로써 그녀의 가슴에 더 큰 바다가 들어있음을 알았다. 바다는
유년의 그리움을 확장시키고 꼭 그만큼 노래를 사랑하게 한다. 사람의
가슴속에 향기가 번지는 그런 노래를 하고 싶다는 이선희씨. 바다와
만나는 걸 늘 꿈꿔왔던 그녀의 이번 여정은 전남 영광이다.





삶의 내력들이 붐비는
시골버스정류장





서울서
세시간 반.

영광을
만난다.





그리고
내가 그리워하고, 또 내가 기억할 풍경들을 만난다.

질박한
남도 사투리와 버스를 기다리는 투박한 사람들의 표정...

사람을
따라 차부(정류장)까지 밀려들어온 어물들...





꼴뚜기, 전어, 엽삭, 모치라 불리는 숭어새끼, 서대,
간재미......사투리로


이름 하나씩 갖고 있는 생선들이다.

이렇듯
영광의 첫 인상은 사람과 바다생선이 주는 싫지 않은
비린내다.







영광에 오면 꼭 뵙고 싶었던 공옥진
선생님



영광에
오면 꼭 한번쯤 뵙고 싶었던 분이 있다. 읍내 사거리, 재래시장을 지나
골목 끝 동네 아이들에게 물어봐도 쉽게 알려주는 분, 바로 공옥진
선생님이다. 이렇듯 작은 체구에 수많은 사람을 울고, 웃게 만드시는
소리의 에너지가 있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녹녹치 않으셨던 당신의
삶...그 내력에서 나왔기에 더욱 소중하다.





소박한
포구마을 설도에 풍기는 젓갈냄새





호젓한
억새 오솔길....그 끝...이선희씨는 바다와 만나는 이 지점...결코 큰
항구가 아니지만 낡은 목선들이 오가는 이런 갯내나는 작은 포구가 더
정겹다. 설도라 불리는 곳이다.

원래는
‘누운 섬’이었는데 식민지 시절 ‘눈섬’으로 일본인들이 잘못 표기를
하면서 ‘설도’라 불렸다는 곳. 요즘 이곳은 김장을 앞두고 젓갈의
시절이 됐다. 이름도 반가운 밴댕이, 숭어, 쭈꾸미, 전어, 황석어.
아낙들의 손놀림을 거쳐 소금과 버무려져 두어 달,,,젓갈들은 곰삭고
곰삭아 생선의 맛이 아닌 바다의 맛으로 변해간다. 젓갈은 바다의 맛인
것이다.







을씨년스러운 염전들, 그 바다의 휴식



영광은
천일염으로 유명한 곳이다. 사람들은 소금을 ‘온다’라고 말한다. 해와
바람과 바다가 만들어낸, 그래서 천상 자연과 동업해야만 얻어질 수 있는 게 소

금이다. 천일염 속에는
짠 맛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단맛, 쓴맛, 신맛 등 오미감을 다 갖고
있다. 천일염은 거대한 갯벌이 만들어낸 바다의 양식이다.





삶의 내력처럼 굽이굽이 이어진 77번 국도변에서
잠시 빈둥거리며





바다와
함께 걷는 길이 아름답다... 칠산바다....





나는
바다를 보면서 잠시 빈둥거려 본다.

버스도
기다려 보고, 노래도 흥얼거려 본다.





나는
목포에서 자랐고, 15세에 서울로 올라갔다.

목포의
기억은 소리였다. 유치원 때부터 소리를 배웠고,,,소리의 길로
들어섰다.

아버지는 어부셨고,,,나는 가끔씩 아빠를 따라 바다에 나가
모치를 잡았다.





날씨
좋은날 바다는 장판바다였다. 미동도 하지 않는 바다,,,

거기에
햇살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은비늘을 보면 현기증이 났다.





영광굴비,법성포구의 기억



77번
해안도로의 끝에 아름다운 항구가 있다. 굴비냄새가 포구를 감싸고 있는
법성포다. 얼핏 보면 법성포는 포구라기보다,,,,육지에 들어온 배들의
정거장 같은 곳이다. 온통 갯벌을 물들이는 행자꽃 사이 배들이 하나둘
어깨를 들이대며 들어오고 나간다. 법성포는 옛시절 굴비의 포구였다.
지금도 이곳에서는 굴비걸게라 하며 수많은 굴비들이 길가에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포구의 기억을 따라 섬마을 송이도로
간다.





법성항에서 차로 10여분.... 바닷마을의 예쁜 포구가 또 하나
나타난다. 계마항이다. 표를 끊어 송이도로 향한다. 배로 1시간 40분...
송이도 가는 길이 요모조모 아름답다.

송이도, 그 해안가에서 만난 몽돌들은 가지런한 색과 모양으로
파도가 일 때마다 자갈자갈 소리를 낸다.

그리고
산모퉁이에 앉아있는 조그맣고 예쁜 학교. 전교생이 6명인
송이분교다.









눈물겨운 바다사람들, 삶의 이야기로서의
초분



팽나무처럼 오랜 세월 굴곡진 세월을 살아냈을 것이다. 이런
외딴 섬에서 어부로 산다는 것은... 송이도엔 그런 삶들이 질기게
만들어낸 문화가 있다. 초분이다.

초분은
말 그대로 풀로 만든 무덤이란 뜻이다.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초분은
험한 뱃일 나간 자식들이 수일씩 안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때
부모가 돌아가시면 어쩔 수 없이 장사를 지내지 못해 부모를 임시묘에
안치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요즘과 달리 연락할 방법도,
부를 방법도 없던 시기 그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칠산바다를 배경으로 놓여있는 앉은뱅이 초분...

이렇게
칠산바다는 바닷사람들 속에 남아있다.





그리운 칠산바다의 기억 - 굴비노래





어여차
어여차 닻 둘러매고 / 칠산 바다에 돈 실러간다

어어어어 어하요 / 궁마궁마궁마 / 어뜬 사람은 팔자가
좋아

부귀로
잘사는디 / 우리는
어쩌다 보니 / 이 놈의 배만 타먹고 산다....<중략>





어어어어 어하요 / 바람아 강풍아 불지를 말어라 / 우리
영감님 칠산바다로


실러 나갔다 / 어어 어어 어하요






느티나무를 지고, 고목처럼 서있는 흙집 아래 김씨 할머니가 사신다.
이곳에 시집와 사는 내력 이야기 하면 책 몇 권쯤 꺼낼 만큼 사연 많게
살아오셨던 할머니...

어부의
아내로 산다는 것은 따지고 보면 어부로도 살아야 하고, 아내로도
살아야 하고, 어머니로도 살아야 하는 눈물겨운 삶이었다. 그것이 바다를 살아


사람들이다.

그네들의 삶이 진하게 담겨있는 굴비노래를
들어본다.





바다위 악보처럼 떠 있는 점점의 섬들





굴비노래를 귀에 담고 찾아간 칠산바다. 예부터 우리나라
최대어장이라는 칠산바다는 섬이 일곱 개가 있다고 하여생긴 이름이다.
칠산바다에 올라본다.

부표처럼....시집간 언니처럼 서있는 바다의 섬 식구 일곱
개.

거기엔
이제 수많은 괭이갈매기들이 둥지를 틀고 산다.



바다,,,잔잔하지만 수많은 삶의 노래와 여정을 속에 담고 있는
바다다.


안에 고기들을 숨기고, 조개들을 숨기고....옛 어부들의 한을
숨기고,,

그저
망연하게 햇볕을 받아내고 있는....





그런
묵묵한 바다를 또 다시 가슴에 담기로 한다.





그리고 나는 삶의
향기를 가슴에 담고 사는 소리꾼이 되고 싶다.


기차는 멈추어도... 경북 문경
방송일: 20031214
동영상 :

기차는 멈추어도....

- 경북
문경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교수, 홍유진.

매년 그녀가 배출해낸 연기자만해도 수십명이다. 저마다
영화 또는 TV에서 마음껏 기량을 뽐내고 있는데... 그녀는 올 한해도
교단에서 무대에서 열정을 뿜어내며 숨가쁘게 달려왔다.

2003년이 저물어가는 이때, 방금“두 여자 두
남자”공연을 끝낸 그녀의 여행길을 따라가 보자.

그녀가 찾아간 곳은 다름아닌 고향 문경. 신비하고도 재밌는
전설이 가득한 곳이다.

경북의 선굵은 계곡바위와 닮아있는 그녀에게 이번 여행은
문경의 색다른 모습들을 안겨줄 것이다.









* 기차는 멈추어도 길은
계속되고

오랜만에 고향에 들어선 홍유진. 기차에서 내리자 그녀를
반겨준 건 익숙한 고향의 냄새다.

지금은 경북선만 오가는 역이지만 예전에는 여기서 문경선이
시작됐다....

문경지역의 탄광이 줄줄이 폐광되면서 문경선이 멈춘지 6년째.
더 이상은 가지 않는 기차. 점촌역에서 시작된 문경선이 거쳐가던 곳.
역사는 이제 텅 비었고 쓸쓸함만 남아있다.


텅빈 쓸쓸함을 문경사람들은 지혜롭게도 폐선된 철로에 레일 자전거를
만들어 채워넣다.

진남역에서 가은역까지 9.6km. 달리는 데만 2시간이나 걸리는
이 레일 자전거는 재미와 함께 생각에 잠기게 한다.







* 석탄박물관에서 옛 문경의 영광과
쇠락을 생각하다

문경에 예전의 모습은 광산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 광부들의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 석탄박물관을
지었다.

실제 탄광처럼 꾸민 곳에서 광부 밀랍인형들이 일하고 밥먹는
모습과 탄광 속 전화기, 안전모가 전해주는 느낌이 퍽
애닯다.

박물관 바깥으로 보이는 몇채의 집들은 이제 아무도 살지
않고...

오랜만에 와 본 고향의 모습이 하염없이 길을 걷게
한다.







* 문경새재의 역사적 전설이 담겨있는
산, 주흘산에서의 일출

어둠 속 산의 정상에 서자 고된 산행의 피로는 가시고 이윽고
안개들의 군무가 시작된다.

수려한 장관을 뽐내는 주흘산. 그 속에서 떠오르는
해.

장대한 자연앞에 .







* 사극보다 더 풍부한 전설의 고장
문경

문경에 오면 꼭 넘어야 할 재, 문경새재.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길에 꼭 지나갔다던 길을 지나간다.
돌이 켜켜이 쌓여져있는 책바위와 그 뒤 감투모양의 감투바위, 솟대,
그리고 아름다운 조곡폭포. 이 길을 지나야만 과거에 급제한다는 풍월에
한양으로 가는 길목인 이 길이 북적였다고...

조령원터 들어서고 조령원터는 여관으로 문경새재 넘어갈때
쉬어가는 곳이었다. 주막에서 술도 먹고 지친 말에게 밥도 주던
곳....

왕건이 견훤 군사를 쫓다 찾아냈다는 길도 있다. 이른바
토끼길.

견훤을 쫓던 왕건이 막다른 길에 다다르자 고심을 하다가
무심코 지나가는 토끼를 따라 가봤더니 길이 생겼다하여
토끼길이다.







* 문경하면 떠오르는 곳, 드라마 왕건
세트장.

문경의 명소가 된 드라마 왕건 세트장. 세트장에 들어서자
옹기종기 모여있는 초가집들에 사람이 살 것만 같고... 지금
세트장에서는 초가집 지붕에 볏집을 새로 덮는 작업이 한창이다. 드라마
세트장도 겨울나기에 열심이다.







* 전설의 계곡 선유구곡과 깊은 산골
옹달샘찾듯 선유동 마을

선유동 계곡 학천정. 학천정 아래 계곡에서 징검다리를
놓아가며 어릴적 추억에 젖어본다.

학천정부터 백미터 간격으로 9개의 비석이 있어서 선유구곡.
세심대와 김씨 성을 가진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있는 이 바위는 동학난시
퇴각하던 순천 사람들(순천 김씨)이 문경으로 들어왔던
흔적이다.

동학난때 피난 온 사람들 50가구가 살았다는 선유동 마을.
지금은 6세대밖에 없다.

구곡을 안내해주던 아저씨, 후덕한 시골 인심을 보여주시고..
오랜만에 고향찾은 객 아닌 객의 마음도 따스해진다. 그러나 해는
떨어지고 객은 다시 길을 떠나고...







*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리고 나니 아름다운 폭포가 발을
붙잡는다.

5살때부터 광부셨던 아버지를 따라 낚시를 했다는 홍유진.
어렸을적 아버지께서 손수 만들어주신 바구니를 허리에 매달고 낚시를
해본다.







* 문경이 빚어낸 도자기

문경에는 8대째 도자기를 만드는 장인집안이 있다. 옛날부터
도자기촌으로 유명했던 문경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조선요.

처음 해보지만 직접 그림도 그려넣고 구워보기도 하고 제사도
올린다.

오색빛깔로 타오르는 불. 불에도 여러 색깔이
있다.

여행의 끄트머리에 다시 와본 조선요. 드디어 가마를
열고...







* 김용사에서 맞이하는
새벽.

새벽 범종치는 스님이 하루를 알리면 비로소 사찰은 잠에서
깨어난다.

새벽 산사 산책하고 스님이 안내하는 마애약사불도
구경한다.







*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
용추계곡

계곡이 많은 문경이 숨겨둔 절경중의 절경
용추계곡.


마리의 용이 승천하였다는 전설을 간직한 용추계곡은 실제로 용이
승천하면서 남겨놓았다는 용비늘 자국도 선명하다.

널찍한 넓적바위 위에서 여행은 끝이 나고 길은 다시
시작된다.

산수와 사람이 서로 닮아 아름답다-전북고창
방송일: 20031221
동영상 :

산수와 사람이 서로 닮아 아름답다.

출연자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넘나드는 음악의 자유인 테너 박인수와
전북 고창을 찾는다.





학원농장 보리밭

10만평이 넘는 대규모 보리밭.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보리가
푸른 잔디처럼 넓디넓은 평원을 물들이고 있다. 보리 이삭이 패고
출렁이는 사월까지 학원농장의 보리밭은 겨울 속의 푸른 초원으로
우리를 반긴다.









무장읍성

동학군의 첫봉기가 시작된 유서깊은 읍성은 성곽안에
초등학교가 들어서면서 아이들의 놀이터도 되고 등하교길도 된다. 어린
생명들이 빚어내는 작은 평화가 비운의 역사를 다독거리는 시골 읍성의
겨울 오후... 성악가 박인수는 유년의 꿈에 젖는다.





고창 앞바다 동호 해수욕장

소나무
방풍림이 바람을 막아주는 동호 해수욕장은 서해안의 작은
해수욕장이다. 소금밭이 장관을 이루는 해리면의 염전들. 쓸쓸한 겨울날 .
씨앗을 떨군 갈대가 바람 속에 흔들리는 풍경이 아름답다





죽도

심원면
만돌리에서 하루 한번 썰물이 들면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섬
죽도가 있다.

아저씨
한분이 주민의 전부지만 식구처럼 키우는 소 두 마리가 있다.죽도에서
바라보는 변산반도의 풍경과 단단하고 찰진 갯벌. 인근의
김양식장과 물이 빠지면 길이 되고 물이 들면 바다가 되는 섬주위를
둘러본다.







첫눈오는 날 선운사



동백이
필때 가장 아름답다는 선운사. 하지만 어떤 이는 선운사 계곡의 녹음을
최고로 치고 또 어떤 이는 가을 단풍을 최고로 친다. 그러나 선운사
가까이 사는 고창 사람들은 눈오는 선운사가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첫눈
내리는 날의 선운사는 그림처럼 고요하고 적막하다. 불법의 영토처럼
아름다운 겨울 선운사의 진수를 맛본다.

도솔암
가는 길에서 마시는 차 한잔. 찻잔 속에 낙원이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세상을
새로 열수 있는 비결이 있다는 전설을 가진 도솔암의 마애불과 도력깊은
기도처인 도솔암 내원궁. 백파선사비. 같은 선운사의 숨겨진 유적들을
찾아가는데 낙조대에서 바라본 선운산의 전경이 웅혼하다. .



모양성
(고창읍성)

햇살
따사로운 겨울 아침 공북루를 들어서면 모양성이다. 고창 읍성으로도
불리는 모양성을 100년 왜구의 침략을 막고 고을의 공무를 집행하던
읍성을 모습을 오롯이 복원해낸 볼거리다. 읍성의 대숲에서 듣는 테너
박인수의 가곡이 마음을 울린다.



동리 신재효 고택

인근에
동리 신재효의 고택에서 광대와 기생의 음악으로 천대받던 판소리를
예술로 세계로 끌어올린 그의 삶의 자취를 돌아본다. 사라진 것들의
무덤처럼 어두침침한 박물관과는 전혀 다른 활기찬 판소리 박물관의
진열대 속에서
위대한 이론가의 생애를 엿볼 수 있다.



판소리 전수관

판소리
명창을 줄줄이 배출하 예향답게 이곳에는 판소리 전수관이 있고 배우는
아이들도 많다.그곳에서 벌써 몇해째 우리 소리와 성악의 발성법을
접목하고자 하는 노성악가의 고민과 흥겨운 노래를 듣는다.

판소리 가락을 뽐내는 아이들의 열정은 고창군이 갖고
있는 또다른 보물이다.





조각공원



대학동창으로 만나 결혼을 하고 조각 작업을 하기 위해 귀향한
조각가 부부의 넓은 앞마당에서 조각품을 감상하고 언제나 청년일
수밖에 없는 예술가로서의 포부를 나눈다.

시간이 흐르는 바다 - 강화도
방송일: 20031228
동영상 :

시간이 흐르는 바다 - 강화도




이번주 그곳에 가고 싶다에서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이자

마라톤 감독인 황영조씨가 함께합니다. 강원도 삼척이 고향인 황영조씨에게 해

는 떠오르는 것인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서해 바다에 해가

내려앉은 모습은 또다른 태양의 진가를 실감케 합니다.

2003년 마지막 여행지는 시간이 흐르는 바다가 있는 곳, 강화입니다.










- 겨울 들판을 나는 새들

서울과 강화를 잇는 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수많은 새떼들이 황영조를 반긴다.

인적 없는 들판 위를 가득 메운 새들의 괴성에 짐짓 놀라면서도 한참을 올려다

본다.




- 나녀상의 슬픈 전설이 서려있는 곳, 전등사

인천 강화군 화도면에는 강화도의 주봉을 이루는 마니산이 있고 이 산의 한 줄

기는 북동쪽으로 뻗어 길상면 온수리에 이르러 다시 세 봉우리를 형성하였는데

이것이 정족산이다. 전등사는 바로 이 정족산성 내에 있는데 외적의 침입을 막

은 삼랑성 안의 전등사는 슬픈 전설을 가지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대웅전

처마끝의 나녀상. 처마 네 귀퉁이에서 힘겹게 대웅전의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살색의 나녀상은 나부상의 전설이 서린 조각물이다. 이 절을 중수할 때 대웅전

건립에 참여한 도편수가 공사중에 마을의 여인과 사랑에 빠졌고 도편수는 공사

가 끝나면 그 여인과 살림을 차릴 결심으로 공사 노임을 모두 그 여인에게 맡겼

다. 그러나 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그 여인은 다른 남자와 도망쳐 버렸다. 그리

하여 도편수는 대웅보전의 네 귀퉁이에 그 여인의 나체상을 조각해 넣어 무거

운 지붕을 떠받들게 했다. 그곳에 나체상을 조각해 넣은 도편수의 심정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 강화도의 자랑, 마니산

단군이 제를 올렸다던 참성단이 있는 마니산은 전국체육대회의 성화가 채화되

는 곳이기도 하다. 강화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 마니산. 인천 앞 넓은 바다

와 강화도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마니산에 황영조가 오른다. 어린시절부터

마라톤으로 단련된 몸인데도 한 겨울의 새벽 등산은 그도 어쩔 수가 없나보다.

참성단에 올라서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뜨는 서해의 일출을 보며 동

해의 일출과는 색다른 기분에 휩싸인다.







- 작고 아름다운 섬, 석모도

작고 아름다운 섬, 석모도로 가는 배편에 몸을 실었다.

일몰이 아름답고 산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어 경치가 좋아 영화 “취화선”“시월

애” 등 많은 작가주의 영화감독들이 찾은 곳이다.

석모도는 섬 자체의 아름다움도 아름다움이지만 유일한 관음 사찰인 보문사가

그 아름다움을 보탠다. 거대한 암벽속을 파고 들어가 조성된 석굴 법당과 산 정

상의 눈썹모양 바위에 새겨진 대형 마애석불 등 석모도의 제일 자랑거리는 보

문사다. 그 다음으로 민머루 해수욕장. 자연의 고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민머

루 해수욕장은 석모도에서 하나밖에 없는 해수욕장으로 썰물때면 갯벌이 드러

나 각종 어패류를 채취할 수 있는 생태계의 보고다. 민머루 해수욕장에서 또 한

번의 해넘이를 보는 황영조. 여행을 통해서만이 볼 수 있는 해다.




- 자전거로 달리다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는 강화도. 산악 자전거팀과 함께 자전거 하이킹을 한

다. 마침 자전거 타기 딱 좋은 날씨. 여행길에 날씨가 도와주는 것만큼 고마운

일도 없다. 산기슭을 넘나드는 자전거 동호회원들에게서 빠져나와 빙판 진 논

두렁 위의 썰매타는 아이들을 만난 황영조. 자전거는 잊고 즉시 썰매로 갈아탔

다. 몇십년만에 처음 타보는 논두렁 위의 썰매는 그를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게

한다. 옛 추억을 경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여행이다.




- 쉬다 걷다 들르다, 심은 미술관

폐교된 초등학교를 개조하여 만든 심은 미술관은 학생 감소로 폐교된다는 소식

을 들은 이 학교 졸업생인 심은 전정우 선생이 설립한 미술관이다.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가치와 의미가 서려있는 아름다운 고장 강화의 유일한 미술관인 이

곳은 아이들의 작품과 서예, 서양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한번 쉬어가고 산책하다 들르는 그런 편안한 미술관이 되는 것인 바램이라는

선생. 미술관도 여느 미술관과는 다르게 감상용 미술관이라기보다는 함께 즐기

는 미술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심은 미술관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것!! 2층 전시

실 옆에 다향만당(茶香滿堂: 다산 정약용의 시 제목으로 ‘차 향이 가득한 곳’이

란 뜻)이라는 쉼터가 있는데 이 곳에서는 미술관에서 직접 만든 전통차를 마시

며 쉴 수 있다.

언 몸을 녹이며 난로 주위를 떠날 줄 모르는 황영조. 몸과 마음이 따뜻해져 쉽

게 떠나지지가 않는 곳이다.







- 나라를 지키다, 광성보와 갑곶곤대

강화군 강화읍 갑곶리에 있는 고려시대 요새 갑곶곤대를 비롯하여 조선 효종 9

년(1658년)에 설치된 해안수비 진지로 신미양요(1871년)때 강화해협을 거슬러

오는 미국 함대와 격전이 벌어진 곳, 광성보.

섬 전체가 문화유적지인 강화에서 주변 강대국과 열강의 세력에서 나라를 지키

는 데 요새역할을 한 이곳은 엄숙한 역사가 있는 곳이다. 지금은 역사는 사라지

고 나무만 남아 주위 풍광을 감상하며 걸어도 좋은 곳이 됐다.




- 가장 가까이에서 북쪽을 바라보다, 애기봉과 연미정

한반도에 그의 발자국 안 닿은 곳이 있을까?! 마라토너 황영조도 못 가본 곳이

있다. 바로북쪽땅.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여 한 줄기는 서해로 한 줄기는 강화

해협으로 흘러 그 모양이 마치 제비꼬리 같다 하여 연미정인 이곳에서 황해도

개풍군이 훤히 보인다.

북한 땅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 애기봉 역시 전망대에 들어서자 북녘땅

이 바로 코 앞이다. 애기봉은 병자호란때 평양감사와 기생인 애기와의 슬픈 일

화가 서려있는 곳인데 지금은 북녘땅을 육안으로밖에 볼 수 없는 실향민들의

절절한 안타까움이 서려있는 곳이다.




- 마지막 일몰, 적석사 낙조대

해넘이 명소로 꼽히는 적석사 낙조대. 멀리 석모도가 한 눈에 들어오고 호수같

은 고려저수지가 내려다이는 낙조대에 서서 지는 해를 보며 여행을 마감하고

한 해를 마감한다.

“선수 은퇴를 하고 바쁘게만 살아왔는데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

다. 좋은 기회인거 같아서 좋았습니다”


해오름의 바다에서 - 관동팔경
방송일: 20040104
동영상 :

<그곳에 가고 싶다> 2TV 2004년 1월 4일 아침 6시




해오름의 바다에서 - 관동팔경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숫자 팔자(八字)를 좋아하는 우리 민족. 전국 방방

곡곡 산 좋고 물 좋은 곳을 팔경을 꼽아 즐겼다. 팔방미인(八方美人)하면 다방

면에 소질있는 사람을 뜻하듯이 팔경(八景)이라함은 그 지역 자연경관의 정수.




경치가 좋은 곳이면 으레 누각과 정자를 세워 자연과 하나됨을 기뻐하고 그 감

흥을 시와 노래, 그림으로 남겼다고 하는데.... 관동팔경은 정철의 ‘관동별곡’에

서도 찾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팔경의 하나로 현재 북한 지역에 있는 총석정,

삼일포와 남한에 있는 청간정, 낙산사, 경포대, 죽서루, 망양정, 월송정이 꼽히

고 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려 했던 선조들의 고운 심성이 녹

아있는 관동팔경.




동해안 7번국도를 따라 아나운서 전인석이 관동팔경을 찾아간다. 울진의 월송

정에서 고성의 청간정까지...또 갈 수 없는 땅에 있는 총석정, 삼일포를 그리며

해오름의 바다에서 희망을 본다.







해오름의 바다에서 - 월송정(울진군)




머리털 절반 희어 예 놀던 곳 찾아오니

솔은 늙지 않았구나 푸르고 푸른 네 모습아

- 안축의 시 중에서...




관동팔경 중 제일 남쪽에 위치한 울진군 월송정. 누각의 전경은 빼곡히 들어찬

송림과 넘실대는 바다, 그리고 떠오르는 태양이 채우고 있다. 지난해의 안 좋은

기억을 떨쳐버리려는 듯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은 희망으로 다가온다.




하늘의 끝을 바라보다 - 망양정(울진군)




동쪽 하늘의 맨 끝을 내내 보지 못하여 망양정에 올랐더니,

바다 밖은 하늘이니, 하늘 밖은 무었인고?

- 송강 정철의 ‘관동팔경’ 중에서...




파란 하늘은 바다에 닿아있고, 바다는 끝없이 펼쳐져 있는 동해. 역동적으로 움

직이는 바다는 세파에 찌들고 지쳐 주저앉지 말라고 하는 것만 같다.




관동 제 1루 - 죽서루(삼척시)




진주관 죽서루 아래 오십천의 흘러내리는 물이,

그 물에 비친 태백산의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가니,

차라리 이를 한강 옆의 남산에 닿게 하고 싶다

- 송강정철의 ‘관동별곡’ 중에서...




대해를 바라보지 않고 서쪽으로 두타산과 태백산이, 절벽아래로 오십천의 물굽

이가 조화를 이루는 죽서루는 바다를 중심으로 서 있는 관동팔경과 남른 경치

를 가진 곳이다. 율곡과 숙종, 정조가 그 아름다움을 칭찬했던 죽서루.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고풍스러움이 더해진 누각을 차라리 한강을 바라보게 하고 싶다.




추암의 바다 - 추암해수욕장(동해시)




매년 이맘때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서 추암의 바닷가로 사람들이 몰려든다.

아직은 한적한 한낮의 바다에는 기암괴석들만 파도를 맞이하고 있었다. 이곳에

서 새해의 소망들은 하나씩 쌓여만 가고....




고승의 염원이 서린 성지 - 낙산사 의상대(양양군)




상서로운 구름이 마구 피어나는 듯, 여섯 마리 용이 해를 떠받치는 듯, 바다에

서 해가 떠날 적에는 온 세상이 흔들리더니, 하늘에 치솟아 뜨니 가는 터럭도

셀 수 있을 만큼 매우 환하다

-송강정철의 ‘관동별곡’ 중에서...



왜국의 침입이 잦았던 당시 범어사를 창건한 의상대사가 나라의 안녕을 위해

동해를 바라보며 기도했다는 이야기가 서린 의상대. 고승은 가고 그 자리에는

그를 기리며 동해의 풍광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누각이 세워졌다. 노송은 언

제나 푸른 빛으로 찾아오는 이에게 그 때의 일을 기억하게 하고....




의상대사의 기도는 낙산사의 건물과 담장, 석탑의 빛깔에서도 느껴지고, 찬찬

히 둘러보는 시선은 따사롭기만 하다.




다섯 개의 달이 떠있으니... - 경포대(강릉시)




경포대에는 달이 다섯 개가 있으니,

하늘에 떠있는 달

출렁이는 호수 물결에 춤추는 달

파도에 반사되어 어른거리는 달

정자 위에서 벗과 나누어 마시는 술잔 속의 달

벗(님)의 눈동자에 깃든 달이다.




오랜만에 만난 벗, 윤천금씨와 함께 오른 경포대의 밤. 하늘과 바다, 호수, 술잔

, 벗의 눈에 달이 뜬다는 경포대는 밤은 그대로 그림이 된다. 혼자 즐기는 것이

아닌 벗과 함께하는 여행은 나눌 수 있어 더 행복하지 않을까.




그곳에서 만난 벗 - 윤천금씨




자그마한 까페를 경영하는 가수 윤처금씨는 처음 방송일을 하던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막역한 사이. 추억의 서랍에서 꺼내본 예전의 사진과 LP판들, 그 때의

웃음들, 노래들이 어제의 일처럼 다가온다.




강릉의 바다가 세찬 파도로 출렁일 때면 물결을 따라 올라온다는 황태를 낚으

러 가자는 벗의 제의. 밤낚시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얼큰한 매운탕과 소주는

끝없는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신선이 놀고 갔다는 그곳 - 청간정(고성)




수십길 높이에 자리 잡은 정자는 파도가 암석에 부딪히며 부서지는 장관을 연

출한다. 태백의 준령과 동해가 만나는 이곳에는 신선들이 놀고 갔다는 전설이

내려오고.....이 땅에서 마지막으로 위치한 관동팔경에서 동해를 바라본다.




강원도의 바다 - 거진항




명태잡이로 유명했던 거진항, 이제 명태는 잡히지 않고 양미리로 이름을 날리

는 곳이 됐다. 끊임없이 들어오는 어선이 양미리가 달려있는 그물을 풀어놓으

면 익숙한 손길로 양미리를 떼어내는 아낙들의 모습이 항구를 가득채운다. 칼

같은 바람이 아낙의 고운 손을 뭉툭하고 거칠게 만드는 동안 그들은 어촌에서

태어난 자식들을 서울로 보내 공부시키고 가정을 꾸리도록 했다. 거친 파도와

바람과 시린 겨울을 수 십년 넘겨온 그들과의 대화에서 강인한 강원도 사람들

의 삶을 배운다.




볼 수 없는 관동팔경 - 총석정과 삼일포




예로부터 관동팔경의 하나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던 총석정과 삼일포는 북녘의

땅에 있다.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에 잠시 통일전망대에서 북쪽을

바라보는데.....언젠가 그 땅을 밟을 수 있는 날 온전히 관동팔경을 다 볼 수 있

으리라.

하늘로 열린 바다 - 충남 보령
방송일: 20040111
동영상 :

하늘로 열린 바다 - 충남 보령




바다가 하늘로 열리면, 그 곳에 길도 열린다. 겨울의 쓸쓸함과 정적조차 잊게

하는 바다와 하늘, 그리고 그 둘의 조우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내지르게

하는 곳, 충남 보령, 그 곳을 찾아간다. 40여년간 섬세한 펜터지 그림과 풍부한

유머로 세상만사, 모든 희노애락을 만화에 담아온 강철수와 함께이기에 더욱

풍요로운 여행이다.




무창포 바닷길




무창포는 매월 음력 보름과 그믐 사리 즈음 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석대도까지

“S"자 모양의 우아한 곡선을 뽐낸다. 무창포는 또한 자신을 열어 1.5km의 바닷

길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그 곳을 거니는 기쁨을 제공하는 넉넉한 마음도 지녔

다. 1시간 20분 정도 열려 우리 앞에 펼쳐지는 바닷길이 아름답다.




대천해수욕장, 대천항




바다와 항구에 가면 자연의 생동감과 그 곳에서 열심히 살아나가는 사람들의

생명력으로 활기가 넘친다. 무창포 바닷길의 북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대천 항

은 그러한 바다와 항구의 특징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곳이다. 부두를 가득 메

운 어선과 어민의 삶이 갓 잡은 활어만큼이나 싱싱하다. 이 곳은 월산도를 비롯

외연도, 삽시도, 녹도 등으로 떠나는 여객선의 출발지이며, 또한 도착지로 우리

의 지친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보령호




성주산과 아미산의 계곡물이 흘러 서해로 굽이치는 웅천천을 막아 세운 보령

댐, 이제는 거대한 호수인 웅천천이 되었다. 이 곳은 산과 물, 길과 안개가 혼연

일체가 되어 지나가는 사람의 발길을 잡는다. 이 아름다운 자연에 우리네 인간

도 함께 섞일 수 있을까. 보령호의 물안개와 기막힌 자태를 찾아가 함께 섞일

수 있길 기대해본다.




성주사지




보령 성주산 남쪽 기슭에 있는 9산선문의 하나인 성주사가 있던 자리, 백제 법

왕 때 처음 지어졌다, 당시에는 오합사(烏合寺)라고 부르다, 신라 문성왕 때 당

나라에서 돌아온 낭혜화상이 절을 크게 중창하면서 성주사라고 하였다. 산골에

자리잡고 있는 절이지만 통일신라시대의 다른 절과는 달리 평지에 자리하는 가

람의 형식을 택한 성주사지. 이제는 흔적만 남아 있는 빈자리지만, 그 빈터가

주는 사라짐이야말로, 다시 시작하라는 희망적인 역설이 아닐까?










남포벼루




보령은 예로부터 돌이 유명한 곳이다. 장인 정신으로 대를 이어 벼루를 깎는

부자와 40년 동안 만화를 그려 온 중노의 만화가 강철수, 그들의 대화가 궁금하

다. 한 길만을 옹골지게 걸어온 두 사람의 대화는 빨리빨리 신드롬에 젖어 있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진한 교훈으로 다가온다.






무량사




세월을 고스란히 맞고 서 있는 몸 하나, 무량사를 절간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의연하고, 그 몸짓이 간절하다. 배흘림 기둥이 받치고 선 팔작 지붕, 단청의 바

랜 빛깔은 또한 고즈넉하다. 그 간절함과 아련함을 방문하고 간절한 중생의 마

음이 그대로 담긴 흙으로 빚은 보살, 중앙아미타불을 만난다.




호박술




어스름이 내린 저녁, 청라마을의 고여사를 만나러 간다. 고여사 혼자만이 알고

있는 호박술의 비법이 궁금하다. 저녁에 취해, 술에 취해, 아름다운 자연과 고

여사를 만난다.




오천읍성




조선 중종 5년(1510)에 서해안 방어기지의 하나로 쌓은 성인 오천읍성. 이 곳

은 구릉 주변에 성을 쌓아 성밖과 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아주 전망 좋은 곳이

다. 백제 때부터 배가 드나들어 일본과 중국을 향한 교역항의 역할을 하던 오천

항은 조선 시대에 와서는 충청도 수군절도사영이 있던 수영이 있어 군사적 중

요성이 더욱 강조되었던 곳이다. 이 곳에 찾아가 옛 유적에서 느낄 수 있는 혼

을 느껴본다.




천북면 굴




아낙들의 분주한 손놀림에 그 모습을 드러내는 먹음직스러운 굴. 천북면 갯

벌에서 아낙들의 굴 채취 광경을 바라다 본다. 오로지 노동한만큼, 그 댓가인

굴을 채집하는 아낙들에게서 그 어떤 유명한 학자나 정치인에게서도 배울 수

없는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배운다.




그리운 그 겨울 산 - 설악
방송일: 20040118
동영상 :

그리운 그 겨울 산 - 설악




일찍이 수많은 예술가들은 청춘을 예찬했다. 듣기만 하여도 설레고 역동적인

힘을 발산하는 생의 가장 찬란히 빛나는 이름, 청춘.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많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시기, 청춘.




이번주 그곳에 가고 싶다에서는 동갑내기 단짝 친구 옥자영(서울여대,23), 이

하예(숙명여대,23) 학생이 겨울여행의 오아시스, 설악으로 떠난다. 대학시절

마음 맞는 친구와 떠난 여행은 세상을 더 넓게 보고 생각을 풍요롭게 해 준다.

시간이 흐른 뒤 삶이 고단하고 지칠때 그 시절 기억은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

기도 하는데... 이번 여행에서 설악은 청춘에게 무엇을 줄 것이며 이들은 가슴

속에 무엇이 남을까. 외설악을 중심으로 그 일대를 여행했다.







- 영금정 일출에서 여행은 시작되고...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면 신묘한 율곡이 들려오고... 이 소리가 마치 신령한 “거

문고” 소리와 같다고 하여 영금정이라 불린다. 크고 넓적한 바위들에서 바라보

는 동해바다. 수면위로 올라오는 해를 본다. 제대로 떠오르는 해를 본 아이들.

여행의 시작부터 운이 좋다.




- 새벽을 제일 먼저 여는 사람들, 동명항

속초의 대표적인 항구, 동명항은 사시사철 어느 때나 출어하는 배들과 고기를

손질하는 아주머니들로 바쁜 곳이다. 아침부터 부지런한 사람들은 출하한 고기

들의 값을 매기고 고기들의 주인을 찾느라 바쁘다. 이른 아침인데도 항구는 일

을 끝 마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 우리는 지금 설악으로 간다!!

남한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 사시사철 어느 때 오르건 찾는 이에게 감탄을

불러 일으키는 설악산. 그래도 눈 덮힌 겨울의 설악산만큼 비경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초행의 겨울산은 아무래도 무리인 듯 싶었는데 우연찮게 설악산 30년 지기 성

동규 사진작가 아저씨를 만났다. 풋내기 등산객의 산행이 한층 풍성해진다. 평

생 설악산과 함께 해온 사진작가 선생님과 쉬어쉬엄 올라가는 산행길. 오르는

중간중간에 설악산이 숨기고 있는 보물들을 만나게 된다.

신라 진덕여왕때 자장율사가 세운 설악산 초입에 위치한 신흥사와 와선대(臥

仙臺)·비선대(飛仙臺)·금강굴(金剛窟)·문수담(文殊潭)·오련폭포(五連瀑布)·양

폭포(陽瀑布)·음폭포(陰瀑布)·천당폭포(天堂瀑布) 등 설악산의 핵심을 이루는

천불동 계곡의 절경이 펼쳐진다.

하늘은 서서히 문을 닫고 깜깜해져서야 도착한 산장. 산장에서 먹는 라면은 맛

이 끝내주고. 아침 일찍 일어나 설악산 대청봉까지 오른다. 천칠백팔미터의 대

청봉 표지석에서 일제히 환호성을 내지르는 아이들. 때마침 해는 뜨고 마음은

숙원해진다.

대청봉을 밟았으니 이제 하산이다. 하산 도중 만난 설악산의 사람들. 설악산 안

에도 설악산이 좋아 산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 소청산장에서 30년간 살아온 산

장지기 아줌마와의 만남.

그리고 전국의 불교사찰과 암자 중 제일 높은 곳에 있다는 봉정암 등 산은 무언

가 계속 말해주고 있었다.




- 끝없는 황태덕장, 땀 흘리는 사람들을 만나다.

8만평의 황태덕장. 강원도 용대리에는 전국 소비량의 약 70%를 건조할 정도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 및 최고 전통의 덕장이 있다. 최고 규모답게 최고의 황태

건조 전문가들이 있는 황태덕장. 황태는 날이 차야 잘 마르는 법이라며 요즘 10

년만에 가장 따뜻한 겨울이라는 날씨를 걱정하시는 아저씨, 아줌마들. 그 곳에

서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을 보며 부모님 생각이 들고...




- 첩첩 산중에 숨은 진주, 미천골

맑은 시냇물 소리에 이끌려 들어간 곳, 미천골. 인적없는 계곡은 물소리만 들려

오고 그 소리를 따라가니 통일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불교사원이었던 선림원의

터가 보인다. 하지만 미천골이 숨겨놓은 진정한 보물은 미천골 양봉을 하시는

벌꿀 부부. 부친의 가업을 이어 50년째 400통의 벌을 키우시는 아저씨. 겨울이

라 벌들은 동면에 들어갔지만 자는 벌들을 깨워 직접 벌통을 들어 보여 주시고

꿀까지 떠주신다. 첩첩산중에서의 삶에 푹 빠져 사는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산골생활의 낭만에 젖어보고...




- 고향찾아 모인 사람들, 청호동(아바이마을) 사람들.

청초호의 모래톱에 자리한 청호동 일명 아바이마을이라 불리는 이 곳에 당도하

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아바이마을. 직접 겟배를 타고 “은

서”가 돼본다. 겟배를 타고서만이 들어갈 수 있는 아바이마을. 이곳은 6.25전쟁

때 월남했다가 미처 올라가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 살게된 곳으로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아 골목도 좁고 집들도 작고 지붕도 낮다. 아직 옛것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아바이 마을. 겉보기엔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이지만 가슴 속 그리움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 동해의 아름다운 석호, 화진포.

강원도 북부 해안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화진포. 갈대밭이 장관을 이루는 화진

포를 자전거를 타고 돌아본다.




- 동해의 마지막 머구리(잠수부) 아저씨를 만나다.

머구리 아저씨의 배에 타게 된 아이들. 바다에 들어가기 앞서 포금, 동판을 재

료로 한 헬멧에 납으로 된 방수복 등 무거운 장비를 입으시는 머구리 아저씨.

무거운 장비가 어깨를 짓누르지만 바다에서 그는 자유롭게 영위하며 채취한다.

동해에 마지막 남은 머구리 아저씨. 시간이 흐른 뒤, 동해에서 다시 아저씨를

볼 수 있을까.




- 더 이상 갈 수 없는 바다, 명파리 해수욕장

북쪽으로 갈 수 있는 제일 끝 해수욕장인 명파리 해수욕장. 겨울바다는 아무도

찾지 않아 황량함은 더해오고... 바다가 시작이 어디있고 끝이 어디있을까. 있

다 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 동해 바다는 분단과 함께 나눠져버렸다. 그

래도 바다는 남과 북을 넘나들지만 사람은 그러질 못한다. 군인이 지키고 있는

바다. 그 철책선에서 안과 밖은 너무 멀어져버렸다.



꿈꾸는 섬들의 바다 - 통영,거제
방송일: 20040125
동영상 :

꿈꾸는 섬들의 바다 - 통영 · 거제




바둑 하면 떠오르는 사람, 조훈현과 함께 바둑의 검은 돌처럼 흩어져 있는 섬들

의 바다 통영 , 거제로 떠나본다!




▶ 이색적인 느낌이 드는 곳! - 통영항

분명 우리나라가 맞고 그리 별다를 거 없어 보이는데 독특함이 풍기는 통영항!

이번 여행의 시작은 바로 이곳이다.




▶ 일출과 일몰 - 미륵산 & 달아공원

어느 곳에 가든 꼭 보고 싶은 게 있다. 바로 일출과 일몰이다.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최고다! 아무래도 일출보다는 일몰이 더 유명한데 명소로 뽑

힐 만큼 달아공원의 일몰은 많이 알려져 있다.




▶ 서호시장 & 시락국

현지말로 새터 라고 불리는 서호시장은 통영인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곳이다.

새벽에 개장해서 아침이면 파장된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구경하기 힘든 광경이

다. 통영에 가면 꼭 먹어보아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시락국이다. 시래기에 장

어 등 싱싱한 생선을 갈아서 가마솥에 끓이는데 그 비법은 설명할 수 없다고 한

다. 아마도 장어의 맛은 장어구이 집이나 장어국 집에서 맛 볼 수 있을지는 몰

라도 장어의 진국(영양분)은 시락국집의 가마솥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시락국집

이 인기가 있는 것은 비단 이 때문만은 아니다.

십여 가지 정도 되는 반찬을 하나 밖에 제공되지 않는 접시에 직접 담아 먹는데

각종 젓갈(갈치젓,멸치젓,대구알젓 등)류와 통영의 각종 밑반찬을 맛 볼 수 있

기 때문이다. 반찬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계절에 따라 맛있는 각종 해산물

을 그때마다 제공하고 있다.




▶ 충무공의 흔적들이 가득한 곳 - 충렬사 & 세병관

충렬사(사적 제 236호)는 임진란이 끝난 8년 후인 선조 39년(1606) 이운룡 제7

대 통제사가 왕명을 받들어 충무공 장군의 위훈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하여 세

운 사당이다. 경내에는 300년이 넘는 동백나무(기념물 제74호)가 있다.

신비의 우물, "정당샘" 이 있는데 충렬사 바로 앞에 있는 이 유명한 우물은 충렬

사에서 사용하기 위해 1670년 제51대 김경 통제사가 팠다고 전해지고 있다. 처

음에는 하나만 팠더니 물이 탁하고 곧 말라서 동시에 두개를 팠더니 비로소 물

이 맑고 수량이 많아졌다고 한다.







세병관(국보 제 305호)은 이경준(李慶濬) 제6대 통제사가 통제영을 이 고장 두

룡포에 옮겨온 이듬해인 선조 38년(1605) 그해 7월 14일에 준공한 통제영의 객

사(客舍)이다. 별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그게 아니다. 색감과

느낌이 인위적이지 않고 편안하고 고풍스럽다.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잠깐이라도

느끼고 가면 좋을 듯 싶은 곳이다.




▶ 한산도 & 제승당

한산도는 임진왜란 당시 삼도수군통제영이 최초로 자리 잡은 곳이고 앞바다 한

산해역은 세계해전사에 찬연히 빛나는「한산대첩」을 이룬 역사의 현장이다.

이곳 지명(地名)치고 충무공과 관련이 없는 곳이라고는 하나도 없을 정도 로

공의 호국혼이 지금도 살아 숨쉬는 유서 깊은 섬이다. 그래서 한려해상국립공

원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지만 자연 자체의 아름다움 보다「한산섬 달 밝은

밤에…」로 시작되는 충무공의 우국 심정이 담긴 시조 로 더 잘 알려진 역사의

장이기도 하다.

한산도 제승당은 충무공 사적지로 유명하지만 한산만의 정경 또한 한 폭의 산

수화를 펼쳐놓은 듯 수려하여 사철 끊이지 않는 관광객의 발길로 온기가 자욱

하다.




▶ 바다를 끼고 도는 길

유명한 해안도로가 많다. 통영시내 쪽에 도산면의 도산 일주도로, 좀 더 내려가

미륵도의 산양 일주도로. 이렇게 꼭 이름 붙여진 곳이 아니어도 바다가 보이는

어느 곳이고 시원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 해저터널

1927년부터 1932년까지 5년 6개월에 걸쳐 만든 동양 최초의 바다 밑 터널로 길

이 483m, 너비 5m, 높이 3.5m이다. 양쪽 바다를 막아 바다 밑을 파서 콘크리트

터널을 만든 것으로, 터널 입구에 쓰여 있는 "龍門達陽"은 "용문을 거쳐 산양(

山陽)에 통한다"는 뜻이다. 약간은 무섭기도 하지만 소중한 사람의 손을 꼭 잡

고 걸어보는 것은 어떨는지.




▶ 해금강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해금강마을 남쪽 약 500m 해상에 위치한다. 두개의 큰

섬으로 연접한 해금강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며 1971년 명승 2호로 지정

되었다.

원래 이름은 갈도(칡섬)로서 지형이 칡뿌리가 뻗어내린 형상을 하고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갈도보다 남해의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으로 널리 불리어지

고 있다.

해발 116m 약 0.1㎢ 의 이 섬은 중국의 진시황제의 불로장생초를 구하는 서불

이 동남동녀 3천 명과 함께 찾았다는 [서불과차]라는 글씨가 새겨질 정도로 약

초가 많다 하여 약초섬이라고도 불렸다. 주위의 경관으로는 썰물 때 그 신비로

운 모습을 드러내는 십자동굴, 사자바위, 환상적인 일출과 월출로 유명한 일월

봉 등이 있다.

▶ 지심도 - 학꽁치잡이 & 귤

조선 현종 때에 주민 15세대가 이주하여 살기 시작한 곳으로 일제하에서는 군

요새지로 일본군 1개 중대가 해방직전까지 주둔하였던 흔적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전통방식으로 학꽁치를 잡기도 한다. 대나무로 만든 뜰망으로 건저올린 아름다

운 빛깔이란 직접 보지 않고는 설명할 수도 이해할 수 도 없다.

동백꽃이 가득하여 동백섬이라 불리기도 하는 지심도. 아쉽게 태풍 탓으로 이

번 여행에서는 많은 꽃을 만날 수는 없었다. 그 대신 위안을 해 준 것은 바로 귤

. 제주도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나는 귤은 마냥 신기하기만 한데... 맛 또한 좋다

고 한다.


동해 오백리 옥빛 바위섬 - 울릉도
방송일: 20040201
동영상 :

출연자 - 김태은 (kbs 아나운서)



KBS 울릉도 중계소의 아나운서 김태은 . 28살의 대구 아가씨인 그녀는 울릉도

주민들에게 울릉도의 크고 작은 소식을 전해주는 지역방송의 전령사이다.

기상방송이 중요한 섬지역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친근한 친구처럼 정답다. 울릉

도 생활 2년차. 아나운서로도 2년차인 그녀가 울릉도 곳곳을 돌아보며 숨겨진

아름다움에 반하고 그곳의 향기를 신선하게 전해준다.






겨울일출과 일몰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큰 섬. 동해바다의 유일한 유인도인 울릉도는 외롭고 고

립죈 섬이 아니다. 1만명이 넘는 주민이 살고 있는 섬은 자연의 보고이자 어업

의 전진기지이다.

초록이 지쳐 스러진 겨울 산야는 눈이 내려 더욱 희고 더욱 검다.

그너머 검푸른 바다는 아침 저녁으로 동해의 태양을 밀어올리고 당긴다.

그 거친 힘을 온몸으로 받는 울릉도의 겨울은 매혹적이다.




도동읍

울릉도의 행정. 문화의 중심지인 도동읍. 도동항 좌우로 해안절벽 산책로를 따

라 걷다보면 해벽에 부딪히는 파도와 깊은 해식동굴아래 투명한 바닷물이 끝도

없이 밀려든다.




저동

울릉도의 가장 큰 마을이자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저동의 볼거리중에 으뜸은

봉래폭포다. 푸른 원시림속에 은빛 폭포는 겨울에도 차게 빛난다. 가는 길에 만

나는 작은 마을은 섬속에 오지를 느끼게 한다.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리

울릉도 중북붕 자리잡은 전형적인 분지마을. 산야에 자생하는 나리를 캐먹고

살았다 해서 나리로 이름지어진 이 분지는 울릉도안에서 가장 울릉도다운 체취

를 갖고 있는 산중마을이다. 눈오는 날 나리분지는 특유의 움푹한 지형 때문에

분지 전체가 눈의 호수가 된다.

그곳에 자리잡은 울릉도 토박이 아줌마의 호박죽도 맛보고 귀여운 섬소녀와 함

께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가는 길에 억새나 옥수숫대로 엮어 우데기로 빙 둘러

쳐진 투막집도 볼수 있고 너와집도 볼수 있다. 척박한 시절 힘겹게 살아남은 울

릉도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맛볼 수 있는 풍경이다.




울릉도의 외곽도로 926번 .

울릉도 외곽도로는 굽이돌아 360도 나선식 회전도로도 있다. 바다는 길과 바투

붙어 흰 포말을 품어대고 바람찬 날 섬의 도로는 넘실대는 파도 앞에서 무방비

다. 그 길을 따라가다보면 기암괴석과 청록색 겨울바다를 눈이 아프도록 볼 수

있다.




나리분지 북쪽 추산 수력발전소와 용출소

나링분지에서 북쪽으로 접어들면 수원지가 있다. 땅속 깊은 곳에서 차고 맑은

물줄기가 사시사철 솟구치는데 옛날에 이 수원지에 돌을 던지면 다시 솟구쳐

오를 정도로 물줄기가 거세었다한다.. 수량도 풍부하여 이곳에 수력발전소가

들어서게 되었는데 낙차를 이용한 수력발전은 오늘도 게속되고 있다.




천부항 부근 태하등대

천부항 부근의 태하등대는 울릉도 관광의 새로운 명소로 등장했다. 절벽끝에

서있는 새하얀 등탑에서 꽃이 피듯 불이 들어오면 오징어잡이 고깃배의 어화

가 만발한 바다가 환하다.




유람선을 타고 돌아보는 바다.

통구미의 거북바위. 낙조가 아름다운 몽돌해변 . 투구봉 등, 바다가 낳은 기암

괴석은 화산암 특유의 거친 표면과 빛깔로 신비한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천연의 풀과 나무들

40년 난공사에도 불구하고 뚫지못한 섬목에서 내수전 까지 비포장도로 부근은

울릉도 환경자원의 보고다. 봄이 오면 동백꽃이 융단처럼 깔리는 동백나무 숲.

너도 밤나무 군락지. 겨울에도 푸른 사초와 섬노루귀가 눈을 씻어준다.




황토구미와 성하신당.

난파한 사람들이 바닷가 굴의 붉은 흙을 맛보았더니 9가지 맛이 난다해서 황토

구미로 불리는 황토굴은 선명한 붉은빛이 돈다.

청록색 바다와 붉은 황토의 대비가 선명한 황토구미

그 근처에 울릉도의 해신당인 성하신당이 있다. 섬에 버려진 가여운 어린 영혼

의 넋이 서린 이 곳의 동남동녀 상은 그 사실적인 표현도 인상적이고 전해오는

전설도 가슴에 남는다.


시가 흐르는 무채색의 겨울 강변 - 섬진강
방송일: 20040208
동영상 :

섬진강과 김용택

남도 5백리. 전라도와 경상남도의 열두개의 군을 거쳐가는 섬진강은 좁은 계곡

을 지나 작은 들판을 따라가고 산마을 아래 평화롭게 물그림자를 드리운다. 이

강은 사람들과 함께 모이고 흐르고 살찌는 강이다. 그 강을 노래한 시인 김용택

.

그의 고향집이 있는 덕치면 일중리의 앞강과 멀리 하동의 섬진강까지 강행을

떠난다.







전북 임실군 덕치면 일중리.

섬진강변의 작은 마을에 시인 김용택의 고향집이 있다.

어머님과 그의 서재가 보존돼있는 고향집에서 어머님과 함께 짚가리 속에 넣어

두었던 홍시를 꺼내먹고 청년 시절. 잠못이루는 새벽녘에 아버님이 군불을 넣

어주던 그이 방에서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일중리에서 천담까지

천담리의 강언덕에 자리잡은 천담분교에 재직하던 시절 . 김용택 선생은 10리

길을 날마다 걸어다녔다. 그 길은 김용택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한 아

름다운 길이었다. 온갖 꽃들이 피어나고 고기가 노니는 강길에 눈이 내린다.

김용택이 들려주는 그 길 이야기와 푸른 얼음장 아래로 흘러가는 강.

그리고 내리는 눈발 속에서 그의 시를 듣는다.

그 강에서 물수제비를 뜨면 얼음위를 굴러가는 귀여운 음률을 들을 수 있다.

여행이 계속되는 동안 폭설이 내리고 강과 마을은 온통 설국이다. 산은 눈꽃이

피어 황홀하고 강은 긴 묵선처럼 검게 흘러간다.

그리고 밤새 얼어붙은 강이 눈으로 덮히면 천지지간이 온통 은빛이다.







이발소

읍내 미용실로 손님이 떠나고 길가에 이발소는 낡아간다.

그래도 오가는 사람들이 휴게소처럼 들르니 연탄난로의 주전자는 따뜻하고

여기서 나고 자라 늙은 토박이 시인과 연배 비슷한 이발소 주인의 환담이 정답

다.




삼베마을

겨울이 오면 마을 아낙들은 삼베를 짠다.

여름내 베어온 삼을 앗아 실을 내고 그 실을 도투마리에 감는 저녁

앗아놓은 실을 길게 걸고 치자물을 들이는 그들과 함께 어린 시절 삼베 길쌈하

던 어머니와의 한때를 돌아본다.







천담리의 섬진강

천담마을 , 그리 높지 않은 산을 끼고 한가롭게 흐르는 섬진강 상류의 물줄기를

지척에 두고 있다. 마치 대청마루 앞으로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강가 가까이 있

는 마을은 섬진강과 가장 어울리는 마을이다.









하동 섬진강

하동은 `하동포구 칠십리'라는 말이 일러주듯 섬진강 물길의 유려한 노정 위에

있다.

섬진강은 남원 지나 곡성부터 물이 차츰 붇기 시작하여 조계산 쪽에서 흘러오

는 보성강(일명 압록강)과 합수머리를 이루는 압록부터 강다운 면모를 갖춘다

. 여기부터 하동까지 백리길,은 그 길의 아름다움도 이름이 높다. 압록의 강변

에서

모래를 노래한 시인의 시를 듣는다.

섬진강 중류 지점의 절정을 이룬 섬진강과 보성강의 합류지점. 압록 백사장은

너른 은빛 모래밭과 하늘이 비치는 맑은 강물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물결이 순

하다고 해서 순자강이라 불리기도 한다.










구례 화엄사.

지리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화엄사는 우리나라 문화재의 보고이며 신라사찰 가

운데 지리산 산 1호의 천년 거찰이다. 15세기에 가깝게 장구한 역사를 지닌 화

엄종찰답게 화엄사에는 각황전, 석등, 4사자 5층석탑 같은 보물이 많다.

새벽의 산사의 목탁소리 여음이 평화롭다.


바다의 끝에서 피어난 꽃 - 흑산도, 홍도
방송일: 20040215
동영상 :

바다의 끝에서 피어난 꽃 - 흑산도, 홍도




빛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섬, 흑산도 그리고 홍도.

스포츠인으로서 성실한 삶을 살아온 배구스타 장윤창.

바다는 흘러 이 곳 저 곳을 떠다니지만 섬은 그 자리에 있다. 배는 바닷물을 밀

쳐내며 나가고 들어오고를 반복하지만 섬은 맞이하고 떠나보내고를 반복한다.

언제나 그 자리 그 곳에 머물러 있는 섬과 평생 외길인생을 살아온 장윤창. 그

둘이 만났다.






♣ 서해의 끝에서 피어난 꽃 “흑산도”

한반도의 남서쪽 끝단에 자리잡고 있는 섬, 흑산도. 예전에는 흑산도에 가려면

일주일이 걸렸다지만 지금은 초쾌속선의 등장으로 2시간 정도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조름 떨어진 바다에서 보면 산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인다고 하

여 흑산도로 불리는 이 섬에 들어가는 날, 섬은 높은 파도와 눈으로 뭍에서 온

관광객을 맞이한다. 섬으로 들어선 장윤창. 우선 민박집 자전거를 빌려 타고 섬

한바퀴를 돌아본다.

“흑산도에서 일출과 일몰이 가장 멋있다는 곳, 상라봉 전망대”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서해바다의 무수히 많은 섬들과 바닷가 마을의 고즈넉한

풍경이 아련한 심상이 들게 하고....



“흑산도가 간직한 전설들을 만나러”

유람선 항해중에 만나게 되는 열목동굴, 대둔도. 학굴, 칠성동굴, 촛대바위, 죽

섬, 슬픈여바위에 얽힌 이야기들과 먼 옛날 옹기그릇을 팔던 총각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처녀당, 또 귀신을 불렀다는 초령목 등. 흑산도는 유난히 전

설을 많이 품고 있는 섬이다. 바다에 홀로 있는 섬이 안쓰러워 누군가 전설을

지어냈다 하더라도 그 전설이 있음으로 섬은 더 깊어졌다.

“흑산도보다 더 유명한 것이 흑산 홍어”

홍어잡이 배를 타고 진짜 흑산 홍어를 만나러 갔다. 요만큼 갔을까. 해가 떠올

라 바다를 물들이기 시작하고.. 그때쯤 선원들은 아침을 먹는다. 바다 한가운데

에서 해를 등지고 먹는 기막힌 이 맛. 배위에서 먹는 맛보다 더 귀한 맛이 바로

홍어회. 흑산도는 방대한 볼거리와 진귀한 먹거리까지 풍요로움이 가득한 곳이

다.

“흑산도가 숨겨놓은 보물, 장도”

장도는 우리나라 최대 습지를 갖고 있는 섬. 온갖 식물들이 자생하고 자연 밀림

이 조성되어 있어 지상낙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유배의 섬, 흑산도”

최익현 선생과 정약전 선생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곳 역시 흑산도다. 뭍에서

멀리 떨어진 흑산도는 예전에는 유배지로 더 유명한 섬이었다. 특히 정약전 선

생은 유배생활중에 자산어보라는 한국 최고의 어류학서를 쓰기도 했다.




♣ 다도해의 진주 “홍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홍도. 해가 바다속으로 빠져 들어가기 직전 진홍빛에

잠기는 바다와 그 속에 점점이 박힌 바위섬들이 아름다움 절경을 선사해주는

섬, 홍도로 들어선다.



“유람선을 타고 홍도 33경을 만끽하다”

홍도 33경이라 불리는 홍도 유람선을 타고 거북이 바위(아래), 형제바위, 칼바

위, 남문, 병풍, 물개, 도승바위, 쌍용동굴, 슬픈여바위 등 홍도의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에 눈길을 빼앗긴다.

“2~300년된 나무들이 숨쉬는 동백군락지와 풍란들이 홍도를 뽐내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다는 홍도등대”

1931년에 처음 불을 밝혔다는 홍도등대는 일몰 조망지로서 뿐만 아니라 이슬람

사원처럼 둥근 지붕을 이고 있는 등대 자체가 멋이 되는 곳이다. 서서히 사그라

드는 해넘이는 홍도가 왜 홍도인지를 비로소 체득하게 되고 앞만 보며 달려왔

던 장윤창은 뒤돌아보고 쉼을 주는 이번 여행이 참 고맙다.



백두대간을 숨 쉰다 - 태백
방송일: 20040222
동영상 :

백두대간을 숨 쉰다

- 한반도 最高의 도시, 태백




백두대간의 정기가 모인 곳, 태백으로 삶을 노래하는 가수 김도향씨와 함께 산

들의 바다로 여행을 떠나보자!




깜깜한 새벽에 오른 태백산. 촬영 탓에 사람 많은 길을 피해 더 경사진다는 백

단사 쪽으로 행로를 선택했다. 깜깜한 밤 같은 새벽. 아무도 없는 하얀 설원 위

에 수많은 별들. 태백산을 오르는 새벽길은 그야말로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산들의 바다에 떠오르는 태양. 그 태양과 함께 밀려오는 사람들의 탄성. 연초인

지라 저마다의 기원을 안고 태백산 천제단에 찾아든 수많은 사람들. 그 사이에

서 김도향씨는 어떤 기원을 품었을까?

우리 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인 탓에 무엇이고 다 높은 법. 가장 높은 곳에서 물

이 솟아나는 용정에 들러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시고 매점에서 파는 컵라면 하나

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다.




우리 나라에서 높은 지대이다 보니 길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산들의 바다가 볼

만하다.

만항재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를 구불구불 넘어가면 함백산 1572.9.m의 함백산

이 보이고 정상에 오르면 온 천하가 다 보이는 듯 하다. 방송사 중계탑으로 가

는 길이 우리 나라에서 제일 높은 도로이다.




이달 말까지 운행되는 환상선눈꽃열차도 필수 코스 중 하나다. 비록 이번 여행

에서는 눈이 없어 환상적인 눈꽃열차가 되진 못했지만 표가 다 매진 될 만큼 인

기가 있다.

아직도 기차 안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기차에서 만난 아이들

의 천진난만한 웃음과 노랫소리가 김도향, 그의 여행을 더 빛나게 만들었다.




태백은 백두대간의 정기가 모인 탓인지 우리 나라의 큰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

이기도 하다. 검룡소가 수도권 사람들의 생명수인 한강의 발원지라면 황지연못

은 낙동강의 발원지다. 한적한 곳, 작고 아담한 길을 걸어 졸졸졸 흐르는 시냇

물을 따라 올라가면 검룡정이라는 정자가 보이고 그 위로 작게 검룡소가 보인

다. 어쩌면 이렇게 작은 소가 한강의 발원지가 되는 건지. 여기서 흐르는 물은

정선의 골지천, 조양강, 영월의 동강, 단양, 충주, 여주로 흘러 경기도 양수리에

서 합류되어 임진강과 합류한 뒤 서해로 유입된다고 한다.

반면 황지연못은 태백 시내 한 복판에 있다. 상지, 중지, 하지로 나뉘는 탓에 사

이사이 예쁜 다리도 놓여 있어 중요 통로도 된다. 역시 하루 5천톤 가량의 엄청

난 물이 솟아나 1300리를 흘러 낙동강에 이른다.




태백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석탄! 지금은 예전과 달리 광업소가 많이 문을 닫

았지만 그래도 석탄하면 태백인지라 아직도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다. 태백을

다니다보면 예전에 막장이었을 법한 입구들을 종종 보게 된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그 중 철암에 위치한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철암생산

부. 산자락 하나가 될 정도로 넓은 부분을 차지하고 보관되어 있는 석탄도 볼

수 있었고 2002년 문화재로 지정된 선탄장에서 석탄을 비롯한 경석, 괴탄 등을

구별해내는 것도 볼 수 있었다. 먼지가 많은 탓에 시커멓게 된 얼굴을 보고 웃

음보를 터뜨리기도 했다.

아슬아슬하게 하천 변에 서 있는 철암 마을의 건물들. 여기저기 검게 묻은 흔적

들이 여전히 석탄을 생산하는 곳이라는 걸 알게 하지만 폐광이 되어버린 곳이

더 많기에 쓸쓸해 보이기도 했다. 사람들이 떠난 빈집들이 더욱 쓸쓸하게 만드

는 철암이지만 그곳에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예전의 추억들이 곳곳이 묻어 흐

른다.




힘겹게 일하다 세상을 떠난 분들을 모시는 산업전사위령비. 이른 아침에 찾았

는데 기도하다 뛰면서 운동하다 하시던 한 할아버지에게 왠지 남모를 아픈 사

연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석탄을 비롯한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는 석탄박물관. 우리가 흔히 보았던 보석에

서 시작해서 신기한 것들이 많다.




석회암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용연동굴과 구문소. 용연동굴은 우리

나라 다른 지역에 있는 동굴과 별반 다를 바 없기도 하겠지만 석주와 종유석 등

으로 만들어진 형상에 나름대로 이름을 붙이고 설명을 달아 보는 이로 하여금

이해하기 쉽게 되어있다. 간혹 이해할 수 없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 있어 골똘히

생각마저 하게 만들었다.

휑하니 구멍이 뚫려 있어 멀리서도 잘 보이는 구문소. 어떻게 그렇게 큰 굴이

스스로 뚫렸는지 그저 신기하기만 한 구문소 굴 옆엔 일제시대 때 일본 사람이

차가 다니기도 할 겸해서 뚫었다는 작은 굴이 나 있다. 나름대로는 구문소의 굴

만한 크기로 뚫어볼 요량으로 만든 것이겠지만 자연의 일을 어찌 나약한 인간

이 흉내 낼 수 있으랴..




석탄이 먼저 생각나고 까만 먼지가 먼저 생각났던 도시 태백, 그 곳엔 백두대간

의 정기가 모여 흐르고 큰 강줄기를 뿜어내는 발원지가 있고 잊고 있었던 유년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소박하게 지켜지고 있었다.



그 들판으로 오는 봄 - 강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이 오는 곳, 강진.

남도의 들판으로 봄내음이 전해올때쯤 떠난 여행.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을 찾아 전남 강진으로 떠났다.




* 들판으로 오는 봄

남도땅은 벌써 천지에 봄이 스며들고 있다. 넓은 강진의 들판에도 봄은 이미 와 있었다.
곳곳에 연푸른색 들판이 펼쳐져있고 그 한가운데에 있다.




* 강진이 사랑하는 시인 - 영랑

1903년 강진의 대지주 아들로 태어난 영랑은 향토색 짙은 시를 많이 남겨 강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 되었다. 그는 생애를 통하여 81편의 시를 남겼

는데 그 중 60여편 정도를 강진에서 썼을 정도로 강진은 그의 작품세계에 근간

이 되었다. 또 후세 사람들은 그의 생가를 복원하여 자랑스러워하니 강진이 영

랑을 낳고 영랑은 강진의 꽃이 된 셈이다.




* 유배의 고장, 강진 - 다산초당

월출산이라는 큰 산에 가로막혀 있고 오지중의 오지인 강진은 그래서 유배의

고장이다. 이 곳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데.. 귀양살이 8

년째 되던 해에 강진만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만덕산 기슭에 자리잡은 초당에서

생활하게 된 선생은 이 곳에서 10년을 지냈다. 「丁石」이라는 글자를 직접 새

긴 정석바위, 차를 끓이던 약수인 약천, 차를 끓였던 반석인 다조, 연못가운데

조그만 산처럼 쌓아놓은 연지석가산 등 다산사경과 다산선생이 시름을 달래던

장소에 세워진 천일각이라는 정자 등 다산선생의 채취가 그대로 묻어나는 이

곳에서 대학자의 심상을 헤아려본다.




* 섬집아기 - 가우도

섬 지형이 소 멍에 같다하여 가우도라 불리우는 섬, 가우도는 30여구가 사는 강

진의 유일한 사람이 사는 섬이다. 폐교가 남긴 쓸쓸한 감상들 한켠에 이 섬에

사는 아이들의 모습도 있다. “섬집아기”의 노랫말처럼 굴따는 엄마와 바다가

들려주는 자장노래를 들으며 자라는 아이들... 한 곡의 동요같고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속으로 이창하가 들어선다.




* 강진만

강진땅 한가운데로 드나드는 바다, 강진만은 그 생김새가 요니와 같다. 바다가

육지 안으로 움푹 들어와 있으니 어디를 가도 바다가 보인다. 그 바다를 따라가

던 시선은 산자락에 막히고 듬성듬성 모여앉은 마을을 보고 있으면 마음은 한

없이 평온하다.




* 옹기마을 강진 - 칠량옹기

섭씨 100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만들어지므로 단단하고 불순물이 없어서 음

식을 담아두면 맛이 잘 변하지 않고 장을 잘 익혀주었던 옹기. 강진하면 떠오르

는 것이 칠량옹기다. 예전에는 흙이 좋고 바다가 가까워 뱃길로 제품을 운반하

기가 편해서 옹기로 하나의 마을을 이루었지만 지금은 마을의 거의 끄트머리에

하나의 옹기가마를 찾을 수 있다.




* 강진이 기억하는 사람 - 하멜

우리에게 하멜표류기로 익숙한 하멜. 지금으로부터 350년전 네덜란드인 하멜

이 제주도 근처에서 난파된 뒤 7년동안 살았던 곳이 강진이다. 그가 있었다는

병영성.. 마을 사이로 흐르는 수로, 잔돌을 엇갈리게 쌓은 돌담., 억류생활 14년

간의 기록을 남김으로써 한국의 지리, 풍속, 정치, 교육, 교역 등 유럽에 최초로

한국을 소개한 하멜의 뒤를 쫓아가본다.




* 10년된 것은 치지도 않는다

남도의 끝으로 바다와 맞닿은 강진엔 유달리 오래된 풍경들이 많다. 곤로, 밥그

릇, 농기구, 솥, 채 등 2500여점에 달하는 오래된 물건들과 심지어 사투리까지

전시되어 있는 와보랑께 박물관. 53년된 이발사가 있는 25년된 재건이발

관, 힘줄처럼 뻗쳐있는 피댓줄과 롤러. 입김만 후 불어도 날라갈 것같은 먼지

등 80년 가까운 세월을 간직한 정영정미소.

그 멈춘 시간속에 이창하가 있다.




* 강진의 봄소식은 바다에서 온다 - 마량항

우리나라 서남부 최남단에 위치한 마량항. 강진읍에서 리아스식 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마량항이다. 길은 바다로 향하다가 더 이상

갈 곳 없어 걸음을 뒤척이는데 바닷바람은 어깨 너머로 달려간다. 섬전체가 상

록수림으로 이루어진 까막섬이 보이는 곳도 마량항이다.




* 강진의 대표적인 명찰 - 백련사, 무위사

만덕산을 따라 길고 넓게 펼쳐진 동백숲을 걷다보면 아늑하고 기품있는 사찰이

하나 보인다. 그것이 바로 백련사. 동백숲속에 숨어있는 사찰속으로 들어가 본

다.

월출산 국립공원의 남쪽에 자리한 선비풍의 신라 고찰인 무위사 역시 강진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찰이다. 특히 단아한 맞배지붕의 극락보전과 불가사이한 벽

화로 유명한 사찰. 조선시대 목조건축을 잘 보여주는 무위사의 건축물 속에서

경탄해 마지 않는 이창하. 선인들의 지혜로움을 배워본다.

봄을 기다리는 산고을 - 안동

2004년 3월 14일 오전 6시



태백산 자락에서 시작된 낙동강 물줄기가

굽이굽이 산자락을 돌아나가는 경상북도 안동.

지난 세월의 흔적을 다듬어 간직하고,

보듬고 싶은 옛 향기가 있는 그곳

우리네 어린 시절을 소박한 모습으로 재현하는

인형작가 이승은-허헌선 부부,

옛 정취만큼이나 소박한 부부가 봄을 기다리는

산고을 안동을 찾았다



@찬란한 문화 유산의 보고 - 오천 유적지

70년대 중반 거대한 물줄기를 막으면서 생겨난 안동호,

안동호의 탄생과 함께 몇몇 마을은 물 속에 잠겼다.

중요한 건물과 방대한 문화유산을 그대로 옮긴

예안 이씨 문중의 유적지.

문중의 종손인 김준식씨의 안내로

켜켜히 쌓인 세월 속에 잠시 몸을 맡긴다.



@400년전 애틋한 사랑의 편지 - 원이 엄마의 편지

인적 없는 공원, 애절한 내용의 글귀가 새겨진 비석.

400년여년 전, 안동의 사대부여인이 쓴 편지글에는

각별했던 부부의 정, 그 애틋함이 마음에 스며들고...



@낙동강 물줄기가 마을을 품고 가네 - 하회마을

안동의 서남쪽에 위치한 풍산류씨 집성촌 하회마을.

물이 감싸 돌아 나간다해서

물도리동이라는 어여쁜 이름이 붙여졌다는데...

마을 가운데 삼신당에서 소박한 마음으로 행복을 기원해 본다.



@추억이 모이는 오일장날 - 풍산장

소박한 장터, 알사탕, 참빗, 뻥튀기 장수, 동백기름....

시간에 희석돼 사라진 줄 알았던 정다운 풍경이

되살아나고...

인형작가 부부는 횡재라도 한 듯 즐거운 기분이 된다.



@천등산 자락에 자리잡은 불국토, 봉정사

유교문화가 발달한 안동, 그러나...

그 곳엔 부처님의 땅이 있었다.

여느 절에서는 볼 수 없는 툇마루가 있는 대웅전과

800년이라는 긴 시간을 견뎌온 극락전이 부부를 맞이하고..

따스한 햇살 속에 향긋한 차 한 잔이 그림처럼 평화롭다.



@천혜의 자연 풍광을 품은 병산서원

서애 류성룡과 그 아들을 추모하며

후학들이 그 뜻을 따르고자 학문에 정진하던 그곳엔

고즈넉한 풍경만이 부부를 반긴다.



@임하호변, 작고 호젓한 고가 한 채에 찾아들다 - 수애당

너른 흙 마당과 따뜻한 아궁이 불빛이 추억을 부르고...

오순도순 사는 가족의 모습이 부럽기만 한 부부...

그렇게 안동의 밤은 깊어만 간다.


봄을 부르는 섬 - 보길도, 청산도

@보길도 글씐바위



八十三歲翁 蒼波萬里中

(팔십삼세옹 창파만리중)



여든셋 늙은 몸이 멀고 찬

푸른바다 한 가운데 있구나.





一言胡大罪 三黜亦云窮

(일언호대죄 삼출역운궁)

한마디 말이 무슨 큰 죄이길래

세 번이나 쫓겨나니 궁한 운수로다.




北極空瞻日 南溟但信風

(북극공첨일 남명단신풍)

북녘 끝 부질없이 님을 우러르며

남녘바다 바람 잦기만 기다리네.




초구구은재 감격읍고충

(貂?舊恩在 感激泣孤衷)

담비 갖옷 내리신 옛 은혜에

감격하여 외로운 충정으로 흐느끼네.



이 글은 우암이 숙종5년(1689) 왕세자 책봉을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제주

도로 귀향을 가는도중 풍랑을 만나 이를 피하려고 백도에 내려 며칠 머무는 동

안에 새기었다고 한다.

바위 앞에서 바라보면 정면으로 소안도가 보이고 북쪽으로 노화도가 보인다.

글씐바위 우측으로 돌아가면 깍아지른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가 일으키는 물보

라가 시원함을 더해준다.



@세연정



세연정은 자연과 인공을 교묘히 접합시킨 조원이다. 자연못(세연지)과 인공못

(회수담)을 태극무늬로 휘감아 돌리고 그 복판에 정자를 열십자각으로 짓는다.

태허의 위치에 사람이 기거하는 공간을 놓고 하구쪽 삼각주에 대를 만들어 연

출공간을 구획한다.




세연지는 졸졸 흘러내리던 개울이 넓어지는 하구에 시원한 느낌과 중압감을 주

는 큰 바위돌을 주요배경으로 해서 계획된다. 너른 계담에는 칠암이라고 부르

는 큰 바위들이 자리하고 바위 아래로는 너럭바위가 있는데 개울물이 이 위를

흐르면서 지나간다.



@동천석실


신선이 사는 곳이라는 뜻으로 지어진 동천석실.

윤선도가 책도 보고 싣 쓰고 차도 마시던 곳,

이곳에 도르래를 달아, 산 아래에서 필요한 물건을 날아오기도 했다던가?

부용동, 이 섬의 산세가 연꽃을 닮앗다하여 고산 윤선도는 이곳을 부용동이라

지었다.



낙서재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대단히 아름답다. 특히 아름다운 바위산과 어우

러진 상록수림은 여름이나 겨울에도 일품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 바위 산 중

턱에 조그만 정자를 짓는다. 낙서재에서 바라보이는 경관도 신선이 사는 동네

처럼 아름답고 또한 동천석실에 올라가서 바라보는 광경도 아름답다.


@청해진




일본, 당, 신라가 가장 활발하게 교류하던 통일신라 시대, 완도 앞바다는 세

나라를 오가는 배로 늘 북적였다.



그런 그렇게 호황을 이루다보면 생기는 것은, 이해를 둘러 싼 갈등. 암암리에

서로 밀고 땡기는 와중에, 해상로를 틀어쥐고 국제무역을 주도하며 바다무역의

중심을 잡았던 인물, 장보고.

일본에서는 바다를 지키는 해신으로까지 추앙되기도 했던 인물.





@청산도


남도들녘을 지치도록 달린 끝에 완도 항에서 60리 뱃길,
머리 푸른 한 점으로 떠오른 청산도가 다가온다.
섬 전체를 두른 푸른 기운이 따사롭다.
비경이나 절경보다는 그저 사람을 오롯이 받아주는 넉넉함이나 갯내음에 실려

오는 사람냄새의 그윽함이 눈에 찬다.바다도 파랗고, 하늘도 파랗고, 온통 푸른

섬, 청산도



@범바위




청산을 가면 범바구(범바위)를 향해 가라고 말하고 싶다.

섬의 서남쪽 구장리와 권덕리에서 올려다 보이는 보적산 8부 능선 가파른 곳

에 범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다. 누워 잠자는 범(虎)이 아니라 적을 향해 달려들

태세로 앞 발톱은 땅에 힘껏 박고 뒷발로 스프링처럼 튀어오를 준비를 하고 있

는 모습으로 억센 바다를 응시하며 파수꾼으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봄빛 매화골 산청

경남 산청을 찾아간다.

처사적 삶으로 일관했던 남명 조식의 은거지와 지리산의 명성 속에 숨은 듯 가

려져있는 유적들. 그리고 자족한 삶을 사랑하는 이웃들의 삶속으로 들어간다.

사심없이 피는 봄꽃들처럼 충만한 에너지로 삶을 사랑하는 여행은 진지

하고 유쾌하다.







남사마을의 늙은 매화나무들




지리산 깊은 곳에 고래등같은 기와집이 즐비한 마을이 있다.

남사 마을. 40여호의 전통 가옥은 부를 과시하는 조선 부호 가옥의 전형을 보여

준다.

집성촌이 아니라 여러 성씨들이 모여사는 이 마을에도 매화골 산청의 명성을

높여준 고색창연한 매화나무가 있다. 조선집의 풍경의 일부가 된 매화. 집의 미

감을 완성하는 600년된 고매화의 품격이 당당하다. 고려말의 문신 원정공 하

즙이 심었다는 원정매. 원래의 고목 등걸을 고사하고 오히려 기묘하게 용틀임

한 죽은 등걸위에 손자 나무가 뿌리를 내려 고매의 운취를 더해준다.













산천재



시천면 사리 덕천강가에는 남명조식의 서재였던 서너칸짜리 산천재가 그대로

남아있다.

산천대 툇마루에서 바라보는 벽화는 소박하나 웅혼하고 멀리 바라보이는 지리

산 천왕봉은 우뚝하다.

마당에 심어두었던 매화는 수령 440년. 늙은 매화에 달린 홑겹의 은은한 백매

화 향이 꿈결처럼 피어 옛선비의 서정을 전해준다.

대쪽같은 남명조식의 학문과 그 기상이 남아있는 곳.

학문을 익히는 것 못지 않게 실천을 중시했던 스승의 정신은 그 제자들에게 이

어져 임진왜란과 같은 나라의 위기상황에서 남명의 제자들은 적극적인 의병활

동을 하였다.

그런 남명의 유적지가 가장 많은 곳이 바로 산청이다. 지리산의 큰 기상을 누구

보다 아꼈던 그가 말년에 유거지로 정한 서재 산천재뿐만 아니라 제자들을 키

운 덕천서원. 남명 생전부터 있었다고 전해지는 강변의 정자 세심정에서 매화

의 고고한 기품을 사랑했던 남명 조식의 정신을 느껴본다.




대원사 -삼장면 평촌리



대원사는 비구니들이 참선하는 도량으로 깔끔하고 청량한 절집이다. 원통보전

의 지붕모양새가 독특하고 원통보전 뒤쪽 축대위에 만들어놓은 장독대가 볼만

하다. 정갈한 안주인이 살림하는 양갓집에 들어선 기분이 느껴지는 맑은 절집.

그 절집 만큼 청정한 대원사 계곡은 봄의 정취가 그윽하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계곡물은 시원한 계류 소리를 내며 흘러가고 봄날의 소나무

와 이제 막 순을 부풀리는 숲의 기운이 씩씩한 계곡. 그 절집만큼 이름높은 곳

이다.







구형왕릉 -산청군 금서면 화계리



수수께끼의 무덤 구형왕릉은 패망국 가야의 마지막 임금 구형왕릉의 무덤으로

전해지는 곳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연상시키는 외형과 석탑의 요소가 군데

군데 섞여있는 돌무덤은 그 형태와 구조, 여러 측면에서 의문을 남긴다.

어느 고대 문명의 선사 유적을 연상케하는 거대한 돌무더기가 이채롭다. 수만

개의 이끼긴 돌무더기가 전하는 역사의 수수께끼를 따라가본다.




단속사 터 -단성군 운리



지리산 줄기가 긴팔을 늘여 둥그렇게 만든 품속에 포근히 안긴 단성군 운리. 그

옛마을의 한복판에 단속사 터가 있다. 그곳에 고려말 강화백이 단속사 터에서

공부하면 심은 매화나무 한그루가 찬연하다. 과거에 급제하고 벼슬이 정당문학

에 이르자 그 매화나무를 정당매라 했다는데 신라의 고찰은 그 흔적만 남고 늙

은 매화가 애조 띈 꽃을 피워 오가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지리산자락 최재길씨댁.




뜨락에는 온갖 야생화가 즐비하고 나비와 벌이 주인이 심심치 않을 정도로 날

아와서 놀아준다. 지리산 자락의 야생의 풀꽃을 키우고 그 집을 찾아오는 이들

에게 꽃의 향기를 전하고 싶어 그렇게 산다. 집뜰에 들꽃 메꽃은 봄의 전령처럼

계절을 전해주고 붕붕대는 꿀벌들의 날개짓 소리가 산중의 고요를 깨는 유일한

존재이다.

그속에서 그는 꽃처럼 풀처럼 산다.

시인도 생태운동가도 아니지만 평범한 노총간 최재길씨의 삶은 그 누구보다 지

리산과 닮아있다.




-사천면 신천리 대나무집 3대.



엄마 아빠는 대나무를 베어 그걸 내다팔아 먹고 살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팔고

남은 대나무줄기로 아궁이에 불을 뗀다. 어린 두 딸은 햇살이 아롱지는 개울에

서 온종일 놀고 저물녘이 되면 집으로 돌아오는 엄마 아빠를 기다린다. 바람부

는 대숲은 온종일 하르르하르를 떨면서 바람에 색과 소리를 입힌다.

대숲 아래 외딴집. 3대가 사는 모습은 고적하면서도 평화롭다.

저 도회의 불빛 속에서 이루지 못했던 꿈. 가난하고 곤궁하나 화평한 가족의 원

형을 간직한 시골집 마당에서 시인 신현림도 더불어 평화로웠다.



유채의 바다 성산포



제주도 노란 유채의 물결 속으로 여행을 떠났다




제주도와 돌

- 제주만의 특별한 장승 돌하르방,

산이며 밭이며 쌓아올린 돌담...

모두 돌 많은 화산섬 제주만의 특별함이다

필연적으로 돌과 함께 살아온 제주의 돌 이야기


평생 하르방을 조각하며 살아온 장인이 운영하는 금릉석물원에서

제주 돌하르방의 다양한 모습을 영상에 담는다.


좁은 흙길을 따라 탄탄하게 쌓아올린 제주의 밭담

봉긋한 오름 여기저기 무덤 주위를 둘러친 산담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희안한 풍경이다




봄을 담은 꽃, 유채

- 과거 제주도민들의 주된 수입원에서 이젠 관상용으로 탈바꿈한 유채

하지만 아직도 유채는 그저 보는 것뿐만 아니라

다용도로 쓸모가 많은 작물이다

포도당 농도가 높은 달콤한 유채꿀과, 별미 유채김치, 유채나물,

여린 유채잎으로 싸먹는 돈뱃고기...

노랗게 넘실거리는 환상적인 유채의 바다에서 눈맛을 채우고 나면,

제주 봄내음을 가득 담은 유채의 달콤한 입맛 또한 일품이다




특별한 도기 제주옹기

- 제주도만의 특별한 제작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제주옹기

수천번의 두드림과,

3박4일간 불길에서의 인내로 천연유약 효과를 내는 신비로움.

특별한 돌가마에서 돌이 녹아내리는 불태풍을 견디고 탄생한

투박한 옹기의 멋을 느껴본다




성산일출봉에 올라 바다를 굽어보다

- 하늘로 뻗어있는 계단을 올라,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 쯤 정상에 다다르는 성산일출봉

일출봉에서 물결 넘실거리는 바다를 굽어보니

새삼스레 섬의 정취가 느껴진다




아름다운 우도의 서빈백사, 유람선을 타고 둘러보는 우도8경

투명하게 맑은 우도의 바다는 봄향기가 실려와 더욱 아름답다

마침 시원차게 물질을 하는 해녀들은 싱긋한 해산물 채취에 더욱 기분 좋고

그 때문에 봄빛 바다는 더 빛난다.




세월 이야기를 소리에 담아_제주민요

- 제주도 고유의 옹기인 허벅을 두드리며 소박하게 부르는 제주민요는

고유의 사투리가 어우러져 특히나 정겹다

허벅을 지고 하루 세 번 물을 긷고, 빨래를 이고 돌아오던 옛 아낙들

그런 아낙들의 심정을 담고 성읍리에서 불려지는 정겨운 소리를 들어본다




진달래 피는 쪽빛바다 - 여수



비가 내리고 따뜻한 바람이 온 몸을 휘감을 즈음에 꽃들은 봉우리를 터뜨리고

새들은 비상한다. 바야흐로 만물이 싱그러운 제 빛깔을 내는 봄이다.

전라남도 여수. 이 곳은 우리나라 남동부에 위치하며 해안을 끼고 있는 다도해

의 아름다운 도시다. 남동쪽 끝에 있는 터라 대체로 온화하며 상대적으로 봄이

긴 여수에 진달래가 만발하면 봄은 최고 절정의 순간을 맞는 것이다. 진달래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 곳

2004년 봄. 위풍당당한 진달래가 손짓하는 여수로 가보자.




* 동백섬 오동도.

여수의 초입에 만날 수 있는 동백의 섬, 오동도. 오동나무가 너무 많아서 오동

도라 이름 붙혀진 이 섬은 지금은 500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섬 곳곳에 자라고

있다. 호젓한 산책로를 걸어가면 갈대처럼 생긴 대나무인 시누대 숲 위로 붉은

동백꽃이 얼굴을 내밀고 화사하게 웃고 있다. 오동도의 동백이 보통의 동백과

다른 점은 동백꽃에 얽힌 슬픈 전설이 전해오기 때문. 남편이 고기잡으러 간 사

이에 도둑이 들자 아내는 정절을 지키려 절벽에 떨어졌다. 후에 남편이 시신을

묻으니 동백꽃이 피어났다는 전설. 그래서 오동도의 동백은 더 아름답다.

동백 길을 걸어가면 나타나는 오동도의 등대.

고향을 찾으면 바다의 수평선을 보기 위해 오동도에 꼭 온다는 허영만은 등대

에 올라보는 고향 여수의 전경과 드넓은 바다를 보자 숨통이 트인다.

그래서 한번씩 고향의 바닷 바람을 맞으면 도시에서의 답답한 삶을 또 살아가

게 하는 힘을 준다고...




* 고기 구경 삼매경

여수에 오면 풍물시장.

서대, 숭어, 광어, 도다리 등 풍부한 여수의 어종들.. 보기만해도 배부른 넉넉한

여수의 풍경이 좋다.




* 꼭 다시 와야지.. 초도

여수에서 거문도 가기 전에 초도라는 섬이 있다. 거문도만큼 알려지진 않지만

기암괴석과 상록수림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섬이다. 초도로 들어가는 길은 그야

말로 점점이 박힌 섬들의 향연~

초도의 앞바다로 가보니 톳, 미역, 굴 등 이 곳 또한 “식객”의 재료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하나하나 보물 찾기하듯 나타나는 바다의 자원들에 대해 얘기하는

허영만.. 그에게서도 해양박사 못지않은 전문가의 면모가 묻어난다.

그러나 초도에서 만난 반가운 것은 진달래. 뜻하지 않게 만난 진달래가 발목을

잡고..

섬에서 만난 진달래는 뭍의 진달래보다 색이 짙고 강하다. 이 진달래를 가지고

술도 담그고 전도 부쳐먹는 초도 사람들. 초도는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섬이다.




* 거문도

거문도 가는 길이 마냥 즐겁다.



* 여수의 아름다운 사찰 - 향일암과 은적사

우리나라 4대 관음 기도처 향일암은 일출로 유명한 곳이다. 남해 수평선의 일

출 광경이 장관을 이루어 향일암이라 하였으며, 또한 주위의 바위모양이 거북

의 등처럼 되어 있어 영구암이라 부르기도 한다. 향일암 앞 마당에서 아득히 수

평선까지 시야에 담는 맛이 통쾌하기 이를데 없다.

은적사는 보조국사가 남면 금오도에 위치했던 송광사와 승주 조계산 송광사간

을 왕래하면서 휴식을 취한 곳이라 전해진다. 옛 이야기 그대로 후박나무와 동

백나무가 절경을 이루는 은적사는 휴식을 취하기 딱 좋은 사찰. 해오름과 휴식

이 맞물려 여수의 사찰은 아름답다.




* 봄의 꽃, 진달래 - 영취산

여수의 4월은 진달래밭이다. 영취산은 그야말로 진달래가 만발하여 산 전체가

분홍빛으로 갈아입고. 산등성이를 헤치고 올라가보니 고향의 봄은 진달래가 보

여주고 있었다.

연분홍색의 진달래.... 진달래 오솔길을 걸으며 다음을 기약한다.



지리산 아래 봄꽃 흐드러지고


꽃봉오리 터지는 소리...

출렁이는 강 물결소리...

재잘대는 아이들의 소리...

청량한 대숲소리...




지리산 아래 꽃이 피고 봄이 왔다.

봄이 오는 소리에 귀기울이며 떠난 여행

지리산 아래 봄이 오는 소리를 따라 떠났다.




* 노고단에 올라

봄을 따라 간 지리산의 노고단에 올라 새벽을 맞는다.

일찍 일어나 해를 기다리는 기분이 참 좋다.

우리 민족의 믿음의 성지 노고단.

노고단은 역사의 흔적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노고단에서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노고단은 한때 외국인 선교사들의 피서용 별장으로 둔갑했던 때가 있었다.

빼어난 절경 덕분에 이 곳에 별장을 지어놓고 호사스런 생활을 했던 선교사들..

그 후 노고단 외국인 별장은 1948년 여순사건이 발발하면서 반란군의 근거지로

이용됐다가 국군 토벌대에 의해 점령됐으나 이후 빨치산의 거점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두 불태워져 지금의 흔적과 잔해들만 남아 아팠던 근대사를 오롯

이 간직하고 있게 되었다.




* 그림 속 풍경같은 마을, 영암촌과 현천마을

지리산 산마을의 봄은 산수유 마을부터 시작된다. 산수유 꽃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가면 자그만 마을이 나온다. 마을 아주머니들은 봄나물을 캐러 가고.. 내

친 김에 쑥 전과 산수유 화전도 얻어먹는다. 풍경만큼 인심도 좋은 마을이다.

또다시 산수유 꽃을 따라 가니 계단식 논을 가는 소가 보인다. 아직도 소가 제

몫을 하고 있는 이 마을엔 초가집도 남아있다.

할아버지와 나이든 소.. 그리고 오래된 초가집.. 오래된 것들이 자연스러운 마

을은 따뜻함이 느껴진다.




* 산골마을 아이들과 즐거운 한때.

산수유 꽃을 따라 또 하염없이 길을 걸으면 아이들의 노래 소리가 발걸음을 붙

잡는다.

산골 학교의 음악시간. 아직까지 오르간으로 수업을 이끄는 선생님과 또랑또랑

한 아이들의 목소리. 자연이 내는 소리와 같다.

오래된 시골마을이 주는 편안함도 좋지만 아이들의 생기발랄함이 없어 아쉬운

터에 기분이 좋아진다. 운동장으로 나가면 그 주변의 모든 환경들이 꽃, 나무,

숲이다. 자연을 보며 자라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짓는 시상. 시는 곧 아이들의

마음이 되버린다.

자연에의 삶을 갈망하는 백창우... 아이들과 함께함에 기분이 좋아지고...




* 아름다운 섬진강의 풍경들...

청매실마을로 유명한 광양의 한 농원. 이 곳에서 보는 섬진강변의 풍경은 기가

막히다. 새벽빛에 휩싸인 섬진강의 모습과 강변마을 사람들. 섬진강의 그 유명

하다던 참게잡이는 그나마 몇 명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경상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던 섬진강의 줄배는 이제 손님이 오지 않아 관람용이 될 뿐이다.




* 아흔아홉칸의 집, 운조루의 비밀찾기

운조루의 곳간 채에는 지금도 쌀뒤주가 하나 놓여져 있다. 둥그런 통나무의 속

을 비워 내고 만든 뒤주라서 네모지지 않고 둥그런 원목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 뒤주의 특이한 장치는 다른 사람도 마음대로 이 구멍을 열 수 있도록 되어있

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이 뒤주는 누구라도 와서 쌀을 마음대로 퍼갈 수 있는

뒤주인 것이다. 류씨 집안에서 주변의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베풀기 위한

용도의 뒤주였다.

운조루의 또다른 비밀은 굴뚝이 아주 낮게 위치해 있다는 것. 굴뚝이 높아야 연

기가 술술 빠져나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낮게 설치한 이유는 밥하는 연기가 높

이 올라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밖의 가난한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를 모

면하기 위해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운조루의 다락방은 여인들의 비밀장소. 여자들이 쉽사리 밖에 나가질 못하던

시절, 이 다락방은 여인들이 바깥 구경을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장소였다. 그 시

절, 젊은 여인은 다락방의 쪽문으로 세상을 보았다.




* 꽃의 나라, 화개

그 유명한 쌍계사의 벚꽃길.. 세상은 눈발 내리듯 요동치고..

벚꽃길을 따라 가니 그 유명한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화개장터가 나온

다. 장터에도 봄은 와 여러 가지 나물들이 늘어서있고 봄나물의 향에 취해 전라

도와 경상도 아주머니들의 넉살에 취해 장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래도

아직까지 나물캐다 파는 아주머니들이 있는 시골장...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교, 부덕폐교

텅 빈 운동장, 고인 물. 까치 한 마리. 고인 물에 흘러다니는 꽃잎들과 나무골대.

한때 아이들이 뛰놀던 학교는 빈 공터가 돼버렸다.

저 골대에 아이들이 공을 찼겠지... 저 깨진 유리창 안에서 아이들이 공부를 했겠지...

다음에 다시 섬진강을 찾을때 지금 본 풍경들은 그대로 남아있을까....

이 아름다운 풍경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기 위해 눈으로 박아 놓는다.

박아 놓지 않으면 다시는 못 볼 풍경이 되었음으로.



이천년의 시간여행 - 나주




‘가난했던 어린 시절, 마음의 풍요로움을 주었던 그 땅...나주.’

음악과 여행이 인생의 전부라고 말하는 작곡가 임동창씨가 봄이면 늘 가고 싶

어 하는 곳,

‘풍요로운 들녘을 따라 싱그러운 생명력이 넘치는 남도고을’ 나주를 찾아간다.




★ 목사내아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 132호인 목사내아.

조선시대 나주목(羅州牧) 관아(官衙)의 관사(官舍)로서

1892년(고종 29)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세월의 때가 묻어있는 목사내아에도 봄이 찾아왔다

목사내아 마당의 틈을 비집고 한들거리며 피어있는 작은 꽃이

작은것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새삼 봄의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 금성명다원




나주의 산 금성산에서 나는 야생찻잎으로 끓이는 금성명다원의 차

임동창이 이른 봄 최고의 차로 여겨지는 우작을 만들 찻잎을 따러 산을 올랐다

적당한 찻잎을 골라 따는 작업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찻잎을 따는 과정은 망설이고 결정하는 것이 마치 인생을 살아가는 일처럼 녹녹치 않다




★ 샛골나이




목화솜에서부터 베 한 폭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다양한 과정

나주에는 나면서부터 베를 짰다는 노진남씨의 샛골나이가 있다

나주의 베-샛골나이는 백의민족으로 일컬어지는 한민족의 옷을 대표하고,

역사적인 전통직물로 가치가 높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데...

우리것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임동창씨, 나주 샛골나이 제작과정을 체험해본다







★ 전통 쪽염색




쪽물 만들기, 조개껍질로 석회 만들기, 잿물 끓이기 등

복잡하고 다양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전통 쪽염색

나주에는 맥이 끊긴 쪽염색을 되살려 지키는 정관채씨가 있다

마당 빨랫줄에 널린 눈부신 쪽빛 천이 봄의 하늘과 닿아 더욱 아름답고,

임동창씨도 샛골나이에서 얻어온 베 한조각을 물들여 쪽빛을 담아간다




★ 다보사




조용하게 자리잡은 산사 다보사

고요한 절의 느낌을 닮은 스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봄 한가운데 자리잡은 다보사를 둘러보니

임동창씨는 보림이란 법명으로 절에 머물렀던 옛 생각이 난다


★ 화가 박태후의 죽설헌




먹으로 그림을 그리는 나주 토박이 화가 박태후씨, 임동창씨와는 이미 지인관

계이다

오랜만에 찾은 나주에서 여전히 반갑게 그를 맞아주는 박태후씨 가족.

그가 있어 나주에 더욱 오고 싶었다.

박태후씨가 지은 집 죽설헌은 주인이 30년간 공들여 만든 낙원.

졸졸대는 물소리와 지저귀는 새소리와 어우러진 죽설헌에서

임동창씨는 마루에 놓인 풍금을 연주한다.




★ 황토밭




박태후씨와 함께 걷는 황토밭

특별한 말이 오가지 않아도 그저 걷는 걸음만큼 다져지는

둘 사이의 깊은 마음은 나주에서 얻어가는 가장 큰 수확인 듯하다




★ 영산강




나룻배를 타고 한 폭의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봄빛을 가득 머금은 강은 눈부시게 반짝이는 영산강을 영상에 담는다.




★ 나주의 들판




호남평야의 끝자락 나주들판은 바라만 보아도 배부른 기분

소년 임동창은 외가인 나주에 올 때마다 이 들판을 보며 한 뼘씩 자랐다

푸른 보리가 넘실대는 넓은 들녘.

옆으로 눈을 돌리면 바로 고분들이 보이는, 나주들판 만의 정취를 느껴본다




★ 나주의 고분

96년부터 98년 동안 발굴 조사가 이루어진 복암리 고분군의 3호분(아파트형 고

분)을 비롯

삼국시대의 고분들이 곳곳에 자리잡은 나주

이천년 역사의 무게를 인 거대한 고분 앞에 서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벅찬 감정을 느낀다는 임동창씨

나주시 학예연구사와 함께 고분을 둘러본다



딸과 함께 걷는 추억의 길 - 장수, 구례



모든 것은 흐른다

자연 앞에서면, 더 잘 보인다

철마다 옷을 갈아입고, 모양을 달리하며,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오는 자연....

하지만 계절이 바뀌고..세월이 흘러도..자연은 언제나 그자리..

모든것이 흘러도 바뀌지 않는 또다른 한가지 가족...

같은 둥지에서 이제는 새로운 둥지를 만들려하는 딸과의 여행

작곡가 박범훈..... 그가 딸과 함께 가족의 의미를 새겨 보는 여행을 떠난다......



# 덕산계곡

여행의 시작점...

울창한 원시림과 맑은 물, 기암괴석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용이 살아있는

계곡.



# 장안전통문화예술촌

사라져가는 천연염색을 찾아간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과 나무 염색..... 황토염색, 먹빛염색

폐교에서 함께 천연염색을 하는 부부를 만나, 전통을 이어가는 네사람의 이야

기가 진솔하다



# 피아골 안의 모든 것

화엄사와 함께 지리산에 가장 먼저 들어선 절로 알려지고 있는 연곡사, 현대사

의 질곡을 간직한 사연 많은 피아골이 시작되는 자리의 바로 밑에 있다

작곡가 박범수교수가 작곡을 위해 들르는 불락사

전통 불교음악을 계승 발전 시키고 있는 이곳은

딸이 어렸을때부터 함께 같던 이곳은 딸과 함게 마음의 고향이며, 추억의 장소



이곳 주지스님인 휴봉스님과 옛 기억을 되살리며, 딸과의 추억에 잠긴다



# 구례 장날

옛 풍경이 담겨져 있는 장날에는 30년 넘게 팥죽을 팔고있는 할머니와 박범훈

교수의 구수한 이야기가 흐르고....

박범훈 교수 할머니에 대한 옛 이야기와 딸과 함께 장터를 걸으며 진한 추억을

만든다



# 사성암

구례읍에서 약 2km 남쪽인 죽마리 오산(鰲山) 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원래 오산암이라 불렀는데, 544년(성왕 22) 연기조사가 처음 건립하였다고 전

해지고 있다. 《사성암 사적(四聖庵史蹟)》에 4명의 고승, 즉 원효(元曉)·도선

국사(道詵國師)·진각(眞覺)·의상(義湘)이 수도하였다고 하여 사성암이라 부르

고 있다.

오산은 해발 530m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사방이 한눈에 들어오는 뛰어난

경승지이다. 《봉성지(鳳城誌)》에 이르기를 “그 바위의 형상이 빼어나 금강산

과 같으며, 옛부터 부르기를 소금강”이라 하였다. 암자 뒤편으로 돌아서면 우

뚝 솟은 절벽이 전개되는데, 풍월대·망풍대·신선대 등 12비경으로 절경이 뛰어

나다.

또한 송광사 제6세인 원감국사(圓鑑國師) 문집에도 오산에 대한 언급이 보인다

. “오산 정상에서 참선을 행하기에 알맞은 바위가 있는데, 이들 바위는 도선·진

각 양 국사가 연좌수도(宴坐修道)했던 곳”이라 하였다. 어쨌든 이와 같은 기록

들로 보아 통일신라 후기 이래 고려까지 고승들의 참선을 위한 수도처였던 것

으로 보인다.

현재 사찰은 조그마한 소규모의 목조 기와집이며, 암자에서 동쪽으로 약 50m

떨어진 암벽에 높이 4m되는 음각 마애여래입상이 조각되어 있다. 마애여래입

상의 연대가 고려 초기로 올라간다는 점에서 사성암의 창건 내력을 살피는 데

좋은 자료가 된다.



그리운 새떼들의 나라,거제도



맷새, 딱따구리, 노랑턱맷새, 흑비둘기 등 한때 수많은 새들이 고향땅 거제 하

늘을 오고 갔었다. 그 많던 새들이 아직도 있을까....

거제로 간다.



♠ 소년의 꿈을 싣고, 거제 장승포

지척에 깔린 몽돌깨

새들이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장승포의 빨간 등대.


학동 몽돌 해수욕장의 몽돌 굴러가는 소리.. 새소리,

파도소리 등 자연의 소리



♠ 나는 바다의 마도로스, 도장포

도장포 바다에서 배를 하나 얻어탔다.

직접 배를 몰아보니 옛날 생각이 봇물 터지듯 떠오르고....




♠ 천연의 왕국, 거제의 모습

유장한 비경을 자랑하는 해금강을 보러 가는 길.. 온갖 기암괴석들이 멋들어진

모습을 뽐내고 아름다운 남국의 섬 외도에 들어가자 이른바 파라다이스의 세계

가 펼쳐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각종 나무와 꽃, 식물들이 있다..

이 곳에서 뜻밖의 반가운 손님도 만난다. 바로 흑비둘기.. 쉽게 볼 수 없다는 이

흑비둘기가 사람을 알아본 모양이다.




♠ 고향 사람들, 죽순마을과 외포경매

죽순들이 펼쳐진 대밭. 거제 하청은 죽순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이 곳에서 몇십

년째 죽순을 재배하는 마음씨 좋은 부부도 만나고... 지난 태풍 매미가 고향땅

거제도 휩쓸고 가 죽순재배가 전같진 않지만 고향을 찾아온 사람에게 죽순 요

리를 내놓는 인심만은 그대로다.

여행에서 만난 좋은 인연을 얻어 더없이 기분이 좋고..

이제 고향사람들도 윤무부 교수를 한눈에 알아본다. 멸치잡이로 유명한 거제

외포항에서 어릴적 동네 친구도 만나고 경매장에서는 윤무부 교수를 알아본 아

줌마한테서 비싼 회도 얻어먹는다.




♠ 고향의 산에 올라, 대금산과 계룡산

고향을 한눈에 보기 위해 올라간 대금산. 정상에 도착해서도 여행 내내 놓지 않

던 망원경을 들고 새를 찾기 시작했다. 이쁜 야생화들이 펴있는 계룡산으로 들

어가서도 망원경을 들고 새를 찾기 시작했다. 잡고 싶지만 잡히지 않기 때문에

새가 좋다는 윤무부..

어린시절.. 지척에 바다가 펼쳐져 있고 수많은 새들이 하늘을 유영하고..

이 모든 거제의 자연환경들이 소년의 윤무부를 키워준 것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묻어나는 고향 거제가 이번 여행으로 새로운 추억 하나를

얻을 것이다.



잃어버린 고도(古都), 부여를 찾아서




★ 계백장군 동상

부여시청앞에 위치한 계백장군 동상은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손에는 칼을 쥐지 않았고 빈손으로 손바닥을 펴들고 서있는 것인데

이는 백제의 패망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편이다.

거대한 계백장군 동상을 둘러본 부자는 이제 부여로 들어간다



★ 시인 신동엽

1930년 8월 18일 부여고을 동남마을에서 태어난 시인 신동엽

1969년 문득 요절하여 짧은 일생을 마무리했다.



- 신동엽 생가

부여를 찾는이들이 반드시 들르는 곳이 된 시인 신동엽의 생가

시내 복판인 동남리에 위치한 생가를 찾은 조성봉 감독과 아들 세혁

신동엽 문화제를 주도해 온 황금성씨와 함께

신동엽에 대한 얘기꽃을 피우고,

아들은 신동엽을 이해하기엔 아버지의 세상이 아직 어려운데...



- 묘소

경기도 파주에 있던 신동엽의 묘는 93년 선산으로 옮겨져

그의 아버지 묘와 함께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묻힌 묘소 앞에 선 또 다른 아버지와 아들

신동엽 시인의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를 낭독하며

일찍 세상을 떠난 시인의 생을 추억한다



★ 정림사지

정림사지는 백제인이 만든 2개의 남은 석탑 중 하나가 위치한 절터

화려했던 과거는 알길 없이

덩그러니 남겨진 정림사지 5층 석탑을 바라보니

백제인의 소박하고 고결한 정신이 엿보이고,



★ 부여 산유화가

'정읍사'와 함께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노래인 '부여 산유화가'

전승자인 방홍남옹(84)을 만나 백제의 노래를 들어본다

어린 세혁의 귀에도 왠지 구슬프게 들리는 가락...

노동요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애절하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 백마강

봄빛이 감돌아 나가는 백마강가에는 유채꽃이 만연하다

그동안 떨어져 있던 시간처럼 저만큼 앞서 걷는 아버지

하지만 여행이 끝날 무렵,

아버지와 아들은 친구처럼 어깨동무를 하게 되었다

유람선을 타고 둘러보는 부여의 젖줄 백마강가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틈 없이 가까워졌다



★ 선도예

간결하면서도 실생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백제토기

백제인의 예술혼과 장인 정신이 배어 있는 토기를 만들어 보고...

백제인의 실용성과 예술성을 담은 백제문화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끼며

처음 돌려보는 물레에 마냥 신기한 아들의 손길과

훌쩍 자란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에는 같은 마음이 담겨져 있다



★ 백제의 유물

패망국이라는 이유로 황폐화되고,

대부분 도굴 당해 몇 점 남지 않은 백제의 유물들

하지만 남은 유물들은 백제인의 정신을 고이 담고

그 정신을 짐작케 하고 있다

10년전 부여 능산리 고분 주차장터에서 기적적으로,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한 형태로 발굴된 대향로는

지상의 세계와 추상의 세계 천상의 세계 세 가지를 담고있는 걸작

부여 박물관의 유물들을 보면서

아버지와 아들은 잠시 과거의 부여를 상상하는데...


호수, 하늘을 담다 - 춘천




땀과 열정으로 보낸 청춘...

농구코트를 누비느라 온통 바쁘기만 했던 젊은 날이었다.

누구나 한 페이지 쯤 갖고 있을 추억과 낭만...

전지훈련 차 다녀온 춘천은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강물이 멈추고 시간마저 머물러 쉬는 호수...

박찬숙(46/前국가대표 농구선수)이 고등학생 딸(서효명)과 함께

그 춘천을 향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한다.




# 별빛 강이 흐르는 촌, 강촌 / 구곡폭포



- 꼭 한번 경춘선, 춘천으로 가는 기차를 타보고 싶었다.

빠른 고속철에 밀려 통일호 완행열차는 사라졌지만 종착역을 목전에

두고 간이역에서 내리는 자유로움이 있다.

비오는 강촌역은 대학생들로 붐비고 플렛홈에는 젊은이들의 낙서가 빼곡하다

.




- 아홉구비를 돌아내리는 구곡폭포

봉화산 계곡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는 빗속에서 장관을 이룬다.

활기찬 젊음이 있는 강촌에서 여행의 시작 또한 경쾌하다.




# 물의 도시, 춘천 / 중도 / 춘천여고 / 인형극장




- 의암댐이 만든 섬, 중도

짧은 뱃길이 아쉬운 중도에는 선사시대 유적과

변함없이 그 터전을 일구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박찬숙, 딸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 그리운 얼굴을 찾아가는 길...

박찬숙의 후배가 농구부 감독으로 있는 춘천여고를 찾아간다.

까마득한 후배들과 함께 즉석농구시합도 하고

교정의 목백합 향기에 취해본다.




- 인형극 공연

연기에 관심이 많은 딸 효명이를 위해 마침 공연중인 인형극장에 들렀다.

이번 여행길은 서로에게 더 다가가고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가장 깊이 숨은 마을 - 품걸리




- 무작정 비포장 산길을 달려 들어간 산길 끝...

길이 끊어진 품걸리에는 두릅과 도라지를 캐며 사는 노부부가 있다.

갑작스런 손님을 위해 두릅을 삶아주는 산골인심이 푸근하다.



# 소양호 뱃길




- 동양최대의 사력댐, 소양댐이 만든 내륙의 바다

소양호를 따라 수많은 물가마을들이 평화롭다.




# 화천5일장




- 서울에서 나고 자란 박찬숙과 딸 효명이에게 신기한 장날풍경...

예전보다 규모가 줄었다지만 아직은 장날의 활기가 가득하다.

메밀로 싸먹는 총떡은 강원도 특유의 맛을 느끼게 한다.

- 나무로 만든 꺼먹다리




# 뱃길로 찾아가는 청평사




- 깊은 산속에 있으나 소양호 뱃길로 들어가는 청평사..

그 길 자체가 세속을 벗어나는 참배길이다.

고려시대 고찰은 한국전쟁 때 불타 제모습을 잃어 복원됐다.

- 아홉가지 소리를 내는 구성폭포

-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고려시대 인공연못



# 경강역




- 기차로 떠나온 여행은 끝은 시골 간이역이다.

강원도와 경기도의 경계라 해서 경강역...

오가는 사람들을 위해 경강초당을 꾸며놓은 배려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 딸과 함께 호수로 떠난 여행,

박찬숙도 하늘을 담는 호수처럼 넓은 품으로 딸을 지켜볼 것이다.


바다를 건너다 - 비금도, 도초도


그 마지막 시간에는 영화감독 배창호 가족과 함께합니다.







섬, 바다를 건너다 - 비금도, 도초도




빽빽한 도심 속 삶이 주는 편안함에 익숙해하면서도

그 회색빛에 지칠때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더구나 바쁜 일상에 치어 소홀히 했던 가족과 떠나는 여행은

가족간에 더욱 공고히 해주는 기회를 준다.




낭만적 탐미가 영화감독 배창호.

그가 초등학생 딸(영수)과 부인과 함께 가고 싶은 그 곳은

도시에서도 멀리 육지에서도 멀리 떨어진 섬, 비금도 도초도다.

영화감독이 직업인지라 방방곡곡 그래도 꽤 다녀봤다고는 하지만..

비금도, 도초도가 자랑하는 천연의 아름다움에 새삼 우리나라의 비경에 푹 취

해버렸다.




하늘과 땅과 해..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들을 영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곳, 비금도. 도초도!!

그 천연의 섬나라로 영화감독 배창호 가족이 간다.







- 섬으로 가는 바다... 드디어 섬, 바다를 건너다.

안개 자욱한 새벽, 안개를 거치며 바다를 건넌다.

점점이 떠있는 섬들도 보이고.. 새도 날고.. 갖가지 바위들도 보이고..

서울을 출발한지 불과 몇 시간만에 새로운 세상속으로 온 기분이 든다.

드디어 도착한 비금도, 도초도.

섬에 왔는데 뜻밖에 농촌마을의 아늑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주민들의 주업이 농업인 비금도와 도초도는 농촌과 어촌마을이 공존하는 아름

다운 섬이다.




- 섬, 산책하다.

도초도의 아름다운 바다가 훤히 보이는 민박집에 짐을 풀고 아름다운 돌담길을

따라 섬 구경에 나선다.

군데군데 보이는 초가집과 반듯한 직사각형의 이쁜 모판, 섬 속의 절, 만년사.

조용한 섬마을이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 하루종일 놀다, 명사십리 해수욕장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긴 해수욕장 명사십리 해수욕장.

정말 광활한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진다.

길고 긴 모래밭.. 넓고 넓은 바다..

확 트인 바다가 주는 시원한 기분.

그 기분에 취해 아무도 없는 해수욕장을 질주하는 배창호 가족.




- 또 다른 섬, 칠발도, 우세도

해조류 천연기념물 섬인 칠발도로 자연탐사를 나섰다.

특히나 이 곳은 배창호 감독이 자연을 좋아하는 딸, 영수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섬이기도 하다.

영화 빠삐용의 촬영장소를 연상케하는 칠발도에 올라 여러 가지 야생화를 보며

잠시 무인도에서의 생활을 상상해본다.

또다른 무인도, 우세도는 마치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촬영장소와 똑같다.

몇해 전만에도 사람이 살았던지 사람이 살다간 흔적들이 남아 있어 쓸쓸함을

던져준다.

그러다 누군가 어린 딸을 위해 만들어주었을 그네를 발견한 배창호 감독.

나뭇가지에 달랑 걸린 그네줄을 씩씩하게 타는 영수.

항상 자연속에서의 삶을 꿈꿔왔는데 짧은 순간이지만 느낄 수 있는 이 시간들

이 좋다.




- 모든 처음해보는 것. 귀한 체험꺼리

비금도는 논, 밭이 많은 섬...

젊은이 다 떠난 섬에 할아버지의 일을 돕는 건 소다. 세 가족을 다 앉히고도 끄

덕없는 소. 할아버지의 말귀를 알아듣는 더없이 좋은 파트너가 아닐까...

다른 날, 민박집 아주머니와 함께 맛조개 캐러 간다. 엄마는 맛조개 잡기 귀신

이 되어가고.. 갯벌에 옷이 진탕 젖어도 영수는 재밌기만 하다.

모든 처음 경험해보는 것들이 새롭고 즐겁다.




- 섬 아이들과 즐거운 한때

도초 초등학교의 체험학습에 참여하게 된 영수.

동갑내기 섬 아이들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운동장을 뛰어놀기도 하고 낚시도 해보고...

때묻지 않은 섬 아이들이라 도시에서 온 영수를 무척이나 반겨준다.




짧은 여행이지만 어느덧 익숙해진 섬 생활과 사람들..

이 모든 것들과 헤어지고 다시 바다를 건넌다.

며칠간의 황홀함으로 돌아간 일상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여행을 마감하며 가족은 큰 마음을 얻어간다.


다시 쓰는 종군일기-서부전선에서 동부전선까지


50여년전, 전쟁의 한 가운데 뛰어들었던 종군기자 이혜복씨

이제 총성소리 대신 자연의 소리가 자리한 휴전선 155마일

다시 한번 꼭 가고 싶었던 그 곳으로 떠났다



긴 여정의 동반자는 기자를 꿈꾸는 대학생 김석순씨

50여년전 이혜복씨의 모습을 닮은 후배와 함께

민족의 아픈 역사의 현장을 더듬어 떠난 현충일 특별 기획

다시 쓰는 종군일기 - 서부전선에서 동부전선까지



서부전선



고랑포

이혜복씨의 첫 종군 취재지였던 고랑포

황포돛배를 타고 둘러보는 고랑포 주변,

지난 세월을 묵묵히 흘러온 임진강을 따라 흘러가는 황포돛배에 몸을 싣고

그날의 아픔을 회상하는데...



해마루촌

경기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해마루촌 마을은

6.25당시 피난갔던 주민들이 다시 모여 만든 마을이다

주민들의 생생한 그 당시 이야기를 들으니 그날의 전투가 어제 일처럼 생생한



어느새 흐른 50여년의 세월은 사라졌던 마을도 되살려 놓았다



UN군 화장터

산 속 수풀을 헤치고 들어서면 만나는 UN군 화장터의 흔적

긴 굴뚝을 타고 하늘로 올랐던 원혼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고,

내려오는 길 개울가에 물장난을 치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결코 경험하지 말아야 할 전쟁의 아픔,

그 아픔을 모르는 세대들에게 영원한 평화가 있길 기도해본다



중부전선



철원구시가지

군부대의 도움을 얻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철원구시가지

번성하던 도시는 전쟁의 흔적으로 이제 부서진 건물 잔해와 끊어진 철길만이

자리한다

포탄자국이 남은 건물 안쪽을 둘러보니 가슴이 먹먹하여 말을 이을 수가 없고,

끊어진 철길과 녹슬은 철마를 바라보니 민족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데...

그 삭막한 풍경 속에도 애처로운 꽃잎은 한들거린다



생창리마을

전쟁의 상처를 가슴에 담아두고 사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마을 생창리

그곳에서 일행은 촌로를 만난다

죽을 고비를 넘기며 전쟁을 겪어냈다는 그의 말을 듣고 앉아있자니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상흔의 깊이가 얼마나 큰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데...

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는 북측마을 위로는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언제쯤 우리는 저 새들처럼 맘껏 넘나들 수 있을지...



동부전선



향로봉

이혜복씨가 기억하는 가장 치열했던 전투, 향로봉전투

반나절 걸려 올랐던 그 산을,

이제 가파른 산길도 잘 올라가는 차를 타고 1시간 여를 달리니 오를 수 있었다

향로봉 전투 참전자와 함께 오른 그 산은, 분명 그날과 같은 장소임에도 느낌이

다르다

찢겨졌던 산등성이는 이제 푸르른 녹음으로 가득하고

하늘과 맞닿은 봉우리는 한없이 맑기만 한데,

북녘 먼 곳을 바라보는 이혜복씨의 마음은 가볍지만은 않다

흙, 생명을 빚다 - 여주, 이천




안석환 - 연극, 영화배우




숲이 깊어만 가는 유월, 홀로 숲길을 걷노라면 홀로 있음이

문득, 자유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배우, 안석환



그를 두고 사람들은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라 한다.

수없이 옷을 갈아입어도, 아직 벗지 않은 옷 한 벌마저 무거울 때,

훌쩍 봇짐 하나 매고 무대를 벗어났다.

흙에 몸을 맡기고 새로이 빚어지는, 생명의 이야기들을 들어본다.




@ 신륵사




오욕칠정이라 생각했다

연기로 만난 인간의 삶은 그렇게 겉으로 드러난 것이 아니라, 안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 욕망의 시작은 어디인가? 이 물음에

주지스님의 대답 또한 명쾌하다.




아름다운 경관, 유적 유물을 간직한 신륵사




무욕... 그 경지에 대해서 연기자로서, 혹은 인간 안석환으로 느낀점은?




@ 목아 박물관




이번 여주 여행에서 꼭 만나고 싶었던 사람...

박찬수 명장

그의 손이 스치면 나부도 부처가 된다고 전해지는 사람....

생명을 다한 나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무에서 인물을 만들어내야하는 연기자와도

닮은 것 같아그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다




@ 여주 세계 생활도자관




500년 역사를 가진 전통 도자기 문화를 대중화와 우리 도자기

세계화를 위해 매년 5월, 여주에서는 큰 잔치가 열린다. 만지고,

쓰는 일상적인 그릇에 옛 사람들은 혼과 정성을 담았다







@ 명장 서광수와 함께




흙이란, 언제나 스스로를 내어주는 것,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

그것은 무상함이 아니라 제 몸을 처음으로 온전히 내어주는

순간일 것이라

아닌 건 그 자리에서 버리는.. 정신.. 우리 장인들의 정신은 매순간

절실하게 일했던 것 같다

연기 역시 절실함이 문제다 편해지면 위험하다는 신호인가..

그에게 듣는 예술혼을 들여다 본다


차(茶) 소리를 품다 - 전남 보성




종교를 뛰어넘어 우정을 나누는 동자승과 어린 수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광

고.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듯한 환상의 공간...

그 광고 속 미지의 공간은 바로 푸르른 차밭이 넓게 펼쳐져 있는 전남 보성이다

.

우리에게는 차밭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이미 예전부터 보성은 나름의 아름다움

을 자랑하고 있었다. 수려한 산하에 강을 끼고 있는 보성은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가 되기도 했고, 서편제의 핏줄이기도 한 소리의 고장이다.

한국의 모든 아름다움을 아우르는 고장, 보성.,

그 한국의 미를 따라 보성으로 간 이는 바로 가수 이안.

모든 세상에 존재하는 음악은 결국 소리로 이어진다는 올곧은 철학을 가지고

있는 똑부러지는 신세대 가수, 이안이 싱그러운 여름향기 물씬나는 전남 보성

으로 간다.




<<가수 이안을 소개합니다>>

2000년 유럽, 아시아 등 세계 19개국을 돌아다니며 국악 연주 여행

"아주 특별한 소리여행“ 다큐멘터리 출연

MBC 드라마 “대장금” 성인 버전 ‘오나라’의 주인공,

올해 1집 음반 “물고기자리”로 대중가수로 데뷔







환상의 그곳, 보성으로 가다.

사진속의 아름다운 차밭으로 각인된 곳, 보성...

여행을 가겠다고 마음 먹은 후 제일 먼저 떠오른 곳이 바로 보성이었다.

남도로 가는 기차... 유월, 보성의 산과 들판은 깊은 색을 내고 있었다.




산과 바다와 강을 끼고 있는 풍요로운 땅, 보성

보성은 산과 바다와 강을 모두 아우르는 곳이다.

산은 짙은 초록의 빛으로 물들어가고...

청정수역 보성강은 백로와 갖가지 민물고기가 한가로이 떠다니고..

모내기가 이제 막 끝난 논은 한가롭다.

그 옆의 감자밭에서는 막바지 감자를 수확하는 사람들로 분주하고....

갯벌에서는 물때에 맞춰 바지락을 캔다.

모든 자연이 선사하는 풍경들을 볼 수 있는 보성..

산과 바다와 강을 끼고 있어 풍요로운 땅이다.




소리를 품은 차.. 그 향기속으로

보성에 가면 어딜가나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차밭이다.

여기저기 동그란 차밭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가슴 뻥 뚫리는 청량함을 준다.

층층의 차밭이 끝도 없이 펼쳐지고..

사이사이에 난 오솔길과 나무들이 아름다움을 더하는 차밭.

상상했던 그대로다.






소소한 풍경이 충만한 곳.

들불의 연기로 자욱한 밀밭.. 그 옆에서 밀 구워먹는 동네 어른들...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돌산 위의 민박집.

용추폭포 아래.. 조그만 정자 하나..

아담한 돌담들이 줄지어 있는 자그마한 마을들..

이쁜 버스정류장과 한없이 걷기 좋은 길, 삼나무 숲길 등 아기자기한 풍경들이

충만하여 마음에 박히는 곳이다.






소리가 일상인 사람들

예향의 고장, 보성은 어디서나 쉽게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어디서건 소리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차밭에서는 사물놀이패의 흥겨운 소리 한마당이 이어지고..

항상 소리를 접하는 덕에 초등학교 아이들도 끝내주는 사물놀이 실력을 가지고

있다.

국악을 전공한 이안. 같이 어울려 시원스런 소리 한 자락 뽑기도 하고 자연스럽

게 흥을 돋기도 한다.




죽음도 삶이 되는 평화로운 마을, 삼베 마을

보성에 가면 아직도 전통의 방식 그대로 삼베 짜는 어머니들을 만날 수 있다.

한 집에 둘러모여 물레도 돌리고.. 치자물도 들이고... 베도 짜고...

어머니들에게는 일상의 모습이 이안에게는 처음 보는 광경이다. 학습된 지식으

로만 알고 있던 삼베 짜기.

본인의 수의를 직접 만들었다는 어머니들.. 죽음도 삶이 되는 평화로운 마을이

다.




대원사의 만다라를 찾아

새벽, 사찰은 청사초롱이 길을 안내하고 있다.

연꽃이 피어나는 정원과 황희정승 각 그리고 대나무 숲길이 있는 숨어있는 보

성의 보물, 대원사.

절을 가꾼 스님의 노력이 곳곳에 배어있는 대원사는 만다라가 있는 절이기도

하다.

모래로 만든 극락의 형상, 만다라에서 깨달음의 세계를 보고..






짧은 기간동안 보성을 마음껏 느낀 이안...

가만히 있는 것 같으면서도 부지런히 움직이는

그래서 끊임없이 무언가 던져주는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상

상 속 공간으로의 여행에 마침표를 찍는다.


인제 진동계곡


초여름, 신록의 절정을 알리듯

맑고 분주한 소리로 강원도 깊은 골짜기를 가로지르는 물줄기 하나...

우리 땅 깊은 오지, 맑은 숨자락을 풀어헤친 그곳에 진동계곡이 있다.



화가 전창운, 평소에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스케치 구상 겸

하루 여행을 떠나는 그가 이번엔 좀 먼 여정길을 나섰다.

짙푸른 초록의 산 틈으로 빨려 들어가듯 이끌려 만난 그곳 '인제 진동계곡'이다

.



= 산골마을 진동리

굽이져 이어진 산길을 따라 오르면 계곡과 함께 살아가는 마을 진동리가 있다.

30여년간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온 노부부는 길손을 반갑게 맞아주고

금새 쪄서 내온 감자만큼이나 소박한 얘기 보다리를 풀어놓는다

또, 진동리에서 나고 자란 이은섭씨의 이른 새벽 시작되는 산골의 일과를 만난





= 천상의 꽃밭 곰배령

천상의 화원이라 일컬어지는 점봉산 곰배령.

산과 함께 사는 사나이 이상곤씨가 동행해주었다.

두어 시간을 걸려 힘들게 오른 그곳엔

마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한 장면 같은 넓은 평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곳곳에 피어있는 야생화들...

세찬 바람을 견디고 모질게 핀 꽃들을 마주하니

세속의 찌꺼기를 모두 가져갈듯한 마음이 밀려오는데 ...



= 물길 100리의 절경 내린천

진동계곡의 물줄기가 내려와 흐르는 내린천 100리.

내린천은 전국최초로 모험관광지로 지정되어

래프팅 등의 레져동호인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직접 래프팅을 경험하며 내려가며 보는 내린천의 절경

바라만 보아도 좋고, 물살에 휩쓸려 몸으로 느끼니 더욱 좋다.



= 삼둔오가리 비경을 찾아

인제에는 예로부터 삼둔오가리가 불리는 명당이 있었다.

예부터 흉년, 전염병, 전쟁등을 피할 수 있는 명당이라 일컬어지던 곳

아직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비경 속으로 들어간다.

이곳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는 희귀어종과

빛조차 힘들게 새어 들어오는 깊은 계곡의 정취를 만난다



= 산골분교 동심과 만나다

12명의 어린이들이 모여 공부하는 진동분교.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도 척척 그려내는 동심을 만난 여행자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듬고...

그 기억의 끝에 머무르는, 이 넓은 자연과도 같은 어머니 생각에 뭉클하다



월의 계곡 - 오대산 계곡>



<< 출연자 프로필>>



이호재 [李豪宰 1941∼]


연극배우. 서울 출생. 서울연극아카데미를 졸업하였다.

1963년《생쥐와 인간》에 출연하며 연극을 시작, 64년 드라마센터

동랑레퍼터리극단에 입단하였다. 75년부터 80년까지 국립극단에

몸담았고, 80년대 중반 TV에서 활동하였다. 그의 연기는 순발력이

뛰어나고 유연하며 성격파악에 깊이가 있다. 특히 낭랑하면서도

힘있는 저음의 대사는 부드럽고 정확해 강한 울림을 준다. 92년

《이방인들》로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받았고, 94년 이해랑(李海浪)

연극상을 수상하였다. 출연작품은 100편이 넘는데 주요작품으로

《초분》 《태》 《베케트》 《파우스트》 《에쿠우스》 등이 있다.



산 높고 골은 깊어...

여름 산 그림자 짙은 골짜기에는

굽이굽이 외길 따라 삶이 이어지고 세월이 따라 흐른다.



첫 연극무대에 오르고 42년...

연극배우 이호재라는 이름도 잠시 내려두고,

여름에는 그저 공연보다 길 떠나는게 제격이다.



# 오대산 깊은 골짜기 하나, 부연동 마을과 가마소



오대산 깊은 길, 그 끝자락에 한 두 집이 의지하며 점점이 흩어져있다.

대를 이어 깊은 산골을 터전으로 삼았을 부연동 사람들...

산골 부연동은 오지마을의 모습을 많이 벗어났지만, 논이 없는 산골마을

사람들은 버섯과 산나물, 토종꿀로 풍요롭게 생활한다. 그리고 전교생

3명의 부연분교, 가마솥을 닮았다하여 '가마소'라 불리는 부연동 계곡의

후덕함은 여전히 부연동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



# 월정사와 상원사를 따라 흐르는 계곡



오대산을 여는 절집, 월정사로 가는 길.

마음을 가다듬고 일주문을 지나면 전나무 숲길과 계곡이 이어진다.

그리고 펼쳐지는 오대산의 다양한 이야기들...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종이자 신라의 미가

그래도 숨쉬고 있는 상원사 동종, 세조와 관련깊은 상원사 문수동자좌상까지...



# 지천으로 핀 꽃과 나무, 한국자생식물원



우리 고유의 꽃과 나무들이 지천으로 자라는 한국자생식물원...

오대산 노인봉 남쪽 기슭의 비안골에 3만평 널찍한 터에는 400여종의

자생식물과 70여종의 희귀식물, 멸종 위기식물들이 오대산의 맑은 이슬을

받으며 자라나고 있다.



# 소금강



일찍이 조선시대 율곡 이이가 빼어난 산세가 마치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고 한 데서 유래한 소금강. 그 깊은 계곡엔 많은 전설과

뛰어난 풍광들이 도도하게 굽이치고 있다. 마의태자가 수 많은 군사들의

밥을 먹였다는 식당암, 신비한 아름다움이 흐르는 만물상...



# 오대천과 만나는 장전계곡



오대산에서 발원하여, 강원 정선까지 흐르는 오대천.

이제는 새로운 모험을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짜릿한 레프팅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서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장전계곡 깊은 골짜기 곳곳에는

각자의 사연을 안고 삶의 터전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오랜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14년간 장전계곡의 깊은

품으로 들어온 부부. 계곡이 품어주는 이곳은 이미 그들의 새로운

고향이 된지 오래다...



# 다시 바다로... 연곡천 그리고 동해바다.



철없던 젊은 날, 열정을 담기에 좁았던 무대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넓게 느껴진다. 오대산이라는 원형에서 태어난 연곡천이

동해바다로 돌아가는 것처럼 삶의 깊이를 느낄수록 넓어지던 무대...

짧았던 여행에서 느낀 자유로움과 깊은 사색으로 채워볼 차례다.



울진 불영계곡

일찍 찾아온 태풍과 장마는 곧 다가올 한여름에 대한 예고 같다. 나른한 오후,

산과 바다가 그리워지는 계절인 여름!! 산으로 가자니 탁 트인 바다의 호쾌함이

그립고, 바다로 가자니 향긋한 숲 내음을 포기하기도 어렵다. 허나, 무릇 좋은

산 옆에는 좋은 물이 있는 법.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기기에 좋은 지역, 바로 동해

남부 해안지역이다.


드라마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진 울진.

바다를 배경으로...

때론 어느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울진은 아름다운 이미지로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와 있다.

맑은 바다는 물론이요, 수려한 계곡, 맑은 산 기운과 시원한 바다 내음, 그리고

몸에 좋은 갖가지 야채와 채소들이 풍부한 이곳 여행은 그래서 언제나 즐겁다.


이 즐거운 여행길에 국내 최초 카레이서 부녀로 알려진 강현택, 강윤수 부녀가

함께 했다.

극단적인 스피드를 쫓는 생활에서 느긋한 자연의 속으로, 극과 극의 시간 전환

을 꿈꾸며 그동안 갖지 못한 부녀간에 시간을 보내기 위함으로....


함께한 여행 동반자들!!



- 트럭운전하며 레이서의 꿈 이룬 아빠 - 강현택 단장



2003년 BAT GT Championship Touring-A 부문

Series Champion (종합우승)

Korea Rally 시리즈 2전 A7 부문 우승



2002년 KMRC 시리즈 全 경기 출전

Off Road 레이스 全 경기 출전

용평 Snow 레이스 Touring-A 부문 우승

강원도 인제 랠리 Touring-A 부문 3위



2001년 Off Road 레이스 全 경기 출전 (Touring-A 부문)

용평 Snow 레이스 Touring-A 부문 3위

2001년 ?SBS 코리아 랠리? Touring-A 부문 5위




- 세계최고의 여성 카레이서가 목표인 딸 - 강윤수 선수



2003년 KART 여성전 Series Champion

KART YAMAHA Class Series 3위


2002년 KART를 통해서 레이스 데뷔


오징어 배가 들어오는 아침 바다 - 죽변항 어판장




고요하던 어판장은 날이 밝아오면서 서서히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저 멀리 작

은 쪽배들이 하나둘씩 몰려오고 이어 위판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온다

.

묵묵히 가격을 흥정하는 사람들. 울릉도와 독도에서 들어오는 오징어며 활어들

. 사람들은 갑자기 배 한 척으로 몰려드는데.. 아니나 다를까 홍 게다!! 울진하

면 또 대게가 유명하지 않던가!

한국의 비경 - 소광리






계곡의 숲 양편. 우람하고 훤칠한 토종 금강 소나무가 가득하다. 500년 된 금강

소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 앞에 인간은 하찮고 보잘것없는 미약한 존재일

뿐이라는 생각이.. 소나무 숲을 걷고 있노라면 삼림욕과 향긋한 숲내음이 몸을

감싼다. 염소들이 방목하며 맘껏 뛰놀 수 있는 곳! 어느 하나 오염되지 안은 곳!

그곳이 바로 이곳 소광리다.





모든 것이 느리게 진행되는 곳 - 불영사




느린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비구니들의 삶터.



묵묵히 자기수행에

최선을 다하는 스님들...



저녁 예법의 종을 울린다.

고요함 속에 목탁소리는

맑게 울려 퍼진다.




조용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 내앞 마을 (쳐진 소나무)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가 손님을 반기 듯 고개를 숙이고

맞이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고 했던가?

오래된 소나무 역시 고개를 숙이고 겸손함을 보인다.

대나무 터널 그리고 드라마 속 보았던 돌담길과 눈 익은 시골집 하나.. 눈가주

름 가득한 할머니는 방문을 열어두고 파리채를 쥐어든 채 한가로이 누워 무더

운 여름을 보낸다.
















옛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들 - 온정리

잊혀져 가는 옛 놀이문화,

장치기와 떡치기.

서로 마주보고 서서 떡 매를 내려치며 서로 주고받는 말.

“음~떡! 양~떡!”



짚 공예의 진수를 보여 주겠노라~

“그냥 심심해서~“ 시작한 일!!

이제는 시간 보내기가 아닌 예술로 승화한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곳 - 오리농법 / 한농마을



줄을 이어 논을 휘젓고 다니는 오리들.

사람의 인기척에 모여 드는 것이 귀엽기만 하다.




한농 마을을 찾아가는 길의 비경이란 보지 못한 사람들은 알지 못하리라..

운무 자욱한 산아래 조용히 들어선 왕피리의 전경이란...

웰빙 마을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곳.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들..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민물고기들...

흘러흘러 바다로 간다.- 은어낚시








왕피천 계곡을 따라 헤엄치는 은빛을 품은 은어들.

다른 미끼는 따로 필요치 않다. 은어는 은어로 낚는다.

이것이 바로‘씨은어 놀림낚시'!





<은어소금구이>




민물고기들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이 따로 있다. 양식 어장까지 두루두루

갖추고 있는 이곳. 이모든 것을 울진 내수면 연구소에서 확인해보자.


동해 무릉계곡
방송일: 20040725
동영상 :

동해 무릉계곡



임꺽정, 머털도사 등 산과 계곡을 주무대로 하는

주인공을 등장시켰던 만화가 이두호

사방이 막힌 화실에 틀어박혀 작업에만 열중한지도 여러 달

재충전을 위해 그는 산과 바다가 맞닿은 곳 동해로 떠났다!

이번 여행의 동반자는 후배이자 동료인 만화평론가 백정숙씨

늘 설레임으로 다가오는 여행.

오래간만의 탈출은 또 한번 일상에 짧은 쉼표를 만들어주는데...



추암해수욕장

흐린 날씨에 찾은 동해바다. 높이 솟은 촛대바위 옆에 서서 바다를 바라본다

고려 말 공민왕의 신하인 신동로가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해암정을 둘러보니

옛 선인들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고,

바위틈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니 오랜만에 떠나온 여행의 감회에 흠뻑 젖는다..



두타산

무릉계곡이 위치한 두타산

무릉계곡 입구에는 1400평 넓이의 무릉반석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양사헌을 비롯한 문인들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해보는 풍경 스케치

규칙없이 이리저리 굽어져 쏟아지는 물길은

머릿속에서만 그려오던 계곡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힘겹게 산을 타고 오르니... 굽이굽이마다 펼쳐진 계곡 물줄기와,

그 자체로도 분재보다도 더 아름다운 고목들이 장관을 이룬다



약천문화마을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라는 조선시대 선비 '남구만'의 시조가 탄생한 약천문화마을

작자는 말년에 관직해서 물러나 전원생활의 풍류를 즐기며 작품을 남겼다.

평화로운 시골 풍경 속에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농사를 짓던 농부들의 모습이 상상속에 그려진다



북평5일장

200백여년 전통의 북평5일장, 비 오는 날인데도 장터는 북적였다

빼곡이 들어선 상인들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선다

여름냄새 물씬 나는 향긋한 과일부터,

바다 가까이 위치한 장터라 그런지 싱싱한 해물들이 푸짐하고

여기저기 눌러앉아 그동안 담아뒀던 얘기 보따리를 펴는 시골 사람들에게선

그동안 잊고 살았던 추억과 정취가 묻어나온다

30년 넘는 세월을 이곳에서 잡고 장사해온 국밥집에서

후덕한 아주머니의 인심이 담긴 얼큰한 국밥 한 그릇을 비우고 나니

이 장터가 더욱 정겹다



삼베마을

질좋은 삼베로 소문난 강원도의 강포

고천리에는 삼베마을이 있다

6형제를 다 베를 짜서 키워낸 할머니

하루에 한 필씩 척척 짜내던 솜씨는 이제 세월의 무게를 이고,

평생 삶으로 이뤄낸 길쌈이 이제 마을의 상징이 되었다.



고천분교

삼척시 미로면에 위치한 전교생 4명의 작은 분교

어린이들이 직접 이름을 지어준 닭들이 학교 담장 안에 있고

학교 옆에는 직접 가꾼 밭이 있다

누가 따로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연과 함게 커가는 아이들

보채지도 않았는데 슥슥 머털이 그림을 그려 선물로 주고 돌아선다.




방송일: 20040801
동영상 :

<< 출연자 프로필>>
백학기

59년 전북 고창 출생. 전주고·원광대 영문과·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졸업. 81

년 <현대문학>에 ‘삼류극장에서 닥터 지바고’로 문단 데뷔. . 시집 <나는 조국

으로 돌아가야겠다><나무들은 국경의 말뚝을 꿈꾼다><많은 날들이 지나갔다

>. 전라일보 정치·사회부 기자, KBS 홍보실 기자. 현재 전주방송 <이야기쇼 건

강> MC, 최근 임종재 감독의 <스물넷> 등 영화에 배우로 출연했다.


여름이다.

자연도 인간도 가장 정직한 계절, 여름이다...

농촌에서는 가장 한적한 계절..

낮은 길고,

좀체로 저물지 않는 해가 길기만 한 여름, ..



그렇게 모든 것이 길고, 느린 여름,






한 여름 작열하는 때약?? 아래,

오늘도 호남 뻘을 일구는 땀이 있다.

땀을 흘리며,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이 물이 다 마르면,

그곳에 하얗게 소금 꽃이 피는 곳,

하얀 소금 꽃이 피기 까지,


@계화도 갯벌




섬진강 수몰지구에서 이곳으로 이주,

정착한 사람들..

그 살림도 늘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렸지만

오랜시간 뻘을 지켜온 사람들..

뻘에 서면 생명의 함성이 들리는 것 같다.

작은 구멍마다, 뭍 생명이 살아있다고,

살아있다고..

그 생명은 또 다른 생명을 키우고..


@곰소염전


드넓은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와 하늘에 맡긴 운명...




푸른 바닷물이 새하얀 결정체, 소금이 되는 그 보름동안의 시간...




유난히도 비가 많이 왔던 올 여름철 소금에는




염전 사람들의 한숨도 함께 묻어난다.





@줄포항

조기잡이 철이 되면 줄포항엔 수백척의 배들이 정박해 있었고, 집집마다 조기

를 절여 말리느라 지붕까지 허옇게 뒤덮이곤 하였다. 또한 육지에서 가장 가까

운 바다에서 잡히는 선도 높은 생선으로 담근 각종 젓갈은 줄포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이었다. 이처럼 전성을 구가하던 줄포항은 토사가 밀려들며 선박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면서 차츰 그 위치를 곰소항으로 넘겨 주게 되었다.

위도로 가던 연락선도 곰소에서 출발하게 되고 1958년도에 어업조합과 부두노

조가 곰소항으로 이전하면서 활기를 잃고 말았다. 1980년 이후로는 간간히 오

가던 소형 선박마저 닿지 않는 완전한 폐항이 되고 말았다.
옛 줄포항의 모습과 그당시 있었던 폐가들의 모습



강과 사람
방송일: 20040808
동영상 :



3개시와 12개군, 9개읍, 89개 면에 걸쳐 우리나라에서 네번째로 긴 강이자

반만년동안 한민족과 역사를 함께 해 온 믿음직한 강 섬진강!

유구히 흐르는 섬진강 같이 언제나 편안한 웃음을 보여주는 대추나무 사랑 걸

렸네의 이장님. 배우 심양홍씨와 떠나는 섬진강 여행.




# 향가마을에서 멈춘 시간

순창읍에서 동남쪽으로 약 6km 떨어진 곳에 위치 한 섬진강 중간 지점, 향가마

을.

일제 강점기 때 뚫어 놓았다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좁은 터널.

이 터널을 빠져 나오면 65년전 일제 강점기 때 짓다만 교각이 보인다.

쪽배 할아버지를 만나 쪽배 타고 듣는 그 시절의 이야기...

교각의 시간은 65년 전에 멈춰 있어도 강물은 흘러가듯 사람들의 삶은 이어진

다.




# 작은 강은 큰 강으로 흘러 든다.

섬진강변 중에서도 유등면 외이리 `고뱅이'(코바위)는 옛 조상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어살을 설치하고 강 건너 `어초정'에서 시를 읊던 옛 정취가 담겨 있

는 곳이다.

이곳에 들러 어살에 잡힌 고기 좀 구경하고 다시 섬진강 따라 발길을 옮긴다.




* 어살은 물고기를 잡는 장치로써 싸리, 참대, 장나무 등을 이용해 개울이나 강,

바다에 날개모양으로 둘러치거나 꽂아 나무울타리를 친 다음 그 가운데에 그물

을 달아 두거나 통발 같은 장치를 하여 그 안에 고기가 들어가서 잡히도록 해

놓은 곳.




# 외갓집에서의 여름날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먹걸리 한잔에 타령을 멋들어지게 부르시는 인심 좋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

는 곳.

천마산 아래 소나무와 대나무 숲이 하늘빛과 어울려 푸른빛으로 물들어 있고

물과 숲,

그리고 인심으로 다져진 전형적인 산골마을, 두계리 외갓집 마을이다.




# 줄배 타고 곡성장으로

줄배 풍경이 그림 같은 호곡나루.

호곡마을 사람들과 같이 곡성장으로 향하다.

각종 채소들 펼쳐놓고 파는 아주머니 할머니들로 활기 넘치는 곡성장과

활기만큼이나 인심 좋은 장터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30년된 순대국밥 집에서 사골뼈 푹 우려내어 만든 푸짐한 순대국밥 한그릇 뚝

딱.




*곡성 5일장 (3, 8, 13, 18, 23, 28일)




# 가정마을 사람들

깨금발로 폴짝~ 개울 하나만 건너면 곡성군에서 구례읍으로~

조그마한 개울물을 사이에 두고 나누어진 구례와 곡성.

하지만 마음만은 한마을 한식구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들 정자나무 아래에 모여 복숭아와 수박을 나눠 먹고...

층층의 논 파란 벼들이 바람에 살랑 거리는 그림 같은 마을.




# 태안사

봉두산(752.9m) 남서쪽에 깃들어 있는 천년고찰 태안사(泰安寺).

태안사는 구산선문의 하나로 불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절이다

사찰로 들어가는 숲길이 아름 다운 곳.

세상의 번뇌를 모두 털어버린다는 능파각에도 오르니 백거이의 시가 절로 떠오

른다.




# 섬진강의 전설 - 도깨비살

우리 대장님을 돌려 주세요!!!

동화작가 김성범씨가 전해주는 도깨비살의 전설,

마천목장군과 도깨비들의 이야기 속으로~




# 하동 포구

섬진강을 따라 하동으로 들어서니 수많은 사람들이 물에 촘촘히 박혀있다.

노량 입구에서 화개장터까지의 80리 하동포구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이곳은 재첩잡이가 한창이다.

입담 좋은 재첩잡이 총각에게 재첩잡는 법도 배워보고,

할아버지와 물에서 매실주도 한잔 걸쳐본다.




# 망덕포구

완연한 바다 풍경이 보이는 망덕포구.

진안에서 시작해 순창, 순자강, 보성강, 적성강이 합쳐져

곡성으로, 구례로, 하동으로 광양 망덕포구 까지....

유구히 흐르는 섬진강. 저 위 순창에서부터 여러 강물이 합쳐져 흘러가듯이

사람들의 마음도 합쳐져 정도 쌓고 그렇게 살았으면...



여름의 소리



- 출연자 김진순

: 민속학자, 잊혀져가는 우리의 소리를 발굴하고 채집해온 소리채집가



1. 영월의 무릉농요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

여름 햇볕을 다 견디어내며 한 낮을 꼬박 일해야 했던 농민들...

그 고달픔을 잊게 한 힘은 바로 농요였다.

이제 농기구의 보급과 농법의 발달로 농사일이 전보다 쉬워지면서

점점 잊혀져가는 우리 농요들...

강원도 영월의 무릉리에서 아직까지 불리는 농요를 만나본다.



2. 영월의 뗏목 띄우기

강의 고장이라 불리는 영월, 예부터 강은 영월의 큰 교통로였다

이제 댐으로 가로막혀 물길은 막혔지만,

그 옛날 서울까지도 운행했던 영월의 뗏목.

이젠 문화행사로 자리 잡은 뗏목띄우기를 만나본다.

뗏목의 노를 저으며 불렀던 정선 아라리...

길게는 20여일도 넘게 걸렸던 힘겨운 여정을 지켜주었던 주문과도 같았다



3. 영월 참숯을 만나다

여름 한낮에도 꺼지지 않는 가마의 불꽃.

24시간 내내 1시간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지켜내어 태어나는 영월의 참숯.

참숯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보고

뜨거운 가마 안에 간직된 숯의 소리를 발견한다.



4. 영주 웃새터

비포장길을 한참 달려 이르는 영주의 오지마을 웃새터,

주변 밭뙈기 몇 평을 일구며 욕심도 없이 살아온 사람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벗삼아 살아온

오지마을의 삶 속으로 살짝 발을 디뎠다.



5. 영주 부석사

아름다운 절 부석사에도 여름은 영글어 간다.

여름 새벽에 들리는 범종소리, 서걱이는 나뭇잎에 실려 오는 산바람 소리,

여름 산사의 모든 소리들이 보듬어 깃드는 그림 같은 절 부석사..

부석사 안향루에서 듣는 여름의 소리를 한가득 담아간다.


여름꽃
방송일: 20040822
동영상 :



출연자 : 김태정 (한국야생화 연구소 소장)

942년 충남 부여 출생, 한국야생화 연구소 소장, 한국야생화연구회 상임고문.

## 강원도 속으로 들어가는 풍경, 고랭지채소단지



시원하게 펼쳐진 강원도의 높은 언덕들...

해발 천 미터가 넘는 고랭지 채소단지에서는

여름 볕 속에 배추가 마지막 속을 채우고 있다.

채소가 귀한 요즘 배추값이 좋아 그나마 한시름을

던 사람들...



## 소금강, 몰운대



길따라 이어지는 기암절벽은 금강산을 닮았다하여

소금강이라 불린다. 층층암 절벽으로 이루어진 몰운대는

커다란 반석이 펼쳐져 있으며 반석위에는 수령 300년이 넘는

소나무가 있고 절벽 아래로 맑은 시냇물이 흘러

옛부터 시인 묵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경치가 좋아

천상선인이 구름을 타고 내려와 놀다 갔다고 전해진다.



##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 갈전리 삼밭



삼베가 유명한 갈전리 마을...

일 년에 한번 삼을 채취해 말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 대덕산, 금대봉 자연생태계 보전지역



금대봉과 대덕산 일대 126만평은 환경부에서

지정한 강원도 생태계 보전지역이다.

여름이 짙어진 금대봉에는 일생을 다하고 사라지는

꽃들과 새롭게 피는 꽃들이 지천이다.

꽃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고 그 이름을 불러주는 일...

하찮은 들꽃에 미쳤다는 사람들의 시선은

세월이 지나면서 야생화에 대한 관심으로 바뀌었다.



## 검룡소



한강의 발원지로 유명한 검룡소.

일 년 내내 차가운 기운을 내뿜는 계곡물은

대덕산, 금대봉 일대 생태계 보전지역 안에

자리한 샘에서 비롯된다.



## 함백산으로 가는 길, 정암사



함백산 기슭에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으로

손꼽히는 정암사가 있다.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셨기

때문에 법당, 적멸보궁에는 불상이 없다.

부처의 진신사리는 정암사 뒷산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수마노탑에 모셔져 있다.



## 콩할머니



산중턱 외딴 집에 홀로 사는 삶...

사람보다 산짐승이 더 가깝게 느껴지고

뜰의 꽃들과 인사하며 지내는 하루.

그 살아가는 모습이 꽃보다 아름답다.



## 간이역에서 쉬다. 선평역



역장 한 사람이 유일한 철도원인 선평역...

하루종일 오가는 사람이라야 한둘,

그나마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날도 늘어간다.









꽃을 찾아다닌 30년...

그 세월 내내 꽃의 아름다움과 함께

그 터전에 사는 사람들의 향기로운 삶을 만난 시간이었다.

앞으로의 긴 여정 또한 꽃길을 따라 이어질 것이다.




방송일: 20040829
동영상 :

김병조와 함께 떠나는 장성 옛길.

예부터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이라고 했다. 장성에 가서는 글 자랑을 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래서 일까 우리들에게 코미디언으로 잘 알려진 배추머리 김병조. 장성이 고

향인 그는 지금 조선대학에서 명심보감을 강의하고 있다. 김병조의 고향 장성

그 옛길을 따라 떠나보자.




# 입암산

전라남북도를 가로지르는 산.

일찍부터 군사적 요충지로 주목을 받아온 입암산, 그 정상에 오르면 아래로 도

시가 낮게 느러누워 있고, 그 사이로 기찻길, 고속도로, 국도 등 온갖 길들이 펼

쳐진 장관을 볼 수가 있다. 산도 넘고 물도 건너며 끝없이 펼쳐진 길. 그 사이에

우리에게 잊혀졌던 옛길이 있다.






# 1번국도 옛길 - 길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아직 남아 있는 국도 1호선 옛길.

예전 아버지는 외갓집에 가시고, 어머니는 절에 불공드리러 다닐 때 이용하셨

던 길.

그러나 새 길이 생기면서 이 도로는 처음도 끝도 없이 토막나버리고, 이제 인적

이 드문 바람만이 다니는 길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사람이 사라졌어도 길은 남

아 있다. 옛길이 간직하고 있는 숨겨진 이야기.




# 살아있는 마지막 조선 선비 변시연 선생

구방심(求放心) : 도망간 자기 양심을 구하고,

무자기(無自欺) : 자기마음을 속이지 말아라.


한학과 고문학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변시연 선생.

아직도 조선의 선비로 살고 있는 어르신이다.

지나가는 아낙네들을 불러 용돈도 주신다고...

얼마 전에는 도보로 전국 일주하며 지나가는 대학생들도 불러 용돈을 주셨다고

한다.

세상 모든 것들이 안쓰럽고 대견한 선생.

선생이 바라보는 이치와 선생이 추구하는 가치를 따라가 본다.




# 절개와 학문의 길

하서 김인후와 율곡의 제자였던 할아버지 직방제 김보원.

임진왜란이 나자 의병을 일으켜 왜적에 맞서다 순직한다.

그리고 그 아내였던 할머니는 남편이 죽자 스스로 곡기를 끊고 자결하셨다.

어려서부터 할아버지 묘에 비석을 세워드리는 것이 꿈이었다던 김병조.

고향에 올 때마다 참배하러 오는 곳이다.

또 할아버지의 묘를 참배할 때마다 함께 참배하는 곳,

청렴한 삶을 한평생 살았던 조선 중기의 문인 박수량의 묘다.

죽을 때 묘비를 세우지 말라며 스스로 무명이기를 선택했던 그의 묘엔

명종이 하사한 백비가 비문 한글자 없이 서있다.




# 길가 옛 점방

“하하하하 발꼬락에 바람 잘 들어오라고, 시원하라고 구멍 뚫어 놨제.”

뚫어진 고무신을 두고 주인 할머니는 호쾌하게 웃는다.


가게라는 말보다는 점방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곳.

더운 날 길가다 들려 할머니가 주시는 차가운 얼음물에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는 옛 점방. 있는 것보단 없는 것이 더 많은 가게지만 점방 할머니의

재미있고 편안한 웃음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보물이다.




# 축령산 - 한 개인의 헌신이 만들어 낸 산

“숲이야 말로 민족에게 가장 훌륭한 자산이 될 것이다.”

축령산은 전남 장성군과 전북 고창군과 경계를 이루는 명산으로

독립운동가였던 춘원 임종국 선생(작고)이 지난 56년부터 40여년간 심혈을 기

울여 가꿔온

전국 최대의 조림지.

선생은 세상을 뜨는 순간까지도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쭉쭉 뻗은 삼나무와 편백나무, 임종국 선생의 헌신을 생각하니 저절로 명상이

나온다.




# 맑은 샘은 쌀을 키운다.

“호남 명승 영천이라.~”

“방울방울 샘 밑에선 기포가 올라오고, 물 맛 또한 둘이 마시다 하나가 죽어도

모르겠다.”는 동네 아주머니의 한 말씀. “호남 명승 영천이랑께.”

게다가 이 샘의 물은 나라의 길흉사가 생길 때마다 물빛이 변하는 영험한 샘이

다.

샘 옆엔 쌀에 평생을 바친 김재식 선생이 살고 있다.

외국에서 쌀알을 들여와 한국 땅에 맞는 것을 찾아내 보급했던 선생. 토착화에

성공한 품종들에는 한눈에 반한 쌀, 첫 사랑 등의 예쁜 한국식 이름도 붙여 준

다고..

전남 도지사까지 지내셨으면서도 홀로 고향에 내려와 여전히 쌀사랑 농민사랑

을 실천하고 있는 김재식 선생의 이야기.




# 추수

어느덧 여름의 끝자락, 파랗던 논이 점점 노란 옷을 입어가고 있다.

쓱쓱~ 아직 가을은 시작도 안했는데 어딘가에서 벼 베는 소리가 들린다.

파란 논들 사이에 노랗게 익은 벼. 조생종이다.

귀농한 젊은이 들이 서로 의기투합해 지키고 있는 농촌풍경.




# 금곡 영화마을

아직까지 초가가 그대로 남아있는 마을, 어디선가 많이 본 풍경.

태백산맥과 내 마음의 풍금 등의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금곡 영화마을이다.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될 정도로 아름다운 마을. 그 안에 사는 재미있고 정 많은

시골 아줌마의 바쁜 일상을 따라가 본다.




# 필암서원

대원군이 서원을 철폐할 때 전남 지역에 남은 2개의 서원 중에 하나 필암서원.

중종 때 문과에 급제하여 박사(博士)·설서(說書)·부수찬(副修撰)등을 지냈으나

후에 낙향해 평생을 학문 연구에만 정진해 호남 유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하서 김인후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서원이다.

여전히 매일 글 읽는 소리가 나는 필암 서원. 배추훈장도 명심보감 강의 한자락

해본다.




# 암도 스님의 세상 이야기

백제 무왕 때 창건된 백양사. 이후 소실되고 중창되기를 거듭하여 지켜온 산문

의 역사가 1500년이 넘는다.

백양사 안 청량원에서 전 조계종 포교원장과 교육원장을 역임하고 낙산(?)해서

말년을 보내고 계신 암도 스님을 찾았다.

조계종 교육원장 당시도 특유의 위트와 재치 넘치는 법문으로 유명하셨던 암도

스님. 스님께 세상사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 길은 다시 만나고~ 갈재를 넘어 다시 서울로~

다시 돌아온 국도 1번. 이제는 옛길이 아닌 포장된 넓은 길이다. 모든 길은 서

로 이어져 만난다.

이 길을 넘어 다시 서울로 돌아가지만 월조소남지(越鳥巢南枝: 남쪽에서 온 월

나라 새는 남쪽 가지에 둥지 튼다.)라는 말이 있다. 그렇듯 고향은 언제나 포근

하면서도 그리운 곳이다.



동해바다 가을에 일렁이고 - 양양
방송일: 20040905
동영상 :

9월 5일 방송 - 동해바다 가을에 일렁이고...



다수의 연극을 쓰고 연출하며

연극과 함께 살아온 극작가 김광림...



이제 막 여름이 물러가고, 서늘한 바람이 다가오는 계절

강원도 양양으로 가을 마중을 나갔다.



한계령



양양으로 들어서는 길목,

인제와 양양을 잇는 고개를 넘어가다

잠시 발길을 붙인다.



♬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잠시 흥얼거려보는 노래 한계령



장엄한 자연,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첩첩산중이

나지막히 무슨 말을 건네는 것만 같다



필례마을



필례마을에서 만난 지인 이환천씨

마지막 여름비가 내리는 산장엔

서늘한 가을 기운이 제법 감돈다...

비가 그치고 저 산등성이에 무지개가 떠오르면

한껏 높아진 하늘이 가을임을 알리겠지...



의상대



이른 아침 해돋이를 보러 의상대에 올랐다

흐린 하늘 아래로, 어두운 바다를 뚫고 나오는 붉은 덩어리

그의 마음속에도 무언가 잊고 있던 정열이 꿈틀거리는 듯한데...



낙산사



신라의 고승 의상이 창건했다 전해지는 관동팔경의 하나인 낙산사,

원통보전, 보타전, 홍예문, 해수관음상 등의 문화재와

주변경관이 아름다워 들르는 이의 발길을 잡는다.



남애항



강원도 3대 미항 가운데 하나인 남애항, 양양군에서 가장 큰 항구이다

마침 항구를 들른 날은 날씨가 안 좋아

대부분의 배가 정박해 있었다



한저한 항구는 나름대로의 운치를 전해주고,

횟집에서 얼큰한 매운탕으로 식사를 하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신다



생각을 하기 위해 온 여행이 아니라,

생각을 비우기 위해 이곳으로 떠나왔다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자니

바라던 대로 생각이 사라진다

언제나 이렇게 새로이 시작하리라



갈천수련원



양양의 서면 갈천리, 폐교된 초등학교가 수련원이 되었다

갈천수련원에서 김광림씨가 쓴 연극 '우투리'를 연습하고 있는 극단 단원들과

동료인 연출가 이상우씨를 만난다

연극하는 사람은 놀이형인간이라 말하는 김광림씨

진정 즐기며 일하는 그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선림원지



통일신라시대의 옛 절터 선림원지

이제는 몇몇 남은 문화재들이 그 시절의 화려했던 명성을 짐작하게 한다



산,섬,바다가 부르는 가을-남해
방송일: 20040912
동영상 :



산, 섬, 바다가 부르는 가을 - 남해




출연자 - 홍승우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졸업

한겨레 리빙 <정보통 사람들>

현 한겨레 신문 <비빔툰> 연재중 주로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다룸




가을 바다...

물빛이 달라지고,

바람도 어딘가 쓸쓸해지는...

그 물빛은 말한다. 홀로 깊어지라...

때로 자연은 홀로 있으라 부르는 소리로 다가올 때가 있다.

가을의 문턱,

홀로 있기 위해서 떠나온 사람,

만화가 홍승우..

사랑이 시작하는 곳이고, 머무는 곳이며, 끝나는 곳이었던

가족에서,

한 걸음 앞으로 내딛어 보는 일,

홀로 떠나는 일은,

다시 더 큰 사랑으로 세상을 만나기 위한 ..

가을은 그렇다...

홀로 있으라, 깊어지라,

깊어가는 가을 바다 빛에서

잠시 홀로 있기로...




@ 미조항




미륵이 도운 곳이라는 이름의 미조포구,

마치 육지가 긴 기지개를 켠 듯. 바다에 잠긴 모습...

그 육지를 바다는 다독다독,

잠을 재우는 듯,.... 고요한 시간...

크지 않은 고깃배들이..집어등을 밝히고..

먼 길을 돌아온 듯, 따스한 어촌의 불빛이 마음을 달래준다..




@ 물건리 어부림




마을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길목에 커다란 반달 모양으로 선 녹색띠, 어부림이

다.

바람도 막아주지만 고기떼를 부르기 위해 만들어진 숲 길은 해안을 따라 이어

진다.

이 숲의 나무들은 적어도 100년은 넘은 세월을 지낸

나무들이다, 1만여 그루의 고목들로 빼곡한 천연기념물 가득하고..

한 때 이 나무를 베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마을에는 커다란 재앙이..그래서

그 후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에 손을 대지 않는다. 그 사이 숲은 깊어만 가고

..

숲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바라는 것이 거의 없다.

다만 바람을 막아주는 숲을 지키며 사는

바닷가 사람들,..




@ 남해 충렬사




이슬다리라는 뜻의 노량, 이 앞 바다에 파도가 치면

그 물결이 이슬방울로 만든 다리처럼 보인다 하여 지어진 이름..그 이름만큼이

나 애잔한 역사가 서린 곳,

충무 이순신,

그가 쉰 셋의 나이로 전사한 자리이기도 하다..

노량해전.

충무공은 이 전투에서 손수 북체를 MF고 군사들의 사기를 돋우다가, 왜적의

유탄에 맞아 숨을 거두었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내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는 당부.. 끝까지 군사

들의 사기를 염려한 마음이

가을 바다물빛처럼 깊고 아리다...




@ 다랭이 마을과 아이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부지런한 농부가 사는 곳이라면,

이곳 가천일 것이라..

경사진 산비탈을 일구어 만든 계단식 논과 밭을 다랭이라 부른다.

좁고 경사진 고랑길 때문에 일일이 지게로 날라야 하는 수고로움 탓에 언제부

턴가 우리 산하에서 사라진..

농부의 부지런함을 먹고 오늘도 콩이며, 팥 등..잘 자 라고...

다랭이 마을 안에서 만난 아이들, 폐교 운동장에서 교실에서 아이들과 만화가

의 만남.

즐거운 그림 그리는 시간, 아이들의 순박함에 빠져든다




@ 노도와 김만중 유배지




열 대여섯 가구가 살고 있는 노도

그나마 젊은 사람들은 다 떠나고 노인 분들만 이 섬을 지키고 있다..

이분들마저 세상을 뜨면,

이 섬은 빈 섬이 되는 것이다..

구운몽과 사씨남정기의 작가 서포 김만중이 56세의

일기로 유형의 삶을 마감했던 곳, . .

서포가 생을 마감한 지 308년이 지난 지금 노도에는 그가 직접 팠다는 샘터와

초옥터, 그리고 허묘가 남아 그의 자리를 쓸쓸히 메우고 있다.

조선 후기, 정치가로, 문신으로, 효자요 소설가로,

그리고 한글 애호가요 시인으로서, 한 시대를 풍미한 대문호 서포의 발자취..

그 고뇌스런 시간이 서려 있는 남해의 작은 섬 노도..

그는 이곳에서 저 바다를 바라보며,

육지에서 홀로 늙어가시는 어머니를 그리는 사모가를 지었다....




@ 금산과 보리암




금산 38경 중의 으뜸으로 치는 쌍홍문...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초당을 짓고 수도하면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한 산이라 전해진다.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하고 조선 왕조를 열었다 는데...,

비단을 두른 산이라 하여, 산 이름을 금산으로...

금산의 정상에 자리잡고 있는 보리암..

원효대사가 좌선했다는 좌선대 바위..

스님과 속세에서 묻은 모든 먼지 털어낼 것 같은

맑은 말씀 한마디 듣는 시간...



섬,바다가 품은 꿈 - 완도
방송일: 20040919
동영상 :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곳곳에 신비롭게 자리 잡은 다도해의 주옥같은 섬들.

그 중 201개의 크고 작은 섬을 가진 완도.

섬 이름은 뜻 그대로 빙그레 웃을 완(莞)자와 섬 도(島)자를 따라 붙여진

이름으로 타향에서 고향을 생각하면 마음속 깊이 따뜻하고 포근한 감정이

솟구쳐 올라 빙그레 웃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 섬에서 '그 섬에 가고 싶다'의 소설가 임철우가 태어났다.

완도군 보길도에서 집필한 이 소설은 1993년, 박광수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임철우는 1981년 「개도둑」으로 서울 신문 신춘문예에 당선하여

문단에 데뷔한 이래 잇따른 문제작들의 발표로,

80년대 소설계의 가장 주목할 작가로 부상했고,

첫 창작집 『아버지의 땅』(문학과지성사)으로 한국일보 창작문학상,

붉은 방」으로 제12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하였다.







# 옛 완도교 - 낡은 다리를 건너

완도에 들어가려면 가장 먼저 그 연륙교를 건너야 한다. 이름하여 완도교.

1968년 서울 한강 인도교를 새로 놓으며 철거한 트러스를 옮겨와 완공했던 다

리다.

지금은 완도대교라는 새로운 큰 길이 났지만 ‘옛 완도교’는 섬이던 완도를 육

지로 바꿔 놓은 역사적인 다리이다.




# 보길도 보죽산(뽀족산)

해남 땅끝에서 12km, 완도에서 32km 떨어져 있는 섬, 보길도.

남서쪽 끝의 보옥리에는 보죽산(뽀쪽산,195m)이라는 이름의 봉우리가 솟아있

다.

보죽산은 보는 위치에 따라 모습이 달라서 신비스럽기까지 하며 산 정상에 오

르면 눈앞에 보이는 바다, 그 바다 가득 수많은 섬들이 박혀있다. 멀리 아스라

이 보이는 추자도의 모습은 가히 비경을 이룬다.




# 예송리 작업실

임철우가 20년간 작품을 써오던 보길도 예송리에 있는 작은 작업실.

대학 강의로 지금은 떠나 있는 곳이지만 ‘그 섬에 가고 싶다’를 비롯하여 그의

대부분의 작품이 탄생한 곳이다.

해변을 뒤덮고 있는 새알 같은 조약돌과 해변을 감싸고 있는 상록수림이 인상

적인 예송리 바닷가.

작은 조약돌들이 파도에 쓸려 구르는 소리는 예송리 해변에서만 들을 수 있는

소리이다.

예송리 파도 소리가 지척에서 들리고, 백합이 활짝 피어있는 아담한 이곳을 지

금은 제자가 지키고 있다.

제자도 만나고 오랜만에 예송리 바닷가에 앉아 파도소리를 타고 옛 추억에 젖

어 본다.




# 전복 양식장

완도 어민들의 가장 큰 수입원인 전복.

전국 생산량의 7~80%의 전복이 완도에서 생산되고 있다.

전복 양식을 하는 이웃집 아저씨를 따라서 전복 양식장에 나가 듣는 섬 사람들

의 애환과 삶의 이야기.




# 배는 오지 않고..(통리 해수욕장 => 공룡알 해변 => 망끝 전망대)

새벽 일찍 일어나 하얀 모래사장이 펼쳐진 주변 바닷가에 나갔다.(통리 해수욕

장)

온통 파도소리 뿐인 바다. 태풍이 온다고 한다.

하루 종일 배를 기다렸으나 배는 오지 않는다. (공룡알 해변: 공룡알 같이 생긴

돌들이 가득한 해변)

하루동안 둘러보는 보길도의 아름다운 풍경들, 일몰까지 붉고 아름답게 물들

어 장관을 이룬다. (망끝 해수욕장)




# 노화도, 벼가 익어가는 섬

섬 같지 않은 섬 노화도.

육지에서나 봄직한 너른 들판이 펼쳐져 노화도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누렇게 익은 벼와 길가에 가득 핀 코스모스, 그 사이를 날아다니는 하얀 백로

떼들이 가을임을 새삼 확인 시켜주는 듯 하다.




# 섬의 시골 마을 천구리

돌담마다 늙은 호박이 익어가고, 황소가 한가로이 여물을 먹고 있는 조용한 마

을.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홀태’라고 불리는 수동식 농기구로 쌀을 훑고 있는 노

부부를 만났다.

낯선 나그네에게 금방 쪄낸 옥수수와 떡을 내오며 변변치 않은 대접이라 미안

하다는 노부부의 소박한 이야기.




# 옛 시가지 이포리 골목

낡은 간판들, 옛날 이발소 그리고 국화빵집이 들어서 있는 옛 골목.

지금은 작고 쇠퇴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일제 강점기 때에는 굉장히 번성해 이

일대 도서 상관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아이시절로 돌아간 듯 방금 만들어낸 국화빵 한 봉지 들고 옛 골목길 구경.




# 여서도, 아름다운 돌담길이 있는 섬



산이 좋아 여서도냐~ 물이 맑아 여서도냐~

산도 물도 좋다마는 발이 묶여 한숨만 짓네~



산도 물도 좋지만 파도에 발이 묶이면 들어갈 수도 나갈 수도 없는 섬 여서도.

하루에 배가 한번밖에 가지 않는 완도 최남단의 섬으로 완도에서 여객선으로

세 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그마저도 파도가 거세면 다시 완도로 돌아온다는 오

지의 섬이다. 뱃길은 완도에서 닿지만 완도보다는 오히려 제주도가 가까워 마

을은 옛제주도의 모습을 닮았다.

높은 돌담들이 미로를 만들고, 재래식 농주를 만드는 할머니와 소를 방목하는

할아버지가 있는 아름다운 섬 여서도. 그 환상 속으로~




# 청산도 길

마지막 여정

여서도의 어미 섬 청산도. 서편제의 황톳길로 더 유명한 섬이다.

바다로 유장하게 이어진 청산도의 길. 길은 저 바다를 건너 또 다른 섬에서 이

어지고 있을 것이다.

소설가 임철우는 그 길을 따라 또 다른 여행을 꿈꾼다.


지평선 너머 그리움으로 닿는 고향 - 김제
방송일: 20040926
동영상 :

지평선 너머 그리움으로 닿는 고향 - 김제



- 출연자 나기환

김제 출생, 우리 자연을 극사실 기법으로 재현해내는 한국화가



추석이 다가오는 수확의 계절

높아지는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으로...

한국화가 나기환. 대학생인 아들과 함께,

그가 중학교 때까지 자랐던 고향을 찾았다



= 어린 시절로 돌아가다

화가가 어린 시절 다녔던 초등학교를 찾는다.

세월 따라 변해버린 주변 풍경,

100년 역사를 맞는 오래된 학교 앞에서 부자는 추억에 젖는다



= 벽천 미술관

몇 해 전, 아버지의 유지에 따라 가족들이 만든 아담한 기념관 하나

아버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미술관을 찬찬히 둘러본다

한동안 잊었던 지난 기억들, 옛 추억들...

아버지의 아들과, 그 아들의 아들이 바라보는

사무치는 그리움에 부자는 가슴이 먹먹하다



= 여수해 본가

가구수가 몇 안 되는 집성촌 마을,

정겨운 고향, 친척들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는 따뜻한 틈으로 파고든다

밤이 깊도록 끝나지 않는 이야기들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화가의 마음은 푸근해진다



= 벽골제

도작 문화의 발상지이자 놀라운 과학 기술의 결정인 김제 벽골제

남아있는 수로를 둘러보고 벽골제에 대해 알아본다



= 가을 걷이

김제시 봉남면, 높아진 가을 하늘 아래로 추수가 한창이다

곧 지평선 축제가 열릴 예정인 너른 들녘에서 땀 흘려 추수작업을 돕는다

농부들과 둘러앉아 함께 먹는 새참은 그야말로 꿀맛



= 금산사 미륵전

미륵신앙의 본거지가 된 김제 금산사를 둘러본다



= 심포항 갯벌

김제의 가장 서쪽. 바다에 면한 진봉 바다 끝자락의 작은 포구

평평한 내륙과 이어진 까닭에 물이 빠지면 또 하나의 지평선을 만난다

부자는 갯벌에 들어가 직접 조개를 캐고,

항구 구석에 주저앉아 맛보는 바다내음 가득한 조개의 맛은

피곤한 여행의 꿀맛 같은 휴식...


오래된것들과의 대화 _ 예천
방송일: 20041010
동영상 :

영화 배우 김추련 오래된 것들이 살고 있는 곳, 예천에 가다.



<겨울 여자>


영화 배우 김 추 련.
1978년부터 1990년까지 국내 영화 흥행기록을 지켰던 영화 <겨울여자>의 주인

공이었던 그는 74년 이원세 감독의 영화 <빵간에 산다>로 스크린에 데뷔해

1970년대 한국영화의 암흑기를 지켜낸 대표적인 남자배우다. 영원히 20살의 청

년일 것 같던 그도 어느덧 중년의 나이를 넘어 인 생의 가을로 접어들었다.
추억의 계절 가을, 영화배우 김추련과 함께 백두대간을 잇는 아름드리 산세와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 물결, 그리고 수 백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목들이

즐비한 옛 추억이 아름다운 고장 예천으 로 떠나보자.

@ 늙은 주모가 기다리는 길 _ 삼강주막


주막은 예있는데 사공은 간 곳이 없네...
‘세 개의 강이 만나는 곳’ 상감 나루. 지금은 나룻배도 없어지고 뱃사공도 떠났

으며 뱃길도 끊 긴지 오래된 이 삼강 나루엔 전국을 통 털어 유일하게 남아있는

주막이 전설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16살에 이 곳 삼강리로 시집을 왔다는 여

든여덟 살의 유용녀 할머니는 굽은 허리를 두드리며 아직도 혼자 마루에 앉아

손님을 맞는다. 200년 넘은 회화 나무 아래 고즈넉이 자리 잡은 방 두 칸짜리의

낡은 주막. 위태롭게 서 있어 금방 스러질 듯한 곳이지만 이 주막이 가지고 있

는 세월의 무게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으리라.

@ 동네 사랑방이라오. _ 고향이발관

낡고 소박한 간판, 사람 머리보다도 작아 보이는 세면대, 머리감을 때 쓰는 작

은 조리개, 그리고 어김없이 걸려있는 빛바랜 풍경 사진들...... 40년을 이 자리

에서 동네 사람들의 머리를 만지며 함께 늙어온 이발소의 풍경이다. 아이가 자

라 어른이 되고 어른이 늙어 노인이 되는 세월을 함께 해온 이발소. 그리고 그

이발소와 함께 늙어온 사람들의 순박한 이야기.

@ 한 그루의 나무가 품은 600년의 시간 _ 석송령
(천연기념물 294호)

나무가 세금을 낸다고?
예천엔 여느 지방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나무가 있다. 재산이 제법 두둑해 국

민의 의무인 세금도 꼬박꼬박 내며, 마을회관 터를 위해 자신의 땅을 내놓거나

마을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희사할 줄 아는 인격을 지닌 나무 ‘석송령’이다. 자

식이 없었던 이수목이라는 마을사람이 이 나무로부터 특별한 영기를 느껴 1927

년 자기가 소유 하고 있던 전재산인 1,191평의 전답을 이 나무 앞으로 상속해주

고 석송령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는 데, 그 이후 이 나무는 세금을 내는 납세의

의무자가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관리하는 석송회라는 모임을 만들

어 나무의 재산으로 마을 학생들에게 장학금까지 주고 있다고... 영험이 있는

나무란 뜻의 ‘석송령(石松靈)’이 간직하고 있는 600여년의 세월과 그 세월의 이

야기.

@ 오래된 풍경이 머무는 곳 _ 장안사

길장(長 ) 편할 안(安), 길게 오래도록 편하라~
통일신라 때 의상대사의 제자인 운명 선사가 창건했다는 장안사. 천년 세월을

거쳐 오는 동안 중창을 거듭해오며, 맨 처음의 터를 지키고 있는 절이다. 장안

사의 지정 스님을 만나 듣는 장안사 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장안사 뒤편 회룡

대에서 한반도 최고의 물도리 동(350도 물길이 휘감아 돌아 선명하게 태극 모

양을 이루는 마을), 회룡포를 감상하자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 오래 흘러온 물이 만들어낸 풍경 _ 회룡포

산태극 수태극이니 명당 중의 명당이라.
한줄기 물줄기가 둥그렇게 휘감아 돌며 태극무늬를 그려 놓은 곳, 육지 속의 섬

, 회룡포. 드라마 ‘가을 동화’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회룡포의 새벽 강가에서 옛

추억에 젖어본다.

@ 예천5일장(2, 7일장)

논에서, 밭에서, 산에서 따온 온갖 종류의 곡식과 과일, 야채들이 즐비한 시골

장날. 허리 구부정한 할머니가 자그마한 보따리 하나하나를 끊임없이 꺼내 놓

고, 사는 사람도 파는 사 람도 딱히 정해져 있지 않은 시골 5일장의 정겨운 풍

경 속으로~

@ 오래된 것들의 미학 _ 국궁

예로부터 활의 고장으로 유명한 예천. 1979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양궁으로

세계를 제패한 김진호를 배출한 이곳에 활의 명인이라 불리는 궁장 권영학 선

생이 있다. 그가 만드는 우리의 활은 무기이기보다는 심신 수련을 위해 주로 사

용된 활 각궁이다. 우리 활은 인 공이 아닌 순수 천연재료를 바탕으로 온전히

손으로 만들어지는데, 세계를 돌아다니며 재료 하나 하나까지 손수 고른다는

권영학 선생의 활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장인 정신을 들여다본다.

@ 오래된 정자가 주는 휴식 _ 초간정

백두대간의 물이 고만고만한 논밭을 만들며 흐르다 문득 90도로 꺾이 는 물도

리를 만들었고, 그 안쪽 아담한 벼랑에 서있는 정자가 바로 초간정이다. 초간정

은 조선 선 조 때의 학자로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을 지

은 ‘초간 권문해’가 건립한 정자다.
울창한 수림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뤄 일찍부터 명승지로 사랑받아온 초간정

에서 울울창창 흘러 내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여행의 피로를 푼다.

@ 송이가 자라는 오래된 숲 _ 용문 송이

송이는 8월 초순부터 나기 시작하여 (여름송이)추석 전후 열흘간 (본송이)이 절

정기다. 송이 중에서 도 예천 용문 송이는 예전 왕에게 진상했을 만큼 그 향과

맛이 뛰어나다. 인심 좋은 아저씨 덕에 송이도 따보고, 커다란 송이 하나를 통

째로 우적~ 씹으니 마치 산삼을 먹은 듯한 기분일세.

@ 노래가 술이고 밥이고 _ 통명농요

노세 노세~켕마 쿵쿵 노세~
고성농요와 함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예천 농요. 통명리 사람들은

통명 농요보존회를 만 들어 현재까지 전수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의

문화탄압에도 불구하고, 밤중에 모여 끊임 없이 불러 왔다는 통명리 마을 사람

들의 흥. 그 흥에 동화되어 어깨춤까지 두둥실~

@ 윤장대는 돌아가고~ _ 용문사

마음을 다해 돌려봐 소원이 이루어진데...
870년 (신라 경문왕 10년)에 두운대사가 창건한 용문사는 보물이 많은 절로 유

명하다. 그 중에 가장 귀한 것이 거대한 회전식 불경 보관대인 윤장대이다. 900

년 역사를 지닌 윤장대(보물 제 684호)는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불교 문화유산. 한번 돌리는 것이 곧 팔만대장경을 다 읽는 것과 같은 공덕을

쌓는다고...
은은한 범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산사에서 윤장대를 돌리니 벌써 소원이 이루

어진 듯 하다.


가을빛이 물드는 풍경 - 함양
방송일: 20041017
동영상 :

가을빛이 물드는 풍경 - 함양



'조약돌'의 가수,

프로그램 MC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펼쳐왔던 가수 박상규.

깊어가는 가을. 선비의 고장,

어린날의 고향 함양으로 여행을 떠났다.

가을빛이 물든 풍경으로 들어가 본다



굽이굽이 도는 오도재고개를 넘어

이르는 곳 함양,



고향으로 닿는 그리움처럼

굽이굽이 사연 많은 그 길을 따라 걷는다

그리고, 어린날의 고향 함양으로 접어든다..



상림공원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걸었던 추억이 깃든 상림공원

연암 최치원이 함양 유배 당시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조성한 인공 활엽수림이다

키 낮은 나무는 어느새 하늘과 높게 맞닿고

끝없이 뻗은 그 길 사이로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정여창 고택

좌안동, 우함양이라는 말이 있듯

함양은 유명한 유학자를 많이 배출한 땅이다

이런 함양의 기틀이 된 이는

한때 안의 현감을 지낸 적이 있는 정여창(1450-1504)이다.



그 시절 유학자들의 삶을 느낄 수 있도록

고스란히 보존된 정여창고택



오랜 시간 자연스레 쌓인 세월의 흔적을 보듬으며

그렇게 다시 한번 고향을 느낀다



솔송주

정여창 선생 종가에서 530여년동안

16대째 맥을 이어오고 있는 전통주

정성 들여 빚는 과정을 지켜보고,

그 그 내력만큼 깊은 맛을 내는 술 한잔에

여행하는 이의 피로는 스르륵 녹아내리고...



빨치산 루트

아름다운 가을빛이 물들고 있는 산자락

하지만, 역사의 뒤안길에서 이 길은 비극적인 사건의 현장이기도 하다

피로 얼룩진 민족상잔의 아픔이 서려있는 곳이

이제는 역사교육장과 테마등산 코스로 활용되고 있다

그 산길의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어느덧 무심히 붉게 옷을 갈아입는 나무 곁으로

조용히 가을산 내음을 느껴본다



호수, 바다, 끝나지 않은 그리움 - 고성
방송일: 20041024
동영상 :





때로 내면이 보이는 얼굴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애수 같은 것..

그런 얼굴로, 무대에서, 화면에서 늘 간절한 그리움 같은 것을

표현했던 배우 강태기.

간절한 무엇을 찾아, 가을 여행길에 나섰다...



# 금강산 화암사



금강산 첫 번째 자락에 위치하여 금강산 화암사라고도..

설악 북쪽 기슭에 진표율사가 창건했다 전해지는 화암사,

고종 원년에 이곳 수바위 아래에 옮긴 비구니 도량이다.



금강산 제1봉인 신선봉에서 발원한 신선계곡의 맑은 물이

소와 폭포를 만들고, 우거진 숲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 청간정



설악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청간천과 만경창파가 넘실거리는

기암절벽위에 누정, 청간정

밀려오는 파도가 마치 뭉게구름이 일다가 안개처럼 사라져가는

황홀경으로.. 관동팔경 중 일경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 화진포 해수욕장 & 호수



조선조의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동해안의 모래는 빛깔이 눈같이 희고

더욱이 고성지방의 모래는 사람이 밟으면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가

쟁쟁하며 마치 쇳소리와 같다"라고 적고 있다...



정지된 시간의 풍경을 껴안고있는 호수 그리고 바다...







# 이승만 전 대통령 & 김일성 별장







# 송지호 & 왕곡마을 & 어명기 가옥



아득한 엣날에는 호수가 아닌 바다였다는 송지호,

지금도 바다와 물길이 이어져 있어 물속에서는

바다물고기와 민물고기와 함께 산다.

왕곡마을의 가옥구조는 안방과 사랑방,마루 부엌이

한 건믈에 있으며 부엌에 마굿간을 덧붙여

추운지방에서 유리하게 지어진 가형 구조.

함경도를 비롯한 관북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로

뒷담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250년이 된 어명기 가옥은 양반가옥에서 보기 힘든

ㄱ 자형 겹집구조다...







# 바다... 그리고 사람들



가을바다의 다시마를 채취하기 위해 차가운 삶의 바다로

뛰어드는 해녀들... 그들의 소금기 어린 인생...



# 건봉사



한 때는 대가람이었던 건봉사.

사명대사의 사리를 봉헌한 곳으로도 유명한 가람..

도선 국사, 나옹 선사..시대에 따라 쟁쟁하던 수도승들이

자리에 가람을 다시 짓곤 했던 곳..

그 옛 명성을 말해주듯...수십기의 부도가 섰다..







달려온 것이다.

저 형형색색 고운 빛은,

그저 물든 것이 아니라,

그리움 안고, 북에서 남으로, 달려온 것이다.

하나 되고 싶은 마음,

만나고 섞여 절경을 이루는 저 가을,

끊어진 소식과 끊어진 마음,

그리고 끊어진 땅의 그리움..

가을은 그렇게

끊어진 땅을 잇고, 마음을 잇고,

흐드러지게 물들고 있었다...



섬, 새떼처럼 날다 - 조도군도(鳥島群島)
방송일: 20041031
동영상 :






뮤지컬 배우 박해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1984)’ 로 데뷔, 아가씨와 건달들, 브로드웨이 42

번가, 각시 품바 등의 수많은 공연을 해왔고, 2004년에는 세계를 뒤흔든 뮤지컬

맘마미아의 한국공연 주인공 ‘도나’를 연기해 많은 갈채를 받았던 뮤지컬 배우

박해미.

언제나 공연장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살았고, 그 열기가 익숙했던 그녀가 2004

년 가을 잠시 공연의 열기는 접어두고 낮선 세계, 수없이 많은 섬들이 마치 새

떼처럼 앉아있는 섬, 조도로의 혼자만의 여행길에 올랐다.




어드매가 섬이고 또 어디쯤이 바다인지, 그리고 그 사이 또 어느 만큼이 안개이

고 구름인지 알 수 없는 바다를 지나다 보니 저 멀리서 빼곡히 박힌 섬들이 보

이기 시작한다.




# 멸치가 마르는 바다 - 멸치 어장

‘아니 얘네들이 다 어디에서 나왔지? 좀 전까진 없었는데...’

섬에 도착해 멸치잡이 배에 올랐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닷가에선 안보이던 수많은 갈매기 떼...

멸치잡이 배 주위에서 멸치를 먹느라 계속 물로 낙하하는 수많은 갈매기들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장관이다.

갈매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부둣가로 돌아와 멸치를 삶아 너니, 부둣가 바닥은

멸치들의 은빛 잔치~




# 섬에서 솟는 해 - 하조도 등대

어린 시절 불르던 노래 속의 등대지기가 남해의 망망대해를 지키고 있는 곳, 하

조도 등대.

푸른 바다를 가로막고 서있는 아찔한 절벽, 그 해안절벽 위에 널찍하게 너무나

도 편안하고 단정하게 자리 잡고 있는 하조도 등대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조도

를 찾는 사람들에게 편안함 가져다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 편안함 속에서 일

출을 감상하니~

‘여기가 한국이던가? 이탈리아던가?’




# 섬들로 꽉 찬 바다 - 도리산 전망대

조도 주변으로 넓게 퍼져있는 다도해상의 새떼 같은 섬들.

도리산 정상에서는 조도는 물론이고 조도 근처의 수많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

다.

진도군의 섬들 중 가장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관매도와 마치 병풍을 펼쳐

놓은 것 같이 생겼다하여 그 이름이 붙여진 병풍도. 푸른 바다와 그 위에 첩첩

능선을 그리며 떠있는 새떼 같은 섬들. 저 새떼 같은 섬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

은 이야기.




# 소멸해 간다는 것...-각흘도

83세 되신 할머니 혼자 지키고 계시다는 섬. 각흘도. 보건소 직원의 방문 길에

동행을 한다.

자식이 9명이나 되는 자식들이 자신들과 같이 살자며 육지로 모시려 해도 섬의

바람과 파

도가 좋아 섬에 머물고 계신 할머니. 예전에는 이 섬에도 초등학교와 파출소 등

있을 건 다 있었는데... 이제는 그 건물만이 남아 할머니와 더불어 섬을 지키고

있다.

‘할머니 어디에 계세요? 할머니~’

그런데 할머니 모습은 보이질 않고...




# 섬의 삶 - 태권도 할머니

‘이얍~이얍~’

태권도 5단이라며 품세를 보여주는 할머니. 힘도 만만치 않으시다.

80의 연세에도 깡패도 하나 안 무섭다는 여장부 할머니이지만 잠깐 찾아 온 길

손까지도 시집보낸 딸 같이 여기시는 정 많은 분이다. 할머니와 함께 팔씨름도

해보고, 옛 이야기도 들어 보자.




# 가을 햇살 가득한 섬, 바다가 만들어낸 풍경 - 병풍도 + 관매8경

‘와~ 정말. 눈 코 입까지 보이는 듯한 느낌이에요. 섬을 딱 지키고 있는데요.’

배를 타고 멀리 병풍도까지 나갔다. 조도의 섬들 중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섬

, 병풍도. 마치 병풍을 펼쳐놓은 것도 같고, 거대한 바위들이 열병식을 하는 것

도 같다. 특히 병풍도를 지키고 있는 세종대왕 바위는 보고 있자니 정말 눈, 코,

입까지 보이는 것 같다.

이 많은 섬의 바위들에 사람들은 이름을 붙여주고, 또 전설 같은 이야기들을 만

들어 준다.

돌아오는 길에 관대 8경까지 감상한다. 저절로 만들어졌을 바위 하나하나에 이

야기를 찾아낼 줄 알았던 옛사람들의 상상력 때문에 이 바다가 풍요로울 수 있

었던 건 아닐까.




# 또 다른 섬, 관매도로~

배를 타고 도착한 곳, 관매도. 넓게 펼쳐진 수평선 너머로 추자도가 보이고 바

닷가 근처에는 꽁돌이라는 돌이 또 전설을 품고 서있으며 그 옆 갯바위에서 아

주머니들은 고동을 캔다.

고동 캐러 나오신 아주머니에게 꽁돌에 담긴 이야기도 듣고, 집에 들어와 캐온

고동과 고구마까지 크~게 한입~

‘내가 언제 또 이런 싱싱한 것들을 먹어보랴.~’




# 섬의 일출

일출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났다.

섬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 그리고 새벽에 바닷가에 일하러 나오신 할머니.

바다는 모래사장에 산이며 평야며 거대한 그림들을 그려 놓고...

그 그림들을 바라보며 걷자니...

‘저 바다로 막 빠져 들어 갈 것만 같아요.’




# 톳 현장의 민요들

남도는 소리로 유명한 고장. 남도에서도 진도군 바다니 그 내력이야 어련하랴.

일본에 수출할 툿을 다듬으면서도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시는 아주머니들. 흥겨

운 진도아리랑과 구성진 육자배기... 할아버지 한분의 닻배소리까지...

소리는 섬을 빙빙 돌아나가 어딘가에 머물러 또 다른 섬에서 울려 퍼지겠지...




# 아이들이 자라는 섬에서 - 관매초등학교

노송 숲을 지나 찾아간 곳은 작고 아담한 학교. 이곳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함께 있는 곳이다. 북소리에 이끌려 들어가 보니 아이들이 품바 공연 연습을 하

고 있다. 아이들에게 연기 지도도 해주고, 또 같이 놀고... 섬에서 태어나 섬에

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을 보자니 내 아이도 이런 곳에서 자랐으

면....




이제 여행을 마칠 시간, 바다와 섬의 풍요로움을 한껏 느낀 박해미.

낯설었던 풍경들은 이제 아쉬움과 그리움이 되었다.

바다위로 부셔져 내리는 투명한 가을 햇살이 그 아쉬움을 더한다.



추억 - 충주
방송일: 20041104
동영상 :

[가을여행 3題] 제1편 추억 - 충주



젊은날엔 에너지 넘치는 음악으로 열정을 불태우고,

이제 그가 지나온 세월의 깊이를 담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 유현상



완연히 깊어진 가을

육지 속의 바다 충주호와,

험한 암벽의 장관으로 단풍이 물든 월악산이 있는

그곳, '충주'로 혼자만의 여행을 떠났다



- 충주호



충주댐 건설로 인해 생겨난,

우리나라의 호수 중 소양호에 이어 두 번째로 저수량이 많은

거대한 호수 충주호...



드넓었을 논자락은 호수 저 바닥에 깊이 잠겨버린지 오래다

가라앉은 고향을 바라보고 선 호숫가에 외로운 집 한 채가 있다

마을이 수몰된 그때부터 농삿일 대신 고기잡이를 선택하고

여지껏 한자리에서 살아온 노부부

뜻밖의 길손 방문에 노부부는 담담히 살아온 얘기를 들려주는데...



- 유람선을 타고...



아침 물안개가 걷힌 호수.

유람선을 타고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물결의 장엄함에 취하고

고개를 들어 옆을 돌아다보면

갖가지 모양의 기암절벽과 봉우리가 감탄을 자아낸다



- 솟대 마을



삼한 시대부터 유래된 것으로 전해지는 솟대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마을 입구에 세우기도 하고,

경사가 있을 때 기념하는 뜻으로 세우기도 했다

하늘과 인간사회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인식되어 온 솟대

그런 솟대에 반해

나무의 자연 그대로를 살려 솟대를 조각해온 조각가

그가 터를 잡은 곳은 예부터 솟대거리라고 불려오던 마을

잊혀진 역사를 더듬고 새로이 문화를 창조해 가는 그 곳에서

하늘을 향해 나지막이 희망하나를 날려보낸다



- 사과 수확



사과의 고장으로 유명한 충주

사과밭에선 한창 가을사과인 부사의 수확이 한창이었다

인심 좋은 농부는 나그네에게 사과 따는 법을 자세히 일러주고

서투른 일꾼은 방해가 됨을 알면서도 호기심에 기어이 수확을 거든다

한 가득 담긴 사과는 다시 가을날의 싱그러운 추억의 한 자리에 담긴다



- 중원미륵리사지



거대한 마애불이 굽어보는 절터 미륵리사지...

이제 인적도 드문 이곳엔

번성했던 흔적을 짐작할만한 오래된 것들만이 초연히 남아있다

높이 올려다본 마애불의 얼굴 뒤편으론 오색빛 물든 월악산 자락이

평온하게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 월악산



짙게 물든 단풍에 빠져들어 걷다보면

어느새 험한 암벽을 만나게 되는 산

힘들고 어려운 고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몇 년 전 산행을 시작했다는 유현상씨..

그 산의, 그 가을의 정상에서 그렇게 추억은 얻어진다



- 산마을 구례골



월악산 자락 아래의 오래된 마을 구례골

시간이 멈춰버린 듯 낯익은 풍경이 그곳에 있다

빼곰히 열린 문 사이로 보이는 빨간 대추가 정겨워

무작정 들어간 집, 인심 좋은 할머니가 낯선 객을 반갑게 반긴다

태어난 지 열흘 된 송아지를 자랑하고,

용돈벌이 삼아 집에서 만드는 손두부 맛을 뵈어주는 할머니

정이 묻어나는 시골 마당에 자리한 가을밤의 정..



어느새 그도 그 풍경의 한 부분이 되고

그 풍경은 그의 추억의 한 부분이 된다



"그곳에 가고싶다"가 애청자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11월부터 1TV 목요일 밤 12시에 HD방송으로 편성되었습니다

계속해서 많은 시청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그리움 - 삼척,동해
방송일: 20041118
동영상 :



세월이 흘러도 소년의 순수함을 담고 있는 가수 임지훈...

외로움과 방랑으로 가을마다 몸살을 앓던 그가

새로운 음반작업을 마치고 마지막 가을을 보내는 여행을 떠났다.

그가 들려주는 깊은 그리움의 노래가 동해 바다 속으로 침잠한다.







▶ 무릉계곡
동해안을 따라 내려오던 태백산맥이 꺾어지는 두타산과 무릉계곡...

속세를 버리고 불도를 수행한다는 산 이름이 무색하게

단풍철 사람들 세상이다.





▶ 맹방해수욕장
바람처럼 떠돌고 싶었던 시절,

동해바다는 친구같은 넉넉한 품으로 감싸주었다.

늘 노래에 목말랐던 청춘은 어느새

마흔을 훌쩍 넘긴 중년의 나이가 됐다.





▶ 초곡터널
일제시대 전쟁물자를 나르기 위해 만들어진 초곡터널.

터널 속 어둠이 시대와 흔적들을 지워버리듯이

나도 내 마음 속 짙은 앙금을 모두 버리고 나갈 수 있을까?



빛이다.

새로운 세상이다.

그리고,



자유다....



▶ 해신당
바닷가 마을 벼랑 끝에 세워진 해신당...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목숨을 잃은 처녀로 그 넋을 위로하기 위해

나무로 깎은 남근이 걸려있다.





▶ 덕풍계곡
착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따뜻한 골짜기, 덕풍계곡

탐스러운 감나무와 곶감 말린는 아낙이 만들어내는 계곡의 풍경은

어쩌면 10년 전 잃어버린 내 그리움 속의 풍경일지도 모르겠다.



▶ 흥전역
국내 유일의 스윗치백 구간인 흥전역.

여행은 떠나기 위함이 아닌 돌아오기 위함임을

말없이 다가서는 기차와 함께 가슴 속에 되새겨본다.



▶ 장호항
경건한 아침 햇살이 환하게 깃든다.

밤새 바다를 넘어 온 햇살이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지우고

그렇게 오늘도 바다는 무사할 것이다.

저 해가 뜨고 지는 사이 바다에 사는 사람들은

늘 바람의 방향을 묻고 살아가는 것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바다는 아름다웠다.

허나,

고깃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 들어와서야

바다보다 아름다운 것은

바다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보는 눈이 뜨인 것이다.





그리고... 궁촌항, 죽서루, 추암해수욕장...







** 임지훈 - 사랑의 썰물



차가운 너의 이별의 말이 마치

날카로운 비수처럼 내 마음 깊은 곳을 찌르고

마치 말을 잃은 사람처럼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떠나가는 너를 지키고 있네

어느새 굵은 눈물 내려와 슬픈 내 마음 적셔주네



기억 할 수 있는 너의 모든 것이

내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와

너의 사랑없인 더 하루도 견딜 수가 없을것만 같은데

잊혀지지 않는 모습은 미소짖던 너의 그 고운얼굴

어느새 굵은 눈물 내려와 검붉은 노을 물들였네



다시 돌아올 수 없기에 혼자 외로울 수 밖에 없어

어느새 사랑 썰물이 되어 너무도 멀리 떠나갔네

어느새 사랑 썰물이 되어 내게서 멀리 떠나갔네


항수 - 청도
방송일: 20041125
동영상 :

‘향수’를 부른 가수 이동원(54).

그는 1951년 전쟁 중 피난길에 부산에서 태어나,

이듬해 상경하여 지난 52년을 서울 사람으로 살았다.

이북이 고향이신 부모님과, 도시에서 생활한 이동원에게,

‘벌 동쪽에는 실개천이 흐르고, 금빛 벌판엔 황소가 우는...’

그런 고향은 없었다.

그러나 그는 2년 전 내려간 청도에서

마침내 그의 마음 속 고향을 찾았다.

푸근한 인정이 있고, 산과 들의 시골스런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청도는 그의 고향이 되었다.




◇ 청도 운문면, 운문사

운문사로 들어가는 초입, 코끝으로 스며드는 솔향이 그를 반긴다.

그가 처음 이곳을 찾은 것은, 20여 년 전. 도시 생활로 지친 몸을 이끌고 왔다.



운문사는 560년, 신라 진흥왕 21년에 창건된 고찰로,

현재 사찰 내에는 300여 명의 비구니들이 수학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승가대학이 있다.

승가 대학 외에도 경내에는 삼층석탑, 석조여래좌상 등의 보물과

천연기념물인 처진 소나무가 있어 그 유구한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운문사 입구에서 만난 문명분교 아이들.

가을 소풍을 나온 아이들과 함께 어린시절 놀이를 하고,

노래를 부르며 동심으로 빠져든다.

이동원은, 고향이 시골이어서 자연 속에 건강히 자라는 이들이 내심 부럽다.




◇ 안개 마을 - 대청리 운문호

운문댐은 지난 1991년, 영남지역의 식수 전용댐으로 준공됐다.

그러나 이 운문댐의 건설로 고향을 잃은 대청리의 사람들.

고향을 떠날 수 없어 건너편 신대천에 새 터를 잡은 이들을 보며,

이동원의 마음 한 구석이 애잔해진다.




◇ 감빛 가을의 정취 - 감 농장 집 / 감 염색 집

감나무가 무려 30만주나 되고 거리의 가로수도 감나무로 꾸며진 청도에서,

당연 명물은 ‘반시’라는 씨 없는 감이다.

또한 이 감으로 천연 염색한 옷감도 유명한데,

감 천연 염색 집을 찾아가 청도의 가을빛을 감상한다.




◇ 청도의 역사 - 석빙고 / 한옥학교

삼국시대 한 부족국가로 이서국의 중심이었던 청도.

한반도의 찬란한 신라의 문화가 이 이서국에서 시작됐다.




-석빙고

얼음을 저장하려고 만든 창고, 석빙고.

현재 청도의 석빙고는 조선시대인 1713년(숙종 39)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석빙고 가운데 축조 연대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밝혀졌다.



-청도 한옥학교

많은 문화재와 함께 청도에는 유독 고택도 많다.

그리고 이 곳엔 청도의 문화를 이어가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있다.

‘이 땅에 맞는 집을 짓자’며, 지난해 10월 문을 연 한옥학교.

변숙현 교장이 손수 지은 이 한옥학교에는 현재 김창희 선생님의 가르침 하에,

30명의 학생들이 우리의 전통 가옥 짓기에 힘쓰고 있다.




◇ 적천사 - 산사 음악회

적천사에서의 하루 밤.

적천사는 원효대사가 토굴로 창건한 명승 고찰이다.

절 입구에 위치한 800수의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이동원은 이 은행나무 아래에서,

그를 반가이 맞아준 주지스님과 마을 주민들을 위해

작은 산사 음악회를 준비한다.




◇ 사자평

밀양의 재약산과 울주의 간월산, 그리고 신불산과 취서산까지

이어진 산군들은 ‘영남의 알프스’라 불린다.




모처럼 찾은 재약산 정상에는 국내 최대의 억새 군락지, ‘사자평’이 있다.

갈바람과 함께 펼쳐지는 억새 숲의 물결이 늦가을의 정취를 더한다.




“고향이란 장소보다, 언제든지 내가 편히 갈 수 있는 곳,

어머니처럼 편한- 그런 곳 같아. 자연이 좋고, 초가집이 있고,

그 옆에 냇가가 있고, 공기가 좋고...

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곳, 이게 내 고향이 아닌가 싶어.”



겨울바다, 추억으로 남다 - 태안반도
방송일: 20041202
동영상 :

전국 곳곳의 우리의 민요를 채집하고, 재창조하는 작업,

그 힘겨운 여정을 보람으로 여기고,

젊은 날 그의 열정을 노래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젊은 소리꾼 김용우

그에겐 소리를 발견한 제2의 고향이 있다.




10여년 전 소문만 듣고 무작정 찾았던 바닷가 마을...

그 곳에서 만났던 소리와

그 소리를 품고 있던 풍경이 그리워

겨울 문턱, 태안으로 여행을 떠났다






- 초겨울 철새의 여정



출렁이는 비단처럼, 큰 붓으로 그은 유려한 선처럼

무리지어 이른 아침 하늘을 나는 철새들

희귀종인 가창오리를 비롯하여, 다양한 종의 철새들이 모여드는

철새들의 쉼터 태안반도




겨울 들녘, 그 새들은 어디로 날아가는지,

그리고 지금 나의 삶은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건지...

이번 여행이 그 해답을 일러줄 수 있을까




- 등대가 지키는 섬, 옹도




몽산포 모항포구에서 낚시배를 타고 바닷길을 달렸다

큰 바도에 넘실대는 배 한가운데서의 색다른 경험,

멀리 보이는 섬이 점점 가까워 오고,

어느새 갈대숲을 걸어올라 옹도의 등대에 선다

높은곳에서 둘러보는 드넓은 바다

어두운 밤 등대는 홀로 이 광망한 바다를 홀로 돌보겠지...

쓸쓸히 동백나무 터널을 지나 다시 바다를 건너 육지로 돌아온다




- 고기는 잡는 게 아니라 줍는 것, 전통 어로작업 독살



바닷마을 원청리, 별주부마을이라 부리는 이곳엔 특별한 풍경이 있다

독살은 서해안의 조수 간만의 차이를 이용해

돌로 둑을 쌓고, 밀물 때 밀려온 고기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원리

선인들의 특별한 지혜와, 이를 잊지 않고 다시 되살려 낸 주민들

독살에서 특별한 바다를 만난다




- 고성규옹을 다시 만나다




지게를 지며 부르던 소리를 찾아 10여년 전 태안에 처음 발을 디뎠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할아버지와

터울도 없이, 거리도 없이 소리 하나로 금새 다시 가까워지고

햇살이 내려앉은 툇마루에 앉아 함께 부르는 노래는

또 하나의 풍경이 되고...




- 자연이 준 선물, 굴 양식장



번거로울 것 없이 줄만 매달아 놓으면

저절로 자연포자가 달라붙어 생산되는 굴 양식

한창 풍년을 이룬 굴밭에서 작업을 돕는다



짭짤한 바닷내음을 그대로 간직한 싱싱한 굴

화롯불 피워놓고 둘러앉아 구워먹는 정이 있어 더욱 특별한 맛

인심좋은 사람들 틈에서 또 하나의 추억을 얻어가고...




- 난의 천국, 오키드 식물원




난류의 영향으로 꽃재배에 탁월한 기후 환경을 지닌 태안 반도

그래서인지 태안은 화훼농가가 성행하고,

세계 최대 난 단일 품종 식물원인 오키드 식물원도 자리하고 있다

평소에도 난을 좋아하고 소중히 기르던 김용우씨

식물원의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탄성부터 나온다

화려한 서양란과, 청초한 동양란

이제 막 연꽃이 피기 시작한 자그마한 연못까지..

한 해동안 제 빛을 내고 이제 조용히 겨울로 저무는 태안반도처럼

깊고 은은한 향기가 그의 가슴에 남는다.




- 소나무숲 사이로 보이는 바다, 연포해수욕장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이른 새벽

조용한 바다를 만나는 일은 신비롭다

상쾌한 공기로 숨쉬며 소나무 숲을 걸어 들어간다

희미하게 보이는 바다가 점점 가까워져

그 바다 앞에 서면, 푸른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새로운 아침이 열린다



길 위에 머문 시간 - 영주
방송일: 20041209
동영상 :







삶이란

때론, 잠시 머물다 떠나는 간이역과도 같았다.



기차는 떠나고

그 빈자리에 홀로 남겨진 사람,



늘 길을 묻고,

길을 노래했던 가수 이상은



영원한 보헤미안,

그녀가 떠나는 경북 영주 여행...





- 죽령



충청도와 경상도가 나뉘는 곳,

소백산을 넘는 아흔 아홉 굽이의 죽령 고갯길이다.

한 때 이 길은 청운의 뜻을 품은 선비와

보부상들이 줄을 이었으나 새 길이 나고는

발길이 뜸해진지 오래다.



- 문수역



65년 전 세워진 역사,

얼마 전까지도 철도원들은 이곳에서 밥을 지어먹으며

소백산 자락을 오가는 기차를 지켰다.

오래 전 그 날처럼, 오늘도 간이역을 지키는 철도원은

기차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깃발을 든다.



- 무섬마을



강물이 마을을 휘감아 흐르고 은빛 백사장이 펼쳐진 곳,

쉰 여 채의 고색 가옥들이 머문 이곳은,

영주에서도 알아주는 양반 마을이다.



- 고치령 & 마구령



굽이굽이 고개마다 시간이 고여있는 옛길,

고치령 고개를 넘어가면 동쪽으로 마구령이 이어진다.

소백산을 넘어가는 옛 고갯길은 크게 세 개가 있다.

그 하나가 영남 선비들이 과거 길로 넘었던 죽령이요,

소백산으로 들어가는 고치령 길, 그리고 마구령 길이다.

세 길 모두 백두대간의 주 능선으로, 이제는 사람들 발길이

뜸해진 옛길이다. 강원도 영월과 이어지는 마구령 길은

3도의 보부상과 장꾼들이 넘다들던 길이었다.





도시에 살면

시간은 나누어지고

쫓기게 되고..



산골에서는

그런 시간개념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였습니다.



겨울이 와서

산골에도

겨울의 시간이

오기는 하는데..





- 부석장



장날이면, 마구령 고갯길을 넘어

3도 사람들이 몰려왔던 부석장,

왁자하던 시절도 옛말이고, 골목길에

옹기종기 장이 선 모습이다.

확성기로 들려오는 흘러간 가요만이

빛 바랜 풍경을 메우고 있다.



- 부석사



극락 세계를 그대로 가람 배치에 옮겨 놓은 부석사.

극락 정토에 이르기까지 아홉 단의 석축을 올라간다.

그 길은 마치 구도의 길처럼, 한 단 씩 오르면서 발견하고,

굽이굽이 찾아가는 길이다.





어기여디어라 - 이상은



네 눈은 검고도 맑구나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도

네 등은 붉은 흙 같구나 씨앗을 뿌려볼까
해는 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지고

흘러 흘러 어디로 가나

해는 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지고
천구를 가로질러

어기여디어라 어기여디어라

바람도 멈추고 비도 거두어지니

어여어여 노를 젓네
하늘의 별도 땅의 꽃도

가만히 제 길을 살아가듯

서로 다른 몸으로 나서 다른 숨을 쉴지라도
해는 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지고

물길은 하늘에 닿고

해는 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지고

마음은 서로에 닿고

어느새 강물이 웃고 있는 걸 보니

우리도 웃고 있겠구나

버리고 버리고 잊고 잊어버리리
바람도 불어오고 비도 다시 내리니

어여어여 노를 젓네

바람도 멈추고 비도 거두어지니

어여어여 노를 젓네

어기여디어라 어기여디어라


예순에 만난 인연 - 밀양




모 업체 광고에서 교수로 오인받는 늦깍이 학생역을 맡았던 연극배우 전성환.

광고에서처럼 그는 예순 넷의 나이에도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연극인이다.



나이 예순에 그가 박수무당으로 출연했던 영화 '오구' 의 촬영지 밀양.

영화 '오구'는 굿을 통해 살아서의 한을 풀고,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그린 영

화다.

'귀가 순해져 들리는 모든 말의 이치를 이해한다'는 이순(耳順)에 만난 밀양에

서 전성환은 영화를 통해 삶과 죽음의 이치를 생각하게 됐다.

3년이 지난 후, 해금연주자인 딸 지인(30)과 함께 다시한번 밀양을 찾아가는 전

성환 부녀의 겨울 여행을 따라가본다.



# 삼랑진 기차역

밀양강과 진주, 부산으로 흐르는 낙동강의 큰 물줄기가 만나는 곳, 삼랑진.

옛날에는 물길을 타고 수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던 길목이자 어시장이었

다.

고속도로와 교각이 생긴 지금은 오가는 이 드문 한적하고 작은 기차역만 남았

다.

전성환 부녀의 여행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 위양못

밀양선비들의 흥취를 느낄 수 있는, 신라시대에 축조된 저수지다.

임진왜란 때 매몰된 이후 지금은 작은 연못이 되었고 연못 안에 1900년에 지어

진 안동 권씨 가문이 학문을 닦던 완재정이 있다.



# 퇴로리 이씨 고가

영화 '오구'의 주무대였던 곳으로, 여주 이씨 종가의 100년이 넘은 고택.

돌담의 이끼 하나조차 100년 전의 것 그대로 지켜내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전씨가 영화를 통해 인연을 맺게 된 종가의 지킴이 이희문씨.

이곳에서 3년만에 두 사람의 재회가 이루어진다.



# 소리꾼 신 할아버지

아흔의 소리꾼 신의근 할아버지. 영화 '오구'에서 상여에 앞서가며 정·중·동의

춤과 소리를 보여주었던 할아버지다. 신 할아버지가 지인의 해금연주에 맞춰

구성지게 밀양아리랑을 뽑아내고, 세월이 흐르듯이 아흔의 할아버지와 예순의

아버지, 서른의 딸이 나란히 밀양의 겨울볕 속을 걸어간다.



# 월연정과 백송터널

학자 이태가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내려와 학문을 닦던 월연정.

앞으로는 밀양강이 내려다보이고, 정자 한켠에는 희귀한 백송(白松)이 있다.

월연정 옆으로 난 백송터널. 1905년, 일제시대 때 철로로 개통되었다가 인도가

됐다.

부녀가 손잡고 걸으며 부르는 노래가 어두운 터널을 가득 채운다.



# 낙동철교

일제시대 때 세워진 현재의 '인도교(과거 낙동철교)' 대신 1961년 새로 세워진

낙동철교.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철교가 뱃길을 대신하면서 쉴새 없이 기차가 오가던 이곳

은 고속도로와 고속철도로 인해 기적소리조차 드물어졌다. 그러나 아직도 24시

간 철교를 지키는 초소의 관리인들. 이들은 철교와 낙동강의 지난 이야기를 들

려준다.



# 만어사

고려 명종 11년에 창건된 사찰 萬魚寺.

불제자가 된 용궁의 태자를 따라 법문을 들으려 왔던 수만 마리의 물고기들이

득도해 종석

(鐘石)이 됐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만어사의 너덜바위에선 빨래를 널면 생선 비

린내가 난다고 한다. 주지스님과 나누는 부녀의 인연이야기가 밤과 함께 깊어

간다.

.

# 주남저수지

겨울철새들의 월동지 주남저수지. 180만평의 저수지에는 가창오리를 비롯해

천연기념물인 흰 고니, 노랑부리저어새까지 15,000여 종의 새들이 찾아온다.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가는 철새들을 보며 이북의 고향 생각에 눈시울이 젖기

도 하는 그는 실향민이다. 51년 전, 1.4 후퇴 때 아버지 손을 잡고 월남했던 소

년 전성환은 지금 예순 넷의 노인이 되었다. 해지는 주남저수지를 바라보며 아

버지와 딸이 나누는 잃어버린 고향 이야기를 들어본다.



# 표충사

재약산 자락에 앉은 표충사.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 밀양의 대표

적 사찰이다.

전통깊은 수행도량인 이곳의 명물은 수행하는 토끼들인 정묘와 혜묘.

밥때 되면 스님들을 따라 공양간으로 가고 참선 시간엔 선방 앞에 앉아 있기가

일쑤다.

스님들이 평생을 수행에 바치듯이 예술에 평생을 바쳐온 전성환. 여행 끝에 전

성환 부녀가 얻은 깨달음을 만나본다.


바다, 희망이 되어 오다


히말라야의 사나이나 불리는 남자 산악인 박영석



히말라야 8,000M 14좌 세계 최단기간 등정 (8년 2개월)

세계 두번째, 아시아최초 8,000M 이상급 14좌 완등, 7대륙 최고봉 완등

그가 이룩한 화려한 기록들이다.



그러나 성공과 실패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산악 그랜드슬램' 기록 달성을 위한 북극점 재도전을 앞두고

마음의 안식처인 포항과 울릉도를 향한 그의 여행이 시작된다.





▶ 내연산

태백준령이 빚어낸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내연산.

찾는 이들로 하여금 깊은 감탄을 자아내는 12폭포를 간직하고

폭포와 절벽, 기암괴석이 굽은 소나무와 면면이 진열되어 있어

아마추어 산악인들이 많이 찾던 곳..

그곳에서 다시금 추억을 떠올려본다.



▶ 산골 노부부로의 평안

억새 밭을 거닐다 들어선 빨간 양철지붕 집.

그곳엔 일손을 거두지 않는 부지런한 노부부가 계시고...

서울이 고향인 길손에게 시골의 외가가 어떤 것인지 느끼게 해주는 평안함이

있다.



▶ 전통 과메기 덕장

겨울내 찬바람을 맞으며 그늘에서 말린 과메기.

비린내가 나지 않으며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맛과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과메기는 단연 포항의 명물이다.

세월이 변해 생산 방식도 달라졌지만, 옛 방식을 거스르지 않고 지켜내는

전통 과메기 덕장에서 자연의 순리를 깨닫게 된다.



▶ 구룡포항

동해남부 어항의 집결지인 구룡포항.

등대와 갈매기, 회항하는 어선을 배경으로 붉게 솟아오르는 일출 광경은

과히 장관이라 할 수 있다.

그곳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멀리서 찾아온 친구를 위해

변덕스런 날씨에도 물질을 하고...서로의 반가운 마음과 걱정하는 마음은

소주잔을 기울이며, 더욱 깊어진다.



▶ 나리분지

개척민들이 섬말나리 뿌리를 캐어먹고 살았다는데서 유래된 나리분지.

울릉도의 전통가옥인 너와집과 투막집이 있고, 울릉도 자생식물인 울릉국화,

섬백리향이 서식하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나리분지에서 새삼 자연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 죽도

울릉도 부속섬 44개(유인도 4, 무인도 40) 중 가장 큰 섬으로, 대나무가 많이 자

생하여 대섬·대나무섬·댓섬이라고도 하는 죽도.

수직에 가까운 절벽으로 인한 유일한 진입로인 나선형 진입로는 계단의 수만

364개에 이른다.

물이 없어 빗물을 모아 식수로 사용하는데 선 삶의 지혜를 엿볼 수가 있다.



실패가 있어 성공할 수 있었다는 박영석,

실패는 성공으로 가기 위한 공부라고 말하는 그를 보며...

그의 용기 있는 도전이 언젠가는 '산악 그랜드슬램'이라는 기록을 달성할거라

고...

믿게된다.


겨울,그섬에 안기다 - 고군산군도


혼을 담아 연기하는 연극배우 장두이



그가 떠나는 겨울 섬으로의 여행



노래 하나

- 장두이 -

나의 나를 잃지 말게 하옵소서
20에 생을 모험하고
30에 생을 방황하고
40에 생을 확신하며
50에 생을 시작하고
60에 생을 익숙히 하며
70에 생을 영글어
80에 생을 관조하고
90 춘광을 생에 고즈너기 준비하게 하소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가며 스치는 것입니까?
얼마나 하나에서 열까지 우리는 소홀했어야 합니까
시간을 관통하고
공간을 감지해 알 때
때는 어느덧
초승달 어스름 저녁이외다
'한번'은 영원히 두번이 되지 않는 법
그 '한번'의 순간 앞에
나를 잃지 않게 하옵소서.


- 고군산군도 -


군산 앞바다


외로운 섬들이 서로 어깨동무하며 무리지어 자리한 곳

겨울, 섬으로 가는 배편은 옹색하다.

겨울이 찾아온 고군산군도

그 짧은 하루 끝, 마지막 해가 진다.







- 선유도 -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신선이 놀다갔다는 섬, 선유도

예부터 선유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선유8경이라 부르고

그 섬에서 안식과 평온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느낀다.







- 염전 -


50년된 무녀도의 염전

만 8천평에 이르는 간척지는 섬사람들의 부지런함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염전은 옛 모습을 잃고 다시 습지로 변해간다,




- 말도 -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문 습곡지형으로 이루어진 말도

다른 섬과 멀리 떨어진 외로운 말도에는 등대만이 유일한 벗이다.

등대의 깜빡임과 함께 말도는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 망주봉 -

선유도의 상징. 망주봉

군주를 그리워하다 돌이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채

그 봉우리의 가파름과 험준함이 군주를 향한 절개처럼 느껴진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해낙조에서 자연의 숭고함을 배우고,

내려다 보이는 고군산군도를 바라보며 마음의 안식을 얻는다.







- 오룡묘 -

망주봉 남쪽 기슭...

바다를 굽어보는 위치에 다섯 마리의 용이 모여 살았다해서 붙여진 이름

풍어와 무사를 비는 당산제와 오룡제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던 곳이였으나,

지금은 무성하게 자란 풀들만이 오룡묘를 감싸고 있다.




- 초분 -

남해와 서해의 섬지역에서 주로 행해지는 장례풍습인 초분

먼 바다에 나가있어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보지 못한

자식의 한스러움이 정적으로 남아 초분을 감싸고,

그 안에서 삶과 죽음, 그 의미를 되새겨본다.







- 남악리 -

하루걸러 물이 나오는 섬마울

자식들은 뭍으로 나가고 어머니만이 홀로 섬에 남아있다.

겨울 섬에서 느끼는 그리운 어머니...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 <섬>




제주, 희망을 노래하다



가장 화려한 사람들을 가장 아름답고 세련되게 표현하는 사진작가, 김중만. 정

부파견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에 갔고, 프랑스에서 서양학을 전공했던

그가, 사진의 매력에 빠져 버린 지 벌써 31년째이다. 해외추방, 프랑스 국적포

기 등, 힘든 방황의 시간을 보낸 김중만. 어둠의 탐색자라 불리던 그가, 자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찾은 곳은 바로 마음의 고향 제주. 그 희망을 가지고 시작하는

이번 여행은, 한국의 자연 경관,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그의 야심찬

프로젝트다. 2005년 새해, 떠오르는 희망을 찾기 위해 김중만이 ‘제주’로 간다.



#한라산과 제주의 오름

신(伸)이 흙을 퍼 다가 만들었다는 한라산.

그리고 그 신(伸)의 치맛자락 사이로 떨어진 흙의 흔적, 오름.

제주의 오름은 총 300여개. 각각 그 모양과 이름이 가지가지이다. 한라산과 각

각의 오름이 모여서 만든 곳, 제주도.




#아프리카 박물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 된 아프리카 말리의 젠네 사원. 그 젠느 사원이 제주도

로 옮겨 왔다. 육십 평생 아프리카의 문화를 사랑해 온 한종훈 관장은 그의 모

든 소장품들을 이 곳, 아프리카 박물관에 전시하게 되었다. 국내에서 생소한 아

프리카 문화를 소개하는 이 박물관은 아프리카 공예품과 미술품 등 650여점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아프리카를 사랑하는 한종훈 관장에게 반하여 김중만은

자신의 작품150여점을 기증했다.



#제주의 마지막 말테우리 고태오 할아버지

제주에서는 말떼를 돌보며 기르는 사람들을 “테우리” 라고 한다. 풀이 많은 방

목지로 옮기거나 말들에게 물을 먹일 때, 노래 가락처럼 흘러나오는 말 모는 소

리가 들리는 데, 그것 역시 말테우리의 역할. 여든 가까이 말테우리를 하고 계

시는 고태오 할아버지는 우리시대 마지막 말테우리.

몽고에서 유래되었다는 말 모는 소리는 말과 교감이 가능한 영혼의 소리가 아

닐까?



#제주도 북제주군 와흘리 본향당과 해신당

1만 8천 신(伸)들의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는 신들의 고향, 제주도.

제주도에서는 마을의 수호신을 본향, 신을 모신 신당을 본향당이라고 한다.

제주도는 당 오백, 절 오백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곳곳에 당이 있는데, 그 중 와

흘리 본향당은 손꼽아줄 만한 제주 전통 신앙의 현장이다.

세찬 바람과 거친 땅, 제주.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민초들의 염원이 여기에

담겨 있다.



#잣 동네

잔돌이 많은 잣 동네에는 억새를 엮어 얹은 제주도의 전통 가옥들이 많다.

190년 된 초가집에서 살고 계시는 할머니와 인심 좋은 마을 사람들, 그리고 그

들과 어울려 있는 김중만이 있다.



#해녀들과 어부들

제주도 바닷가 마을에서는 바다 농사를 한다.

그래서 미역을 따거나 전복을 캐는 곳을 바다 밭이라 하는데,

물질을 잘하는 순으로 해녀들은 상군, 중군, 하군으로 나뉘게 된다.



바람이 거칠게 불어서 몹쓸 포구라고 전해져 내려오는 모슬포항,

거친 바람을 가로 지르며 40kg을 넘는 방어 낚시를 즐기는 어부들, 그 곳에서

김중만은 힘찬 새해를 낚는다.


눈 산 바다 그리고 겨울환상곡 - 부안


지난 10여년...

뉴욕에서 세계 각국의 연주인들과 우리의 옛 곡을 연주하며

우리의 음악과 정서를 알리려 노력했던 김성관.

그가 고국에 돌아와 선택한 길은 정통재즈를 연구하고 연주하는 일...

그것이 재즈음악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그는 믿는다.

외롭지만 결코 외롭지 않은 여행을 이제 그는 떠난다.



* 부안댐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들어 버린 날. 그를 반긴 건 역시나 외로운 까치 한 마리.

이제는 사는 이도 없는 그 한적한 곳에서...

눈과 함께 삶의 무게를 내려 놓아본다.



* 월명암

1시간 30분...월명암에 오르기 위해서 감내해야 하는 시간.

오지도 아닌데 차가 갈 수 없는...유일한 운반책이라곤 위태위태한 모노레일만

이 있는 산사.

그곳엔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고자 하는 작은 도량이 있다.

다툼이 끊어지는 곳이라서 상산 무쟁터라고 불리는 곳.

이가 빠진 찻잔에 한 잔의 차를 마실 수 있는 곳.

그곳에서 고즈넉함을 느껴본다.



* 금구원 조각공원

오래전 도시에서의 왕성한 활동을 접고 귀향한 조각가 김오성씨.

고향 근처에 터를 잡고 직접 세운 전시관이며 조각공원은

이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휴식의 장소가 되었다.

자연 그대로의 조명을 비추기 위해서 전시관에 구멍을 내주고...

변화무쌍한 하늘의 별이 우리의 인생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는 멋진

조각가.

그와 함께 김성관의 재즈선율에 취해본다.



* 청호저수지 그리고 의상봉

계화도 간척지 평야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축조된 청호저수지.

물이 맑아 각종 담수어가 사는 그곳에선 많은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일출을 맞으며 앞으로의 희망을 꿈꾸어 본다.



부안에서 가장 높은 오백고지 의상봉.

부안시내며 부안호. 내변산까지 한 눈에 펼쳐지는 장관에 그만 넋을 잃고...

외로운 산줄기에 벗이 될까 사람 얼굴을 닮은 바위며, 쉬어가는 바람이 따스하

게 느껴진다.



* 새만금갯벌

많은 해양생물들의 터전이고 회유하는 철새들의 휴식처가 되어주는 갯벌.

그곳은 이제 새만금 간척사업이라는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점점 황폐해간

다.

새만금을 지키기 위해서 동네 어귀를 지키던 장승들이 모두 모였다.

새만금여장군, 새만금대장군... 그들의 외롭고도 쓸쓸한 투쟁은 언제까지일까

...


* 곰소젓갈시장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묻어나는 곳. 그래서 더욱 그리운 곳...

후덕한 인심이 살아있는 그곳에서...

도심 토박이가 경험하는 신기하고도 다채로운 풍경.

생명력이 넘쳐나는 그 풍경과 어느새 하나가 되어간다.



* 위도

아픔의 상처로 기억되는 곳 위도.

그러나 그곳은 아름다운 해안선으로 더욱 유명하다.

파도가 무릎까지 넘실대는 아슬아슬한 바위틈에서 캐내는 자연산 홍합.

위도의 맛이 이런 것이다...느끼게 만들어주는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위도를 찾을 것이 분명하다고 말씀하시는 아주머니가 기억에 남고...






* 채석강

중국의 시성 이태백이 아름다운 강위에 비친 달그림자를 잡으려다

물에 빠진 채석강과 모양이 흡사해 불리게 된 곳 채석강.

7000만 년 전에 형성된 해식단애와 해식동굴이 자연의 신비한 섭리를 느끼게

만들어준다.

매번 똑같이 밀려오는 파도지만 그 모양과 세기가 다르듯....

우리네의 인생살이도 그 파도와 같음을 깨닫게 해주는 것은 분명 자연이다.


비움의 자리, 사랑을 담다 - 안동




다시 채워 가야할 때,

비움의 공간이 그립다. -건축가 승효상





집,



그곳에서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슬픔을 견디고,

그리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곳,



세상천지,

어디에 있어도, 머리 둘 집하나 있으면,

그저 사는 일이 평안하지 않던가?



허나, 그 집들이 사람을 평안하게 하기보다,

사람살이를 더 황폐하고 고단하게 만든 연유..

그 답을 찾아 떠나온 여행...



오직 집짓는 일 하나를 위해,

숱하게 고뇌의 밤을 지내 본 사람,



건축가 승효상,

이 겨울에 찾는 집들은,

어쩌면, 아주 익숙한 것인지도 모른다.



의성 김씨 종가

대상무형(大象無形)

큰 세계는 형체가 없다..

집의 크기나 모양보다 스스로 절제하고 극기하려는 조산의 선비 정신... 우리

시대 주거문화에서 실종된 것이 무엇인가? 옛 선비들의 발자취 속에서 그 정신

을 되세긴다.



예던길

청량산을 휘감고 흐르는 낙동강 상류,

안동 가송리 ‘퇴계 옛길’을 만난다.

퇴계 이황이 인생의 황혼녘, 화두를 두며 거닐었다는 '예던길'

하여, 퇴계 옛길이라고도 부른다.

굽이치는 강물이 빚어놓은 협곡과 단애..

'도산구곡'의 배경이 될 법한 진경을 담고 있다.



안동호

낙동강 줄기가 안동호로 흘러드는 물길..

구불구불한 물길 때문에,

혹자는 용의 형상이라고도 하는 안동호.

그 속에 사는 빙어에게 삶의 자세를 배운다.



봉정사 영선암

우화루(雨花樓)라는 현판이 걸린 길다란 누마루가

긴 세월의 무게를 담고 휘어져서 앞을 가로막고...

누마루 밑을 통과해 고개를 들 면 한 길 높이 위에 햇살

가득한 영선암 마당이 있다.



안동포 마을

안동포 마을..

옛스러운 골목 길..

겨우내, 무릎이 닳도록 실을 가르고

갈라둔 실을 한 줄로 이으며...

할머니는 그렇게 가늘게 이어져 온

삶을 반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병산서원

자연을 거스르고 다스리기 보다 순응하고,

자연에 모든 걸 맡기는 아름다움, 열린 공간의 의미

건축을 통해서도 비움을 실현했던 옛 선조들,

학문의 뜻을 건축을 통해서도 담았다...


을유년 새해 첫 여행



비움의 자리, 사랑을 담다.

-안동



둘이 하나되어 가는 길 - 강릉


우리에게는 팝 칼럼니스트, TV리포터, 시나리오 작가로 더 잘 알려진 얼굴, 이

무영. 허나 그는, 이미 자신의 이름으로 이 세상에

두 편의 영화를 남긴 어엿한 영화감독이다.



그러나 거듭되는 흥행실패와 지난 5월 꽃도 피워 보지 못한 채

무산되어 버린 영화는 그에게 크나큰 좌절과 실패를 안겨 주었다.

무산된 작품의 배경인 강릉, 이무영은 그곳에서 마음을 비우고

또 다시 영화를 위한 재도약을 꿈꾼다.

자신의 영원한 영화동지 아내 장수영과 함께 하는 강릉 여행.

산과 바다 그리고 사람이 한데 어우러진 강릉으로

이무영 부부와 함께 간다.




# 오대산 소금강과 만물상

온갖 형상의 바위가 아름다운 계곡과 산세가 뛰어나

‘작은 금강산’ 이라 불리는 소금강, 사람의 마음에 따라

만 가지의 형상을 취하는 만물상. 삼라만상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땅, 강릉에서 이무영 부부의 여행은 시작된다.




# 경포호와 선교장

조선시대 관동팔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경포호는, ‘거울처럼 맑다’

하여 경포호 라고 불려지고 있다. 그 옛날 경포호수가 12km 였을

당시 배를 타고 건너면 아흔 아홉 칸의 고택,

한국제일의 상류주택이라 일컫는 선교장이 있었다.

무경 이내번의 꿈속에 족제비가 나타나서 알려준 터가

바로 선교장의 자리.

열화당, 동별당, 서별당, 활래정, 행랑으로 이루어진 선교장은

현재와 과거를 이어주는 은은한 기품의 전통가옥이다. 이무영 부부는 이 곳에

서 우리 것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




# 방짜수저장

‘구리 한 근에 정확하게 주석 넉 냥 닷 돈을 넣어야

가장 질 좋은 쇠가 만들어 진다’ 사백 번을 두드리고,

천 번 이상 손이 가야‘참’쇠로 만들어진다는 방짜수저.

방짜수저를 6 대째 고집하고 있는 방짜수저장 김영락 할아버지.

한 길만 고집한 장인의 이마에는 그간의 인내를 말해주듯,

세월의 흔적을 머금은 주름들이 가지런하게 자리 잡고 있다.

한번도 자신의 삶에 대해 후회 한 적이 없다는

팔십 육세의 장인을 통해, 이무영 부부는 인내와 도전을 배운다.




# 주문진 사천항

양미리의 고향, 주문진 사천항.

갓 잡아 올린 양미리를 구워주는 인심 좋은 어민들.

사천항에서 만나는 삶의 희노애락,

이무영 부부는 이곳에서 좌절과 실패를 뒤로한 채

희망의 시작점을 만나게 된다.




# 옥계마을 순두부

강릉의 별미, 초당 순두부.

손수 농사지은 콩을 정성스레 맷돌에 갈아 주시는 할머니.

도심에서 맛보지 못하는 훈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마솥 순두부.

주인집 노부부의 후한 인심과 내리사랑 이야기를 통해,

이무영 부부는 자신들의 내일을 그려 본다.




# 보현사

오대산 기슭 깊숙이 자리 잡은 보현사.

창건된 지, 천 삼백 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고찰은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보현사를 창건한 낭원대사의 사리를 모신 천년고찰의 오진탑.

속세의 번뇌와 욕심이 닳고 닳아 해탈의 자유를 얻게 됐음을

짐작케 한다.




# 정동진 일출

영화의 새로운 재도약을 위해 떠나온 길.

좌절과 실패만으로 전전긍긍하며 과거에 연연해 왔던

이무영 부부의 마음속에,

보다 넓은 배움과 희망찬 도전을 가득 담아간다.


그리움이 둥지를 튼 풍경- 연천.철원


* 홍기선 감독 *

45년간 감옥에 갇힌 세계 최장기수 김선명의 삶을 다룬 영화 <선택>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간직한 김선명과 홍기선은 많이 닮았다.

농민들의 불우한 현실을 다룬 <파랑새>, 광주를 소재로 한 <오! 꿈의 나라>, 노

예선에 억류된 청년의 이야기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

그동안 홍기선 감독이 만들어 온 영화는 상업성과는 거리가 먼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였다.

그런 그가 <선택>을 찍으면서 남북 분단 현실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고...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채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이룬 사람들이 사는 연천과 철원

을 <선택>을 함께 했던 배우 김중기와 촬영감독 오종옥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 신탄리역

북위 38.15도...우리나라 '최북단역' 신탄리역.

'철마는 달리고 싶다...' 는 비원을 간직한 채....

칠이 벗겨진 입간판은 쓸쓸하기 그지없다.

그곳에서 여행의 끝이 아닌 시작을 이룬다.



- 합수머리

임진강 본류와 한탄강이 만나는 합수머리.

두 물줄기가 만나 하나를 이루듯 남북 상잔의 아픔이 남아있는

우리네 또한 그리될 수 있기를...그 마음 그대로 북녘을 바라본다.



- 멧돌 할아버지

연천군 전곡읍 한 자리에서 지난 40년간 멧돌만을 만드셨다는 안병환 할아버지

.

유일하게 현무암으로 멧돌을 만드시는 할아버지는 고향을 지척에 두고도 50여

년 동안 발 길 한 번 떼지 못한 실향민이다.

그 서러운 마음을 돌을 다듬는 정에 담고 한숨에 실어 세월을 흘려 보내셨지만

그래도 어릴 적 고향 동무 얘기엔 신이 난다.



- 임진강 낚시

남북은 가로막혔지만 물 속 고기들은 자유로이 헤엄치는 임진강.

이데올로기도 이곳에선 무엇도 아닌 것이 되는 곳.

두껍게 언 강을 가르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물을 걷어올리면,

그 안에서 자연의 순리를 차츰 깨닫게 된다.



- 한탄강 트래킹

아름다운 강이었지만, 6.25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죽어 한이 서린 강으로 불리

게 된 한탄강.

현무암 지형으로 이뤄진 수직절벽과 주상절리는 빼어난 경관을 연출한다.

4-5m 깊이의 꽁꽁 언 한탄강 위를 트래킹하며 역시 아름다운 한탄강이란 감탄

이 절로 나온다.



* 직탕폭포

기암절벽과 자연적인 ㅡ 자형으로 이뤄진 폭포로 웅장함과 기묘함이 어우러져

철원팔경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다.

* 순담계곡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로 불리는 곳.

기기묘묘한 바위와 깎아 내린 듯 한 벼랑, 연못이 전율케 만든다.

* 고석정

강 한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 그 암반 위에 세워진 정자.

빼어난 경관으로 예술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의적 임꺽정의 주 활동무대

로 더 유명한 곳이다.



- 금강산 철교

'끊어진 철교 금강산 90km'라는 문구로 비탄에 잠기게 만드는 다리.

삭은 나무판과 녹슨 난간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험을 뿜어내지만,

철교 아래도 흐르는 한탄강과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은 슬픔에 잠겼던 마음을

위로해주고 보듬어준다.



- 토쿄저수지 철새마을

세계 두 번째 규모의 두루미 월동처.

겨울철새의 낙원으로 불리는 이곳은 해마다 이동해오는 철새가 증가하고 있다.

친환경농법, 민통선 이북지역, 그리고 철새를 아끼고 보호해온 순수한 사람들

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들과 함께 철새의 군무를 만끽해본다.



호수, 그리움을 담다 - 진안



열 살 어린 나이에 떠났던 고향은

험난한 삶의 고비를 밝혀준 등불이었다.

-변호사 한승헌...





이제는 물에 잠겨버린

그리운 옛고향을 찾아 떠난 여행....



가파른 삶의 고비를 밝혀주었던 풍경

그 산아래 그리운 고향마을은 물에 잠기고...




60년 전, 마을 뒷산을 누비던 어린 초동이

먼 세월을 돌아 고향으로 소풍가는 길...



시대를 밝혀온 청년정신,

한승헌 변호사가 들려주는

그리운 진안, 나의 살던 고향이야기...




용담호

태어나 밟고 자라던 고향마을은 사라지고...

그 모든 기억과 그리움을 담은 호수는 고요하다.




호수위에서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그리움에 젖는다...






마이산

아득한 세월...

인고의 시간을 거쳐,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품 마이산...




바라보면 늘 신비한 모양으로 귀를 세운 산...

오랜 세월...

그 아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석탑

자연이 만든 산에는 사람이 만든 탑이 들어서있다.

천지의 기운과 음양의 조화를 따져 쌓았다는 탑

이것은 나라와 민족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사람의 힘으로 이뤘다는 탑의 내력이

놀랍고 신비하다.






운장산


노령의 산등이 눈아래 펼쳐지는 운장산...

복두봉 정상에서 바라본 절경.

전라도의 지붕에 서서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본다.






섬바위


영험한 기운이 어려 영재와 학자가 많이 나온다는

섬바위...

강 위에 우뚝 솟은 섬처럼...

섬위에 우뚝 솟은 소나무처럼...

지조와 절개가 묻어나오는 섬바위.




그 속에 느껴지는 어린 시절의 추억...

섬바위에 얽힌 아련한 기억들이

모두를 동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정송 마을

한갓진 마을에 들어서면 푸근한 옛 그릇들이

투박하고 넉넉한 인사를 보낸다.




고장난 시계...

구식 라디오...

옛 것의 소중함과 정겨움...

고향땅 흙과 함께 숨쉬며 생활하는 옹기장의 이야기.



와룡암

지금이라도 들려올 것 같은 훈장님의 목소리...

아이들의 글 읽는 목소리를 느끼게 해주는 와룡암.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눈에 젖어든다.



무릉리


눈 덮인 산속에...

소박하게 자리 잡은 마을...

그 속에서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낯선 땅 진안은

외지의 이방인에게 고향이 돼 주었고,

아이들에겐 웃음이 돼 주었다...



고향으로 떠나는 여행...

그리운 고향의 품으로 돌아오다.




그곳에 가고 싶다. -진안


금강으로의 동행


요리 연구가 이종임. 그가 남편 박영요와 함께 한 겨울의 금강을 찾았다.

이종임의 남편 박영요는 이대 목동병원 의사. 비뇨기과 전문의로 병원장 일까

지 겸직했었던 남편이 3년 만에 휴가를 받고 금강 여행에 나섰다. 유년시절을

금강의 물줄기와 함께한 이종임과 박영요. 이종임 부부의 서로간의 의미를 '금

강으로의 동행'에서 만나본다.



-금강-

전북 무주에서부터 발원하여 군산만으로 흘러 들어오는 금강. 금강은 '비단처

럼 아름답다' 하여 비단강이라고도 불린다. 비단강의 물줄기를 따라 이종임과

남편 박영요의 유년시절을 만나본다.



#강경과 황산초등학교

강경으로 흘러드는 금강의 줄기는 곡창지대의 젖줄이다. 그 때문에 강경은 평

양, 대구와 더불어 손꼽힌 3대 포구 중 하나. 요리사의 꿈을 지녔던 이종임, 그

가 남편 박영요와 함께 자신이 다녔던 황산초등학교의 땅을 다시금 밟으며 유

년시절을 회상한다.



#관촉사

'마치 촛불을 보는 것 같이 미륵이 빛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 관촉사. 이종임

부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불상, 석조미륵보살입상(은진미륵)의 자비로운

미소를 만난다.



#윤증선생 고택

후손들이 지켜가고 있는 조선 중기의 문신, 파평 윤증(1629~1714)의 고택. 이

종임 부부는 정성으로 장을 담그는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만나고, 오래된 고택

에서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참 맛을 느낀다.



#한산모시가옥

섬세하고 단아하여 모시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한산모시. 이종임 부부는 오십여

년 간 모시를 짜며, 딸린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해 온 노부부를 만난다. 모시재

배, 모시날기에서부터 모시매기, 모시짜기 등. 부부는 모시제작 과정을 통해 자

식들에 대한 부모의 내리사랑을 깨닫는다.



#군산항

금강이 흘러 들어오는 군산항은 남편 박영요의 고향이다. 유년시절을 군산에서

보낸 박영요는 아내인 이종임에게 자신의 추억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놓는다.



#신성리 갈대밭과 탑정호

원앙, 가창오리, 알락오리 등의 천연기념물인 겨울철새들의 낙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탑정호. 그리고 사람 키보다 더 큰 신성리 갈대밭에서 이종임 부부는 지난

날의 추억을 회상하며 여정을 마친다.


땅끝에서 길을 만나다 -해남


1985년 ‘광주의 아픔이 홀로 섬’을 노래한 <바위섬>으로 데뷔한 가수 김원중.

그 후 몇 장의 앨범을 발표했지만, 그는 대중매체를 통해서 쉽게 볼 수 없는 가

수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대중과 가장 가까이 삶의 고단한 현장에서 노래꾼으

로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의 고운 시에 가락을 붙여 민중가수로 살아가는 김원

중. 육지의 끝이자 바다의 시작인 해남에서 봄을 맞이하는 여행을 떠난다.




* 땅끝 *

북위 34도 17분 38초 한반도의 최남단 해남군 송지면 갈두산 사자봉 땅끝. 나라

육지의 끄트머리라서 땅끝. 토말 . 갈두로 불리는 땅끝 마을은 그 이름만으로도

의미를 가지는 곳이 되었다. 그 끝이자 시작점인 곳에 펼쳐진 망망대해를 바라

보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남도 일번지로의 여행을 떠나본다.




* 덕흥마을 *

몇 백 년은 됨직한 고목이 반갑게 맞아주는 현산면 덕흥리마을. 야트막한 돌담

들에 둘러싸인 집들은 그대로 풍경이 된다. 마을 곳곳에 펼쳐진 보리밭에서 보

리새순을 캐어내는 할머니들의 바쁜 손놀림이 그저 신기해 이것저것 묻는 나그

네는 인심 좋은 시골밥상까지 받고서 우리네 시골생활을 느껴본다.




* 녹우당 *

해남읍 연동리에는 지은 지 300년이 넘는 해남 윤씨의 종택인 녹우당이 있다.

사적 167호로 지정된 녹우당은 효종이 즉위 후 왕자시절 사부였던 윤선도를 위

해 수원에 지은 집으로 고산이 효종 사후 일부를 뜯어 건축한 것이다. 가을이면

사랑채 앞 은행나무에서 노란 잎이 마치 빗소리처럼 우수수 떨어진다 하여 이

름이 붙여진 녹우당. 바람에 실려오는 고산의 정신을 생각해본다.




* 내동마을 *

나그네에게 물 한 모금 기꺼이 내어주는 수줍은 해남아가씨의 노래 가사처럼

내동마을의 어머니들은 기꺼이 나그네를 맞아주신다. 매일 물때가 되면 갯벌로

나가 시린 바닷물에서 석화를 캐어내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시는 모습은 바로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이다.




* 고천암호 *

20년 전 바다로 흐르는 물줄기를 막아 만든 호수 고천암. 사람들이 떠난 허허로

운 호숫가는 정적이 감돌고...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갈대밭 가장자리에는 버려

진 거룻배들과 이제는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된 철새들로 겨울 호반의 풍경을 이

룬다. 광활한 호반에서 맞는 일출은 가슴 가득히 희망을 꿈틀거리게 만든다.




* 화원반도 *




해남의 서북쪽으로 뻗어있는 화원반도에는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을

볼 수가 있다.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설치해 놓은 그물로 고기를 잡는 것인데,

숭어가 제법 많이 잡힌다. 자연에 순응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어부의 지혜를 엿

볼 수 있다.




* 실뱀장어 *




봄이 되면 어부들에게 반가운 손님, 실뱀장어. 10cm 내외의 크기로 투명하며

두 눈은 까맣게 되어있는 실뱀장어는 강물과 바닷물을 오고가는 회유성 어종이

다. 바지선에서 자루그물을 이용해 잡는데, 부지런한 어부들에겐 또 다른 소득

원이 되어준다. 우수영 바닷가에서 잡아 올리는 실뱀장어는 또 다른 추억이 되

어준다.




* 미황사· 도솔봉 *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ㅡ 자로 펼쳐진 달마산은 숨을 앗아갈 만큼 빼어난 장관

을 뽑낸다. 달마산 정상 도솔봉에 오르면 멀리 완도와 진도, 그 섬에 딸린 조도

군도가 한 눈에 들어오는데 이곳에서 맞이하는 다도해 낙조를 바라보고 있노라

면 육지의 끝이자 바다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뇌리를 파고든다.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 자락에는 바닷가 절집 미황사가 있다. 아름

다운 동백나무숲, 장중한 부도밭, 게와 거북이를 새겨놓은 대웅보전 기둥의 주

춧돌...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고요한 풍광을 이루어 마음에 안식처가 되어준다

.


낯선 길, 그리움으로 남다 - 옥천,영동
방송일: 20050324
동영상 :

낯선길, 그리움으로 남다

-옥천, 영동


충북 영동군 용화면 여의리 148...

일본 사람들은 무슨 무슨 현

혹은 무슨 무슨 시로 시작하는데...

나는 대한민국 충북 영동군으로 시작해...

.

.

.

김리혜 말 中에서...



낯설움으로 다가오는 고향이라는 말...

20여년 만에 다시 찾은 고향은...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옥천>



청마리 마티마을



옛 것을 소중하게 지키고 사는 사람들

높이 솟아오른 솟대.

마을 사람들의 소망이 담긴 제신탑.

마을 어귀의 장승들... 그리고 느티나무...

금강이 휘돌아 나가는 마티마을에서

고향의 향수에 젖는다.



막지리 고향마을



김덕수의 아련한 추억이 담겨있는 고향마을

한 장의 사진으로 옛 추억을 회상한다.

변함없이 순박한 미소로 그를 맞이하는 고향마을 사람들...

대청호 너머로 아스라이 보이는 옛 고향마을은

때로는 좋은 기억으로 때로는 회한으로 남는다.

김덕수가 들려주는 옛 고향 이야기.



<영동>



옥계폭포



난계 박연선생으로도 유명한 옥계(난계)폭포.

그 속에서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갖게한다.

얼어버린 폭포 앞에서 옛 박연선생을 생각하며

한자락 국악을 읊조린다.



난계 국악기 박물관 & 국악기 제작촌



길위에서의 인생 50년

그 모든 것을 풀어내는 듯한 북소리...

신명들린 듯한 연주...

박연 선생을 추모하는 난계 박물관과 국악기 제작촌을 돌아본다.

우리 소리의 흥겨움에 취한다.



월유봉



달도 잠시 쉬어간다는 이름의 월유봉...

월유봉 일대의 절묘한 산수를 일러 한천팔경이라 한다.

금강의 푸른 물... 이 물줄기가 옥천에서 영동으로 흘러오듯이...

아내와 함께한 지난 세월에 대한 회상도 흘러간다.



영동 자계 예술촌



산골마을 깊숙히 자리한 자계 예술촌...

시골의 작은 폐교...

매달 마지막 토요일. 마을 주민과 함께 깊숙한 산골에선

한바탕 연극이 시작된다.



여의리 고향마을



아스라이 기억속에 남은 것은

25년전 그 가을에 찾아왔던 기억의 단편들...

가을의 코스모스가 한창이던 그 옛날의 고향

이제는 많이 변한 모습이지만...

항상 머릿속에만 있던 김리혜의 고향 마을로 찾아간다.



길 위에서의 인생 50년...

그리움을 않고 찾아간 고향...

낯선 길...

하지만 그 끝에서 손짓하는 또 하나의 고향...



사물놀이의 대가 김덕수

전통무용가 김리혜 부부가 찾아가는

그리움으로 남는 고향 ...



그곳에 가고 싶다 (3월 24일 밤 12시)

낯선 길, 그리움으로 남다 -옥천,영동



그곳에서 만난 봄 - 함평,무안


항상 최고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델계의 대모, 김동수.

세계무대에 선 최초의 한국모델에서부터 사업가, 모델출신 교수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참 잘 어울리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의 하나다.

살아오면서 사람과의 의리를 중요시 하던 그녀에게도 사람으로 인한 생채기가

생겼다.

사람에 의한 상처이기에 사람으로부터 치유 받고 싶은 김동수. 그녀가 자신의

젊은 시절을 항상 지켜봐주던 갈옷연구가 은희를 만나러 간다.

함평과 무안에서 만나는 봄, 그곳으로 김동수가 간다.



#고막천석교

고려 원종 14년에 세워진 고막천 석교.

고막천 석교에는 가난한 백성들의 시린 발을 위해 고막대사가 도술을 부려 만

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이곳에서의 따뜻한 봄, 김동수의 여행이 시작된다.


#손불폐교

가수에서 갈옷연구가로 변신한 김은희.

손불폐교는 그녀의 갈옷 작업장이다.

오랫동안 김동수와 희노애락을 함께해 온 은희. 김동수는 은희와 그간 못다한

담소를 나누고, 갈옷 만드는 과정도 알아본다. 또한 삶에 지친 김동수를 위해

은희는 자신의 노래를 선물한다.



#법천사

승달산 자락에 자리 잡은 법천사.

이 곳에서 김동수는 온 청춘을 다 바쳐 법천사 살림을 해 오신 여스님을 만난다

.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는 스님의 따뜻한 마음에 김동수는 그날 밤, 스님의 말

벗이 된다.


#탄도

70여 명이 사는 조그만 섬, 탄도.

무안의 몇 안 되는 유인도 중 하나다.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탄도에는 마음을 나

누고, 한데 어우러질 줄 아는 소박한 섬마을 사람들이 있다. 김동수는 섬마을

사람들을 통해 삶의 겸손을 배운다.



#식영정

조선시대 학자들이 남은 여생의 미래를 설계했던 식영정.

영산강이 내려다 보이는 식영정에서 김동수는 사람에 대한 상처를 다 털어 버

린다.

여행길에서 만난 봄을 지니며 여정을 마친다.


봄, 생명이 움트는 풍경 -영광,남해


*연극배우 이주실*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은 후, 12년간 암 투병을 해온 연극배우 이주실씨.

하지만 그녀는 죽음의 그늘 앞에서 더욱 치열한 삶을 살며 자신의 병마와 싸워

왔다.

끊임없는 봉사활동을 통해 삶에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연극, 영화 활동도 쉼 없

이 하며 삶의 현장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직접 배운 그녀. 그런 그녀가 병마를

딛고 일어나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기까지 자신을 잃지 않고 키워주

었던 바로 그 곳으로, 딸과 함께 소박한 여행을 떠난다...



1.전남 영광

-칠산도

봄빛을 받은 칠산바다에 7개의 섬들이 올망졸망하게 떠 있다.

칠산바다를 지나 도착한 송이도.

송이도 해안가에 고운 빛깔의 돌들이 반짝이고

송이도 주민들은 제철을 맞은 쭈꾸미를 잡으며 봄을 맞이하고 있다.



-영광 법성포구

굴비로 유명한 영광.

포구엔 봄빛 가득 받은 굴비가 낯익은 손님을 맞이하고

넘실거리는 바다를 바라보며 그녀는 옛추억에 잠시 젖는다.



-영광군 백수읍 백암리 동백마을

이곳은 영화 <마파도> 촬영지로 최근 많은 사람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한적하게 봄나물을 다듬은 아낙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향긋한 봄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



-공옥진 여사댁

1인 창무극의 명인 공옥진 선생.

선생은 이곳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춤인생을 완성하고 계신다.

삶의 열정과 그 안의 깊은 한을 선생의 춤사위를 통해 그려본다.



-성지송학중학교

영광군에 있는 사립 특성화 대안중학교.

그녀는 암투병으로 가장 힘든 시기 이곳으로 내려왔다.

이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삶의 활력을 얻고 아픔을 이겨낼 수 있었다.



2. 경남 남해

-물건숲과 다랭이 마을

영화 <고독이 몸부림칠 때>의 촬영지로 그녀가 1달간 머물렀던 곳이다.

물건방조어부림은 해풍의 피해를 막기 위해 조성한 반달 모양의 나무숲으로

2003년 태풍 매미가 왔을 때 이 마을을 지켜주었던 숲이다. 2003년 당시 영화촬

영을 했던 곳을 돌아보며 자신을 돌보아주었던 이웃주민과 짧은 만남을 갖는다

.



-남해 용문사

용소마을 위쪽 호구산 계곡에 자리잡은 용문사는 남방의 명찰(名刹)이다.

깊어 가는 산사의 밤,

여행의 끝자락에서 모녀는 아쉬움을 달래며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운다.



-남해 금산

남해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금산.

태조 이성계가 100일기도 끝에 조선왕조 개국을 이룬 곳으로 그 영험에 보답

하기 위해 산 전체를 비단으로 덮었다 해서 금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두 모녀와 함께 산을 오르며 마음에 담았던 소원을 바다에 풀어보는건 어떨까

...



동백꽃지는 그리운 바다 - 여수


동백꽃 편지.


내 고향 남쪽바다 바람모퉁이 숲에서

툭! 하고 동백꽃이 떨어집니다.


시나브로 봄은 오는데 꽃은 지고

선홍색 슬픔을 뒤척이며 세월이 흐릅니다.


그대는 지금 어느 바다의 가여운 넋이 되었습니까.

그대는 지금 어느 길섶에 앉아 여위어 갑니까 .


바라보면 길 위에는 초사흘 달빛이 흐르고

돌아선 등뒤에서 외마디 비명처럼 꽃이 집니다.

쪽빛 그리운 바다에 서러운 동백꽃이 집니다.



여수에서 이형권


향일암

전국 4대 기도처 가운데 하나인 향일암!

거북의 등 위에 그 절을 지었다는데...

해를 향한다 해서 향일암이다.

저마다의 염원과 소망을 비는 사람들...



향일암의 일출을 바라보며,

새 봄에 새로운 마음을 다잡는다.



진남관


남쪽의 적 왜구를 진압한다는 뜻의

진남관...



임진년 그 해에 여수앞바다에 들어온

왜구들은 가장 먼저 옛 진남관의 위용을 보았을 것이다.





오동도


여수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오동도...



오동도 동백꽃 아래 그리운 인연을 만난다.

동백나무 그늘아래 펼쳐놓는 옛 추억들...



활짝 피지 못하고 지는 동백꽃을 보면

이루지 못한 꿈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저리다...




흥국사


나라를 일으켜 세운다는 흥국사...



부도밭에는 승군의 넋이 아직 서리고 있다.

승려라는 신분으로 살생을 금하는 계율을

스스로 깨야만 하는 현실...

그 번뇌와 고민이 느겨지는 부도밭...



영취산자락의 고색 깊은 흥국사를 찾아본다.


홍교



흥국사로 들어가는 길...

아름다운 다리하나가 우리는 맞는다.



속된 세상을 벗어나 청정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

거문도



올해로 백년이 되는 거문도 등대...

겨울 밤 어둠을 밝히던 불빛은 섬 사람들도

따뜻하게 어루만졌을 것이다...



거문도 산자락을 따라 보이는

아름다운 바다와 동백꽃...



그 속에서 섬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선소





거북선이 만들어 졌다고 전해지는 선소...

그 선소를 지키는 지키는 돌장승 벅수...



선소 앞 벅수는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는

표지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자유의 여정 섬진강 따라 - 하동,광양


한국 모던 포크 음악의 창시자, 한대수




한대수. 우리 가요계의 첫 싱어 송 라이터며 동시에 히피족이었던 사람. '행복

의 나라', '물 좀 주소'를 발표하면서 통기타 기수로 활동했지만, 당시 서슬 퍼

런 유신체제로부터 눈 밖에 난 가수. 결국 자신의 음악이 금지곡으로 묶였고,

그로 인해 고국을 떠나야 했던 한대수.

그가 30여년 만에 고국을 찾아와 섬진강 550리 물길을 따라 긴 여행을 시작했

다. 섬진강은 그가 타국생활을 할 때부터 꼭 한번 찾고 싶었던 곳.

이번 여행은 한대수, 생의 첫 고국 여행이며 새 음반 작업을 위한 충전의 시간.

생애 58년을 바람처럼 자유롭게 산 한대수의 섬진강 여행을 ‘그곳에 가고 싶다’

에서 만나본다.




#섬진강

전북 진안에서 발원하여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섬진강.

고려 말 왜구들의 침입에 수 만 마리 두꺼비의 출현으로 무사할 수 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 섬진강. 바람처럼 자유로운 한대수의 섬진강 여정이 시작된다.




#매화마을

7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매화 마을.

매화마을에는 약 10만 그루의 매화나무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한대수는 매실의 명인 홍쌍리 여사와 흐드러진 매화꽃밭에서 봄날의 소풍기분

을 만끽한다.




#쌍계사

벚꽃이 만발한 화개 길과 세월을 같이 한 쌍계사.

쌍계사는 신라 성덕왕 21년에 창건된 사찰이다.

1200여 년 전의 고대영혼 마애불과의 만남, 진감선사 대공탑비 등, 한대수는 자

신이 먼 이국 땅에서 그리워했던 고국의 풍경들을 마음 속 깊이 새기게 된다.




#운조루

‘구름 위를 나는 새가 사는 빼어난 집’이라고 불리는 운조루.

운조루는 ‘천상의 옥녀가 지리산 형제봉에서 금가락지를 떨어뜨렸다’ 하여 풍

수지리학적으로 ‘금환낙지’의 명당이라 일컫는다. 한대수는 99칸의 대저택 운

조루에서 후손들을 만나 보고 우리 옛것을 배워 나간다.




#새미골 가마터

400여 년 전부터 무명의 조선도공들이 그릇을 굽던 백련리 사기마을.

질 좋은 백토가 많다는 새미골, 30여 년 간 막사발을 빚어 온 도공 장금정.

한대수는 도공을 만나 우리나라의 전통 막사발을 만들어 보고, 서민들의 삶이

담긴 막사발에 대해서 담소도 나누게 된다.


봄빛, 역사를 깨우다 - 김해


* 광대 임진택

우리 마당 마당극 연출의 효시이자 창작 판소리의 독보적 존재인 임진택 선생.

우리 문화와 함께 호흡해온 그가 가야의 고도 김해로 여행을 떠난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설화로만 전해져온 가야의 이야기...

그의 흥겨운 가락에 맞춰 봄빛 가득한 김해에서 다시 깨어난 가야를 만나보자.


- 무척산 천지

무척산 정상 천지에 샘솟는 가야의 설화...

이 산의 정상 바로 밑에 천지못이 있는데, 이 연못은 수로왕릉의 물줄기를 잡기

위해 설치됐다는 설화를 갖고 있다.

가야의 숨결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천지못에 잊혀진 가야의 이야기를 풀어본다

.

- 수로왕릉과 수로왕비릉

가야의 역사는 대부분 설화로만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김해에는 금관가야의 시조 김수로왕과 수로왕비 허왕옥의 무덤이 존재

한다.

승자에 의해 잊혀진 역사...

임진택은 그 역사의 현장에서 가야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고...



- 은하사

부처님의 나라 인도에서 왔다는 수로왕비 허왕옥과 그녀의 오빠 장유화상이 창

건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는 은하사. 신어산 서쪽에 인도불교가 들어온 것을 기

념하여 이 절을 짓고 서림사라 했으며, 동쪽에 동림사를 지어 가락국의 번영을

기원했다는 전설이 있다. 임진택은 인도 불교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

절에서 찬란했던 가야의 흔적을 발견한다.


- 김해시 대동면 대감마을

수로왕비 허왕옥이 시집올 때 혼수로 가져왔다는 씨앗.

그 씨앗이 지금의 장군차를 만들어 냈다는 유래가 있다.

모든 것은 설화로 남아있지만 장군차는 이 곳 김해에서 뿌리를 내리고 오랜 역

사를 지켜오고 있다.


- 대성동고분군과 대성동고분박물관

금관가야의 대표적 유적 대성동 고분군.

이 고분군에서 발굴한 유물은 대성동고분박물관에 그대로 옮겨져 가야의 문화

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특별히 이곳의 유물들은 그 옛날 우리의 문화가 일

본의 문화를 지배하고 있었음을 드러내주는 소중한 보물로 왜곡된 역사관을 바

로잡는 등대가 되고 있다.


- 김해시 생림면 생철마을

자연의 빛깔을 담은 우리 고유의 천연염색.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타고 각양각색 자연의 빛깔들이 넓은 마당에 봄빛을 담아

내려앉는다.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

소박하지만 넉넉한 마음을 가진 그들의 삶 속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느껴본다.


- 김해시 생림면 도요마을

김해의 가장 끝자락에 자리 잡은 도요마을.

넉넉한 인심이 나그네의 발을 붙잡고 배를 타고 시집왔다는 아낙의 말에서 그

옛날 이 지역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가야의 민초들

의 삶, 그 잊을 수 없는 역사와 조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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